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와 은데벨레(Ndebele)어의 음운 체계를 구체적으로 대조 분석을 함으로써 한국어와 은데벨레어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파악하는 데 있다. 먼저 자음과 모음의 특성을 대...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와 은데벨레(Ndebele)어의 음운 체계를 구체적으로 대조 분석을 함으로써 한국어와 은데벨레어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파악하는 데 있다. 먼저 자음과 모음의 특성을 대조 분석한 후에 음절 구조를 대조 분석한다. 그런 다음 양 언어에서 나타나는 음운 현상을 모음과 관련된 것과 자음과 관련된 것으로 나누어 총체적으로 대조 분석한다. 이러한 결과는 은데벨레어 화자들이 한국어 발음 학습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예측하고, 발생한 오류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 한국어와 은데벨레어를 포함한 아프리카 반투어 간에 이루어질 다양한 분야의 대조 연구의 기초가 될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의 모음 체계에서 발견되는 모음의 수가 은데벨레어에서보다 많다. 한국어에는 21개의 모음이 있는데 10개의 단모음과 11개의 이중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ㅢ’ 모음을 제외한 모든 이중모음은 단모음이 반모음보다 뒤에 오는 상향모음이다. 모음의 수가 비교적 많은 한국어와는 달리 은데벨레어에는 다섯 개의 모음만이 존재한다. 이중모음의 개념이 없어서 한국어와 비슷한 활음 소리만 존재하고 있다. 은데벨레어의 단모음 /a, i, u, e, o/는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모음과 유사하다.
둘째, 자음 체계의 경우 은데벨레어가 한국어보다 매우 복잡하다. 한국어는 반자음을 포함할 경우 21개의 자음이 있다. 반면 은데벨레어는 한국어와 달리 41개의 자음을 가지고 있고, 한국어에는 없는 유성음과 무성음의 구별이 있다. 또한 은데벨레어에는 한국어에 없는 흡착음, 5개의 파찰음, 양순마찰음, 연구개마찰음과 유음마찰음이 있다. 한국어 자음에는 15개의 장애음이 있고, 두 개의 활음을 포함하는 공명음, 즉 비음과 유음이 있다. 장애음 중 파열음과 파찰음은 폐로부터 방출되는 공기의 세기에 따라 평음, 경음, 격음으로 나뉜다. 이들 장애음은 초성에서는 모두 무성음이다. 마찰음은 평음과 경음 두 가지로만 구별한다. 은데벨레어의 장애음도 유성음을 포함하여 세 가지로 구별된다. 한국어와 유사하게 평음과 경음의 구별이 있으며 마찰음은 유성 무성으로 구별되어 있다. 평장애음은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모음 사이에서 유성음화된다. 두 언어에서 유사한 소리는 /pʰ, pʼ, tʰ, tʼ, kʰ, kʼ, ʦʰ, ʦʼ, sʼ,m, n, ŋ, l, w, j/이다.
셋째, 음절구조의 경우 한국어는 (V)C(V)로 열린음절과 닫힌음절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한편 은데벨레어는 (V)C(V) 구조로 열린음절만을 가지고 있다. 한국어와는 달리 비음 /m/는 성절자음이 될 수 있다. 한국어에서는 음절 말에 올 수 있는 자음에 제약이 있어 비음과 유음, 그리고 불파된 파열음만이 올 수 있다. 음절 말 자음 뒤에 모음이 연결되는 경우 재음절화가 일어나 음절 말 자음은 다음 음절의 초성에서 발음된다.
넷째, 두 언어에서 발견되는 음운현상을 모음에 관련된 것과 자음에 관련된 것으로 나누어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모음과 관련된 음운현상 중 축약, 이중모음화, 탈락은 방법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두 언어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한국어에서는 /o/ 모음이 /i, u/와 같이 후행하는 모음과 이중모음을 구성할 수 있는 데 반해 은데벨레어에서는 /o/ 모음은 불가능하고 /i, u/만 이중모음을 구성할 수 있다. 자음과 관련된 음운현상의 경우 한국어에는 비음화와 유음화와 같은 자음 동화가 있고, 구개음화, 경음화, 자음 약화 현상 등이 있다. 은데벨레어에는 전비음화(prenasalization)가 있는데 이는 어근의 초성 장애음과 같은 위치에서 소리 나는 비음이 첨가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초성 장애음이 치조음인 경우 자음 /n/이 첨가되고, 양순음인 경우 /m/이, 연구개음인 경우 /ŋ/이, 경구개음인 경우 /ɲ/가 첨가된다. 또한 은데벨레어는 치조음만이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한국어와는 달리 양순음의 구개음화도 일어난다.
두 언어의 대조 분석 결과로 얻게 된 위와 같은 차이점과 유사점은 은데벨레어 화자들의 한국어 발음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은데벨레어를 비롯한 반투어권 한국어 학습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본 연구는 처음으로 시도된 한국어와 은데벨레어의 대조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향후 두 언어 간의 대조적 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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