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인 실비아 플라스는 로버트 로웰의 계보를 따라 몰 개성화를 드러내는 기존의 모더니즘과는 거리를 두고 개인의 사적인 고통과 아픔을 작품에 반영하는 고백시인으로 분류되어 왔다.... 미국시인 실비아 플라스는 로버트 로웰의 계보를 따라 몰 개성화를 드러내는 기존의 모더니즘과는 거리를 두고 개인의 사적인 고통과 아픔을 작품에 반영하는 고백시인으로 분류되어 왔다. 따라서 그녀의 작품은 고백시라는 틀 안에서 정신분석학적 방식으로 또는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해석되어왔다. 하지만 플라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 이러한 기존의 비평방식들은 저마다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정신분석학적 비평은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화자의 목소리를 아버지의 부재나 남편인 테드 휴즈와의 이혼과 같은 실제 그녀의 삶과 연결시키면서 병든 플라스의 자아가 반영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해석방식은 플라스의 작품을 단지 작가의 사생활과 연결 지으면서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의 폭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주의적 비평방식 또한 1950년대 가부장 사회에서 플라스가 한 가정의 아내와 어머니로서 부여받은 여성적 자아와 여성시인으로서의 자아충돌에 초점을 맞추며 그녀의 저항성과 전복성에만 주목한다. 그러므로 여성주의적 비평방식은 창작행위에 대한 플라스의 갈망과 당시 냉전시대의 긴박했던 정치적, 역사적 상황에 대한 플라스의 관심을 개인의 측면으로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플라스는 일기와 편지 그리고 작품을 통해 끈임 없이 당시의 정치적, 역사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플라스는 특히 그녀가 살았던 냉전시대에 대한 불안과공포를 작품 속 전쟁의 알레고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나타내고자 노력해왔다. 습작시 「시간의 분노」(“Temper of Time”)부터 초기 시 「여윈 사람들」(“Thin People”)그리고 후기 시「상처」(“Cut”), 「여파」(“Aftermath”)에 이르기까지 플라스는 다양한 작품에서 전쟁의 이미지를 언급한다. 그녀는 당시의 사회적, 역사적 문제가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전쟁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따라서 전쟁에 대한 치열한 사유를 통해 그것을 작품 속에 재현하고자 한다. 또한 플라스는 제 2차 세계대전의 가장 참혹한 잔상인 홀로코스트를 「아빠」(“Daddy”)와 「나자로 부인」(“Lady Lazarus”)과 같은 작품 속에 재현하고자 노력하며 나치의 희생자들을 언어 속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시도한다. 플라스는 이러한 시를 통해서 자신을 20세기 야만성의 희생자로 설정하고, 희생자의 입장에서 눈으로 포착할 수 없는 거대한 폭력인 홀로코스트를 재현하고자 한다. 하지만 기존의 비평들은 플라스가 시대적으로 지리적으로 홀로코스트와 거리가 멀다는 입장에서 과연 미국의 소녀가 홀로코스트의 짐승 같은 실체를 포착할 수 있는지(Butscher 327)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이어 홀로코스트 재현 자격의 정당성문제를 언급하며 플라스의 홀로코스트 시편의 가치를 폄하해왔다. 그러나 플라스는 다양한 형태로 극화된 화자를 희생자의 입장에 위치시키고, 자신은 명확하게 포착할 수 없는 홀로 코스트라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희생자의 입장에서 재현하고자 한다. 트라우마에 갇힌 희생자들의 언어는 불안정하고 파괴적이며 때로는 모순적인 면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플라스는 자신의 시에서 전쟁과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잔혹 행위들을 보여줌으로써 사적인 고백을 넘어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요소를 시 속에 반영하고자 했던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플라스가 고백시인으로서 단순히 개인적 고통을 노래하기 보다는 오히려 작품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자전적 요소를 이용했다는 관점에서 출발할 것이며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플라스 자신이 아니라 허구적으로 재창조된 화자로 작품의 강렬함을 전달하기 위한 형태로 극화되었다는 입장에서 논지를 전개할 것이다. 플라스는 이렇게 극화된 화자를 통해서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요소를 시 속에 접합시키고자 하였으며 이런 문제들이 가장 집약적으로 표출된 전쟁과 홀로코스트 이미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찰을 통해 이를 작품 속에 재현하고자 한 것이다. ，韩语论文，韩语论文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