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통하여 번역은 두 언어 사이에서 출발 텍스트의 의미를 수용성 있는 도착텍스트로 산출하기 위한 행위이며,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에 따른 차이를 중재하기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경우는 언어적, 문화적으로 매우 근접한 관계에 있으나 동일한 언어,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번역 과정에서 개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일한 번역 과정에서 일어나는 번역자의 개입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번역 양상 및 번역전략을 살펴보고 더 나은 번역을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하였다. 이를 위하여 번역자의 개입을 번역변이로 정의하여 번역변이 유형을 나누고 텍스트의 각 층위에서 번역변이 유형이 나타나는 양상과 원인을 고찰하였다. 번역변이는 그 발생적 측면에서는 ‘의무적 변이’와 ‘선택적 변이’로 나누었고, 형태에 따라서는 ‘대체’, ‘삽입’, ‘생략’, ‘어순 교체’로 나누었다. 또한 이러한 번역변이를 텍스트 층위별로 살펴보기 위하여 베이커(Baker 2005)의 텍스트 층위를 참조로 재구성한 ‘어휘 층위’, ‘문법 층위’, ‘텍스트 층위’, ‘화용적 층위’의 구분을 사용하였다.
분석 텍스트는 일한 출판 번역물 중 문학 텍스트 10권과 비문학 텍스트 10권이며. 이에 대하여 출발 텍스트(이하 ST로 칭함), 도착 텍스트(이하 TT번으로 칭함), 도착 텍스트와의 비교를 위하여 형태에 충실하게 번역한 직역본(이하 TT직)을 코퍼스로 구축하여 내용적 분석과 계량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내용적 분석에 있어서는 ST와 TT직, TT번의 비교를 통해 번역변이가 일어나는 부분과 양상, 원인에 대하여 구체적인 고찰을 실시하였다. 또한 번역변이가 번역전략으로서 가지는 효과를 번역 보편소의 개념을 참조로 하여 재정의한 ‘명시화’, ‘일반화’, ‘간결화’로 나누어 살펴보고, 이러한 번역변이와 텍스트의 수량적 요소와의 관계에 대하여 계량적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에 대하여 먼저 내용적 분석의 결과를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 번역변이 유형을 텍스트 층위에 따라 분석한 결과, ‘대체’유형은 텍스트의 모든 층위에 고른 분포를 보였다.
2) ‘삽입’, ‘생략’ ‘어순 교체’ 유형의 변이는 번역변이가 일어나는 층위가 텍스트의 하위 층위인 경우라도 그 영향이 텍스트의 상위 층위까지 미치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어순 교체’가 일어난 경우, 해당 변이가 일어난 층위는 문법 층위이지만, 어순은 주제 구조와 정보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효과는 텍스트 층위에서 일어나는 경향을 통해 알 수 있다.
3) 번역전략으로서의 번역변이는 의도한 효과 이외에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음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명시화’가 지나치면 번역문이 장황해져 가독성을 저해할 수도 있으며, ‘일반화’에 치중하다 보면 유표적인 표현이나 구조를 사용한 저자의 의도가 상실되는 사례의 확인을 통해 알 수 있다.
다음은 번역변이 유형의 각 요소와 텍스트의 양적 요소와의 관련성에 대한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정리한 결과이다.
1) 문자수와 문장길이는 대체 유형 중 ‘대체’, ‘삽입’, ‘생략’과 관련이 있으며 일한 번역의 경우 ST보다 TT의 문자수가 적어지고 문장길이가 짧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2) 어절수는 일본어 ST와 한국어 TT간에 한 문장 당 1개 전후의 작은 차이를 보였다. 어절수와 관련되는 번역변이인 ‘삽입’, ‘생략’이 비교적 비슷한 비율로 일어나기 때문에 그 결과인 어절수에는 큰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TT직과 TT번의 비교를 통해 TT직에서는 ST에서 사용된 어종과 같이 한자어와 외래어가 사용되었는데 TT번에서 다른 어종으로 바뀐 사례가 확인되어 텍스트 전체의 어종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TT직보다 TT번에서 한자어와 외래어가 적게 나타났다. 이는 대체 유형의 변이에서 어종이 바뀐 결과라 볼 수 있는데 위와 같은 경향은 특히 문학 텍스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어휘의 면에서 비문학 텍스트보다 문학 텍스트가 번역자의 개입이 더 많이 이뤄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4) 문학 텍스트와 비문학 텍스트, 그리고 각 텍스트의 ST, TT직, TT번의 어휘 다양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타입 대 토큰’의 비율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문학 텍스트가 비문학 텍스트보다 어휘 다양성이 높고, ST가 TT번보다 어휘 다양성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번역 보편소 등에서 이루어진 선행연구를 통해 보고된 결과와도 일치한다. 단, ST와 TT직, TT번의 ‘타입 대 토큰’의 비율을 비교·분석한 결과, ST와 TT직 사이의 수치 차이는 ‘개입의 여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TT직과 TT번의 차이는 개입이 이뤄진 정도를 나타내는 것임을 생각할 때, 문학 텍스트는 비문학 텍스트에 비해 개입의 여지가 많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상기의 번역변이에 관한 내용적 분석, 그리고 계량적 요소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한 결과를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정리하고자 한다.
1) 번역변이 유형의 텍스트 타입별 분석을 통하여 번역 과정에서 번역변이가 필요한 경우, 번역변이가 일어나는 층위와 실제적으로 그 효과가 미치는 층위까지 고려해야 한다.
2) 번역변이를 통해 ‘명시화’, ‘일반화’, ‘간결화’의 효과를 얻고자 할 때 의도한 효과 이외에 ST에서의 저자의 의도 등이 손실될 수도 있다. 이처럼 효과와 손실이 상충되는 경우,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서까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한정된 분석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였다는 제한점을 가지고 있으나, 번역변이를 유형화하여 내용적 고찰과 더불어 계량적 분석을 통해 번역변이가 텍스트의 양적 측면에 미치는 효과를 계량화하였다는 점을 본고의 의의로 들 수 있다. 또한 번역변이 유형을 대조언어학과 텍스트언어학의 시점에서 상세히 분석하여 번역 과정에서 일어나는 개입의 양상과 원인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가 번역 과정 및 번역 교육에 참고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또한 향후 일한 번역의 양상과 계량적 연구의 기초자료로서 활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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