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국어와 영어의 재귀사 해석에 있어 통사적 제약과 화용론적 조건의 차이를 기본으로 삼아, 한국인 EFL 학습자들의 영어 재귀사 습득양상을 알아보았다. Huang(1994)은 통사영역과 ...
본 논문은 한국어와 영어의 재귀사 해석에 있어 통사적 제약과 화용론적 조건의 차이를 기본으로 삼아, 한국인 EFL 학습자들의 영어 재귀사 습득양상을 알아보았다. Huang(1994)은 통사영역과 화용영역의 사용에 대해, 영어는 재귀사 해석에 있어 통사적 제약조건을 엄격히 준수하는 통사적 언어인 반면, 한국어는 재귀사 해석을 위해 문맥과 같은 화용론적 요소에 더 많이 의존하는 언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차이를 바탕으로, 본 논문에서는 화용론적으로 선호도가 주어진 문장에서 한국인 EFL 학습자들이 재귀사의 결속영역 제약조건과 성분통어 제약 조건관점에서 영어 재귀사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연구했다. 특히, 문맥에 편향을 줄 경우, 제2언어 학습자들의 구조적 규칙에 기반을 둔 결속관계 판단능력이 영어 모국어화자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사지선다형의 재귀사 해석실험을 통해, 먼저 재귀사의 결속영역과 성분통어 제약조건 관점에서 통제그룹인 한국인 모국어화자와 영어 모국어화자의 각 언어에 대한 재귀사 해석양상을 알아보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영어능숙도를 가진 한국인 EFL 학습자 (한국어 EFL 학생그룹과 한국어 EFL 영어교사그룹)의 영어 재귀사 해석규칙양상을 영어 모국어화자 통제그룹의 해석양상과 비교했다. 과연 한국인 EFL 화자들은 한국어 재귀사의 해석규칙을 버리고 영어 재귀사의 해석규칙을 습득하는지, 습득했다면 영어 재귀사 해석규칙은 화용론적 문맥 하에서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되는지, 그리고 두 한국어 EFL 학습자 간에 제2언어 사용의 안정적인 사용, 즉 습득의 차이는 없는지를 알아보았다.
실험 결과를 통해 밝혀진 것은, 한국인 EFL 학습자들이 영어 재귀사의 중립문장에서 영어 모국어화자와 매우 유사한 해석양상을 보이며 목표어 문법을 습득했다 하더라고, 특정명사가 영어 재귀사의 선행사가 되도록 화용론적으로 문맥을 편향시킨 경우, 한국인 EFL 학습자들은 영어 재귀사의 결속관계 판단에서 영어 모국어화자와 다른 해석양상을 보였다. 특히, 영어 모국어화자들은 결속영역관점에서는 화용론적 요소의 영향을 약간 받았지만 성분통어 관점에서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한 반면, 한국어 EFL 학습자들은 결속영역과 성분통어 둘 다에서 화용론적 요소에 의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것은 화용론적 문맥 정보에 의존하는 한국어 재귀사 해석전략이 목표어에 전이된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화용론적 정보에 의존하는 해석전략은 Huang의 “I-principle”과 관련이 있는데, I-원리를 통해서, 화자는 재귀사의 선행사를 찾기 위해 가장 관습적인 세상의 지식에 기반을 두고 재귀사와 선행사의 관계를 위해 가장 유용한 정보를 찾으며, 그를 통해 가장 전형적인 해석을 제공할 선행사를 찾는다(Huang 1994). 이러한 해석 전략은 Pollard and Xue(1998, 2001)의 재귀사 해석에 있어서 화용론적 정보의 중요성과도 일맥상통한다. Pollard and Xue (1998: 294)에 따르면, 적절한 의미(semantic), 화용(pragmatic), 또는 담화(discourse) 조건들이 만족되면, 비록 국부적으로 성분통어하는 선행사가 있다하더라도 반드시 그 명사에 결속될 필요가 없다.
이 실험 결과는 또한 두 한국어 EFL 화자 그룹의 학습에 따른 발달상의
단계적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으나, 20-30년의 영어노출이 있는 EFL 영어교사 그룹조차도 화용론적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 것은, 성인 제2언어 사용자의 목표어 문장처리 전략과 성인 모국어화자의 전략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는 Clahsen and Felser (2006)의 “얕은 구조 가설”과 관련이 있다. Clahsen and Felser에 따르면, 성인 모국어화자는 복잡한 문장을 처리하기 위해 의미정보와 화용론적 요소와 함께 통사적 규칙을 사용하는 반면, 성인 제2언어 학습자는 통사적인 규칙들 보다는 어휘, 의미 그리고 화용적인 실마리들에 더 많이 의존한다. 목표어에 대한 능숙도가 높은 한국인 EFL 영어교사 그룹이 보여준 이러한 재귀사 해석전략은, 비록 제2언어 학습자들이 목표어의 문법을 습득했다해도 복잡한 문맥을 처리하기에는 그들의 통사적인 문법정보가 너무 얕아, 다른 요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담화 상에서는 영어 모국어화자에 비해 문법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험을 통한 결과는, 언어 정보 처리에 있어 통사적 영역과 화용적 영역의 분업이 재귀사의 결속에 관련되어 있으며, 재귀사 해석을 위해 사용되는 주된 규칙과 전략이 각 언어마다 다르며, 언어를 사용하는 개인별로 그리고 학습자의 능숙도별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모국어화자와 제2언어 학습자간의 언어정보처리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교육학적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한국인 EFL 학습자들의 영어 재귀사 해석양상은, 학습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영어 재귀사를 가르칠 때, 재귀사의 뜻 위주가 아니라 영어 재귀사의 통사적 제약조건이 한국어재귀사와 어떻게 다른지를 명시적으로 가르쳐줄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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