본고에서는 한설야의 북경체험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그러한 체험들이 그의 소설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한설야가 자신의 북경체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이 소설의 의... 본고에서는 한설야의 북경체험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그러한 체험들이 그의 소설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한설야가 자신의 북경체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이 소설의 의미는 한설야 작가로서의 차원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한국근대문학에서 북경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서도 한설야의 작품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본고의 Ⅱ장에서는 북경체험의 시기와 체험 유형에 따라 1920년대의 유학체험과 1940년의 여행체험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기존의 논의에서 한설야의 북경 유학 시기는 보편적으로 1920년~1921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본고에서는 한설야가 북경에 머물던 시기를 1921년~1922년으로 규명하였다. 한설야가 처음 경험한 북경은 1921년~1922년의 북경이고, 그 당시 한설야는 신문학운동의 중심지인 북경에서 일 년의 유학 생활을 했다. 서왈보, 안창호, 신채호 등 독립운동가를 만나서 다양한 사상을 접하게 되었고, 중국에서 활동했던 이들을 통해 중국과의 연대의식도 어느 정도로 받아들였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중국 관리인 조선인집 주인을 통해 북경에서의 한인의 삶의 실상을 관찰하기도 했고, 중국인과 가깝게 지내는 기회를 얻기도 하였다. 1940년 세속의 일에 얽매여 있었던 한설야는 마음의 쉼과 자기반성을 위해 20년 전의 자신의 유학지인 북경에 다시 찾아갔다. 한설야는 당시 중국의 '전통의 중심'과 '문화의 중심'으로서의 북경을 주목하였다. 특히 황실의 비극을 통해 시대의 변천에 탄식하는 것과 입체적으로 역사 인물을 평가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한설야는 북경의 하층민의 삶을 눈여겨보기도 하였다. 특히 이 여행과 관련된 글에서 한설야는 항상 독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중국 대륙에서 힘과 지혜를 찾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양한 사상이 모인 1920의 북경, 힘과 지혜를 찾을 수 있었던 1940년의 북경은 한설야에게 있어서 항상 희망과 가능성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Ⅲ장에서는 한설야가 그의 북경체험을 형상화한 유일한 장편소설 『열풍』을 분석하였다. 본고는 이 장편소설을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보았다. 첫째는 이야기 공간으로서의 망명객 조근(趙根)의 집 즉, 만우식가와 그의 집을 무대로 활동하는 소설인물들을 소설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부분에서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던 실존인물 조근은 한설야가 북경 유학시절에 서생으로 머물었던 조선인 집 주인으로 밝혔고, 조근과 관계가 있는 이상제, 김태석 등 실존인물들과 소설인물과의 연관성, 그리고 이들이 활동하는 공간으로서의 조근의 집의 역할을 고찰했다. 소설 전반부에 나타난 민우식가는 그를 중심으로 하여 다양한 사상을 가진 이념가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며 주인공 상도가 이들의 사상을 접촉해 사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민우식이 죽고 나서 "파당 쌈의 교형리"인 민영식이 등장해 민 씨 집안의 분위기를 무겁게 하고, 주인공 상도를 모함함으로서 민 씨 집안을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소설은 민 씨 집안을 통해 북경 한인 사회의 분위기의 변화를 그려냈다. 그러나 소설에서 그려진 치열한 파당 투쟁은 1920년 초기 북경 한인 사회의 실상과 거리가 있고, 이것은 파당을 비판하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그의 상상력으로 창작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민우식가 외에 북경이라는 공간은 소설에서 어떻게 변용했는지에 대한 고찰이다. 이 부분에서 이국(異國)공간으로서의 북경은 소설에서 어떻게 그려지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전통과 현대의 결합 공간, 여가생활을 즐기는 공간, 종교적 공간으로 분류해서 북경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소설에서 수용된 북경의 여러 공간을 종합해 볼 때 세 가지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북경이라는 공간에 반영된 봉건적인 요소를 배척하면서 민간의 힘과 지혜를 높이 평가하고 시대의 힘을 긍정적으로 드러낸 것이고, 둘째는 종교를 배척하고 북경이라는 공간에 반영된 종교적인 것을 고유의 민족적 문화전통으로 해석한 것이며 셋째는 북경이라는 공간을 바라보면서 중국이라는 타자를 통해 자신의 조국인 조선을 인식한 것이다. 셋째는 주인공 상도를 중심으로 그와 관계가 있는 여성인물을 통해 그가 사상적으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살펴보았다. 송심은 동경에서부터 자신의 견문과 사상적인 진보를 편지로 상도에게 알려줌으로써 그가 신사상을 배우는 열정을 자극한다. 상도는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중국인 간호사 연추와 만나서 동지애의 관계를 유지하고, 이것은 국경을 넘는 사상적 연대의식을 강조하는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의 소설적 구현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도는 남향에게 러시아어를 배우고 교제하면서 피차 사회주의의 사상적 경향을 확인하게 되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여주인공 남향의 주도적인 역할을 드러내는 것은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한설야의 북경체험의 시공간적인 특수성과 체험 유형을 고려해 세부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그의 체험과 소설 창작의 연관성을 밝혔다. 한설야는 결국 두 번의 북경체험을 통해 그것이 문학을 창작한 작가인데, 식민지의 많은 작가들이 일본유학과 일본체험의 경험을 통해 소설을 쓴 점을 감안할 때, 한설야의 경우는 그때 한국문학이 중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창작적인 상상력의 자극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韩语论文网站,韩语论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