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는 결혼이민자의 증가와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등 이중언어 가정이 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국외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의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므로 두 가지 이상의 언어 ...
최근 국내에는 결혼이민자의 증가와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등 이중언어 가정이 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국외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의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므로 두 가지 이상의 언어 환경에 노출되는 아동들이 적지 않아졌다. 그 중 주를 이루는 층이 중국어권 사람들이다.
이에 이중언어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이중언어 경험이 아동의 언어발달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중언어와 아동의 언어, 인지, 학업과의 관련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아동의 작업기억 능력을 통해 아동의 언어능력을 예측하고 진단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작업기억 능력은 순간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가공하는 기억 체계를 말한다. 많은 연구들은 복잡한 인간의 인지 활동 중에 일어나는 매우 중요한 작용이라고 한다(Baddeley & Hitch, 1974). 언어 소리는 기본적으로 청각, 언어에 대한 정보를 저장, 통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음운체계는 기본 청각, 언어 산출 기제의 발전과 아동의 언어발달에 따라 비례하여 발전 한다고 볼 수 있다. 비단어 따라 말하기는 음운기억능력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언어능력에 대한 의미있는 지표로 여겨져 왔으며 빠르게 실시하고 채점할 수 있는 도구로써 장점도 갖고 있다. 단일언어 아동에게 적용 되었던 비단어 따라 말하기 연구의 관심이 이중언어 또는 다문화 아동에게 까지 확대 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두 개의 언어에 노출된 아동들은 이 언어들을 구별할 수 있고 두 언어의 음운 체계, 어휘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고 한다. (Kovacs & Mechler, 2009a) 구어 지각에 대한 연구에서는 두 언어에 노출된 유아는 두 언어 모두의 음운 대조를 듣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한다(Burns et al., 2007). 또한 아동의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력은 개개인의 언어노출과 사용량의 개인차와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었다(Windsor et al, 2010).
따라서 두 개의 언어에 노출된 아동들과 하나의 언어에만 노출된 아동들을 비교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다른 음운 체계와 어휘에 대해 동시에 습득 가능한 상황에서 노출되고 입력되어진 언어학적 특성이 단기 음운 기억능력에도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생활연령을 일치시킨 한국어 단일언어아동 집단과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아동 집단의 단어(한국어와 중국어) 유사성과 음절길이에 따른 비단어따라말하기 수행능력을 비교해보고, 한국어 어휘력(단일언어아동, 이중언어아동)과 중국어 어휘력(이중언어아동)이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력과 상관이 있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만 4~6세 사이의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아동 20명과 생활연령을 일치시킨 한국어 단일언어아동을 대상으로 단어유사성에 따라 제작된 한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과제와 중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한 후 각 집단 별 수행력을 비교 하였으며, 각 집단과 한국어 어휘력(단일언어아동, 이중언어아동)과 중국어 어휘력(이중언어아동)이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력간의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두 집단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아동, 한국어 단일언어아동)은 단어 유사성에 따라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의 정반응율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2)두 집단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아동, 한국어 단일언어아동)은 단어 유사성에 따른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음절길이에 따라 정반응율에서차이를 보이는지, (3)어휘력(한국어 수용어휘력 검사점수, 한국어 표현어휘력 검사점수, 중국어 수용어휘력 검사점수)과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반응율과의 상관을 보이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에서 단일언어아동 집단은 한국어 중국어 이중언어아동 집단 보다 정반응율이 높았지만 두 집단간의 차이는 유의 하지 않았으며, 비슷한 수준이었다. 중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에서 이중언어아동 집단이 단일언어아동 집단 보다 뛰어난 수행력을 보였다. 이는 음운구조의 영향으로 단어유사성 정도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결과이다.
둘째, 음절길이에 따라 한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반응율의 차이가 유의하였지만, 집단에 따른 한국어 비단어 따라 말하기 정반응율의 차이는 없었다. 대체로 음절길이가 길어질 수 록 수행력은 떨어졌지만, 음절길이에 따른 한국어 비단어 따라 말하기 정반응율의 차이 양상이 집단에 따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는 음절길이에 따른 과제 수행력의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났으며, 단일언어아동 집단이 이중언어아동 집단 보다 음절길이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음절길이가 길어질수록 단일언어아동 집단의 수행력 감소 폭이 이중언어아동 집단의 수행력 감소 폭 보다 컸다. 이는 음절길이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단일언어아동 집단은 한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 말하기 수행력, 중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력과 한국어 수용어휘력, 표현 어휘력과 높은 상관을 나타냈으며, 이중언어아동 집단은 한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 말하기 수행력, 중국어 유사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력과 한국어 수용어휘력, 표현 어휘력, 중국어 수용어휘력과 높은 상관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를 수행할 때 비단어가 실제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지만 음운구조의 영향으로 단어와 유사하게 느껴지는 정도를 단어유사성(wordlikeness)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단어유사성 정도 또한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 영향을 미친다. 단어유사성이 높은 비단어는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시 단어유사성이 낮은 비단어보다 더 우수한 과제 수행을 끌어낼 수 있으며, 단어와 음운구조가 유사한 비단어들을 따라말할 때 아동들이 자신의 어휘 지식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두 집단 대체로 음절길이가 증가함에 따라 저조한 수행을 나타내어, 음절길이가 증가할수록 음운 기억 수행이 저하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음절길이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음절길이와 단어 유사성에 대한 영향을 함께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청각적 경험이 없는 음절구조와 음절길이의 증가가 함께 처리용량에 영향을 끼쳐 수행력을 저하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중언어아동과 단일언어아동의 한국어 수용어휘능력, 한국어 표현어휘능력, 중국어 수용어휘능력과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과의 상관관계를 측정한 결과, 단일언어아동의 경우 한국어 수용어휘능력이 높을수록, 한국어 표현어휘능력이 높을수록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이 높게 나타났다. 이중언어아동의 경우 한국어 수용어휘능력, 한국어 표현어휘능력, 중국어 수용어휘능력이 높을수록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낱말에 대한인지와 말소리 목록과 음절구조의 정보가 기존에 아동이 소유하고 있는 수용어휘력과 관련이 있음을 가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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