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 표현은 화자가 의도적으로 판단을 유보하거나 발화의 수행성을 약화시키며 상황에 대처하고자 하는 언어적 장치이다. 본 연구는 한국어 헤지 표현 ‘-기는 하-’ 복합 구성이 구어 담... 헤지 표현은 화자가 의도적으로 판단을 유보하거나 발화의 수행성을 약화시키며 상황에 대처하고자 하는 언어적 장치이다. 본 연구는 한국어 헤지 표현 ‘-기는 하-’ 복합 구성이 구어 담화에서 가지는 담화적 기능을 밝히고, 유사 문형인 ‘V기는 V’ 구성과 변별되는 성격을 분석하여 한국어교육에서 헤지 표현과 관련한 교육 내용을 풍부하게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는 한국어교육에서 ‘-기는 하-’ 구성이 제시되고 있는 형태와 기능이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으며, 헤지 표현으로서 ‘-기는 하-’의 용법이 상황 맥락에 따라 종합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연구 목표를 중점적으로 논의하였다. 첫째, 헤지 표현을 정의하고, ‘-기는 하-’ 구성이 헤지 표현으로서 가지는 특성을 밝힌다. 둘째, ‘-기는 하-’ 구성과 ‘V기는 V’ 구성의 담화적 기능을 밝힌다. 셋째, ‘-기는 하-’ 구성과 ‘V기는 V’ 구성의 선택에 관여하는 상황 맥락 요인을 서술한다. 이러한 논의의 진행을 위해 구어 및 준구어 자료로 이루어진 950만 어절의 말뭉치를 구축한 후 용례를 추출하여 예문 중심의 질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또한 상황 맥락 요인에 따라 ‘-기는 하-’ 구성과 ‘V기는 V’ 구성의 분포 양상을 분석하여 양적 분석을 병행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째, ‘-기는 하-’ 구성은 복합 구성으로서 ‘-을 것 같-’과 ‘-을 수 있-’의 구문과 동등한 문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세 형태는 각각 ‘한정, 추측, 가능’의 인식 양태적인 의미를 가지는데, 각 형태의 모호성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어 헤지 표현으로 사용되는 맥락 환경에도 차이가 있었다. 특히 ‘-기는 하-’ 구성은 ‘종결표현, 연결표현’ 등에서 헤지의 전략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데 특이점이 있다. 또한 헤지 전략은 화행 층위뿐만 아니라 ‘토론, 토의, 강의담화’ 등의 구어 유형에 따라 모호성의 태도가 해석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헤지 표현을 ‘화자가 의도적으로 판단을 유보하거나 발화의 수행성을 약화시키며 상황에 대처하고자 하는 언어적 장치’로 정의하였다. 둘째, ‘-기는 하-’ 구성은 주로 헤지 표현으로서 사용되며, ‘V기는 V’ 구성은 주로 강화표현으로 사용된다. 강화 표현으로는 ‘주제 강조, 확인 강조, 판단 강조’의 담화적 기능이 도출되었으며 대개 ‘반박하기, 비난하기, 강조하기’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헤지 표현으로는 ‘유보 전략, 공손 전략, 암시적 전략’이 도출되어 화자가 의도적으로 발화의 수행성을 낮추고 내용을 모호하게 하는 헤지 표현을 사용함에는 공손함을 표현하는 것 이외의 다른 동기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밖에도 ‘-기는 하-’ 구성과 ‘V기는 V’ 구성은 담화표지로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그렇긴 한데’의 경우 형식적 동의의 기능을 가지며 주로 거절, 반대 화행의 응답표지로서 청자의 체면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사용되었다. 한편 ‘V기는 V-는데’와 ‘V기는 V-거든’은 전경과 후경의 경계를 표시하는 초점화의 기능으로 사용되었으며 주로 독백담화나 강의담화에서 발견되었다. 셋째, ‘-기는 하-’ 구성과 ‘V기는 V’ 구성은 상황 맥락 요인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되었다. 통계 분석 결과 두 구성의 사용에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오는 맥락 요인은 ‘담화적 기능, 친소 관계, 상하 관계, 사회집단, 발화 장면의 격식성, 구어 장르’인 것으로 판별되었다. 구체적으로 ‘-기는 하-’ 구성은 ‘V기는 V’ 구성에 비해 거리가 먼 사이에서 더 빈번하게 사용되었으며, 청자 상위의 상황에도 포괄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또한 격식적인 상황에서도 ‘-기는 하-’ 구성이 더 선호되었으며 사회 문화적 요인인 장르에서도 업무 대화나 협력 대화, 논쟁 대화 등에서 ‘-기는 하-’ 구성이 ‘V기는 V’ 구성보다 더 높은 분포를 보였다. ‘-기는 하-’ 구성은 화자성별 요인보다 다른 맥락 요인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 화자가 헤지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기존의 연구와 상반된 결과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는 ‘-기는 하-’ 구성과 관련하여 한국어교육에서 헤지 표현의 기술적인 기반을 넓히고, 상황 맥락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밝혀 문형의 제시 방안을 제안하였다는 것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특히 질적 분석과 양적 분석을 병행하여 헤지 표현의 쓰임을 관찰하고 유사 문형과의 변별점을 제시함으로써 한국어교육에서 제시되어야 하는 형태와 기능을 종합적으로 서술하였다. 이는 고맥락의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의사소통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교육적 효용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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