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이라는 새로운 사회가 등장함에 따라 그 사회에서 합의된 언어 역시 발생하였고, 이를 일상 언어와 구별하여 통신 언어라고 부른다. 해가 거듭해갈수록 통신언어의 사용이 활발...
인터넷 공간이라는 새로운 사회가 등장함에 따라 그 사회에서 합의된 언어 역시 발생하였고, 이를 일상 언어와 구별하여 통신 언어라고 부른다. 해가 거듭해갈수록 통신언어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통신언어의 사용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는 우려도 늘어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통신언어의 사용이 활발한 중학생과 대학생의 전자 게시판 언어를 수집하여 이를 음운, 단어, 문장 단위로 크게 분류하고, 다시 각각의 단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음운, 기존 단어, 문장 성분의 더하기(첨가), 빼기(탈락), 바꾸기(교체)로 분류하였다. 이를 통해 중학생과 대학생의 게시판 언어의 전반적인 사용 양상을 살펴보고, 중학생과 대학생의 게시판 언어에서 나타난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중학생과 대학생의 게시글에서 나타난 가장 큰 음운의 특징은 중학생과 대학생 모두 통신 언어를 구어로 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중 중학생이 통신언어를 구어로 인식하고 있는 정도는 대학생의 경우보다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통신언어의 구어성과 더불어 음운의 더하기와 빼기, 바꾸기 현상을 주도하는 또 다른 요인은 경제성과 개성적 표현의 욕구인데, 중학생의 경우는 경제성보다는 개성적 표현의 욕구가, 대학생의 경우는 개성적 표현의 욕구보다는 경제성이 강하게 현상을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통신언어의 단어 특성은 기존 단어를 중심으로 새말이 추가되면 ‘더하기’로, 주로 기존 합성어가 내부 탈락을 겪는 경우를 ‘빼기’로, 기존 단어가 새로운 단어로 바뀌는 경우를 ‘바꾸기’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단어의 더하기나 빼기는 중학생의 경우가 월등하게 높게 나타난 반면 단어 바꾸기의 경우는 대학생이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중학생 게시글에서 단어 더하기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특히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가진 단어가 중학생의 게시글에서만 나타난 것은 경제성을 포기하면서도 개성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중학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 이러한 단어들 중 감정의 표현이 집약된 의성, 의태어와 감정을 나타내는 감탄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고자하는 중학생들의 적극적인 표현 욕구를 보여준다.
통신언어의 문장 특징은 문장 성분을 기준으로 완결된 문장 끝에 괄호( )를 덧붙여 문장 성분이나 새로운 문장이 추가되는 것을 ‘더하기’로, 문장 성분 중 서술어의 전체 또는 일부가 생략되어 문장이 미완결된 형식을 보이는 것은 ‘빼기’로, 문장성분의 순서가 바뀌거나 외국어 문장 형식을 보이는 것은 ‘바꾸기’로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문장 더하기에서 중학생의 게시글에서는 자기 대화 형식에 가까운 형태가 삽입되어 대학생의 게시글과 구별되었다. 자기 대화 형식은 글쓴이가 자신이 스스로 회의적인 독자로 글 속으로 들어가 미리 회의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추가적인 다수의 부정적인 반응을 피하고자 한 것이며, 이러한 현상이 중학생의 글쓰기에만 나타난 것은 또래와의 관계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중학생의 특징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문장의 특징에서 나타난 더하기와 빼기는 공통적으로 경제성에 근본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중학생의 경우는 이와 더불어 또래와의 관계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중학생의 문화와 새로운 표현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함께 나타났다.
지금까지 살펴본 중학생과 대학생의 전자게시판 글쓰기에서 나타난 차이점을 근본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전자 게시판 글쓰기 상황에서 필자가 두는 아래와 같은 가치의 선호차임을 알 수 있었다.
중학생
필자(표현 욕구> 경제성)> 청자
대학생
청자>필자(경제성>표현 욕구)
〔표13〕 중학생과 대학생의 게시글에서 나타난 필자의 우선순위
이와 같이 중학생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순위를 바탕으로 중학생들은 통신 언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또, 일상화된 양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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