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급속한 고령화 현상에 주목하여, 길어진 평균수명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노인의 자기 자신에 대한 미래상과 한국 노인들의 삶의 만족, 우울과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본 연구는 급속한 고령화 현상에 주목하여, 길어진 평균수명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노인의 자기 자신에 대한 미래상과 한국 노인들의 삶의 만족, 우울과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희망하는 자기와 두려워하는 자기로 이루어진 자기개념의 미래상인 ‘가능한 자기(possible selves)'가 한국 노인들에게서 어떠한 특성을 나타내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1:1 인터뷰를 통해 그 내용을 알아보고, 동기적 요소인 가능한 자기가 가능한 자기를 실현할 수 있다는 지각된 효능감과 결과기대로 이루어진 가능한 자기 촉진과정(possible selves facilitating process)을 거쳐 노년기의 통제할 수 없는 많은 경험들(노화, 은퇴, 가까운 지인들의 죽음 등)로 인해 그 중요성이 더해지는 통제감, 문화를 반영하며 통제를 획득하고 유지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통제양식 등을 통해 노년기의 삶의 만족과 노인우울을 설명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노인 연령구조의 두드러진 변화를 고려하여, 한국 노인들의 가능한 자기의 특성을 전기노인(65-74세)과 후기노인(75세 이상)으로 나누어 살펴보았고 노년기의 특성과 문화차이를 고려한 가능한 자기의 개념인 ’상대적 가능자기(희망하는 자기의 수 - 두려워하는 자기의 수로, 두려워하는 자기를 고려하지만 상대적으로 희망이 더 많은 경우에 삶의 만족은 높고 우울감은 낮은 것으로 설명)‘로 우리나라 노인들의 삶의 만족과 우울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를 통하여 한국 노인들의 연령별 가능한 자기의 특성과 노인상담을 위한 논의점을 살펴보고, 연구의 의의와 제한점, 후속연구를 위한 연구방향에 대한 제언을 하였다.
먼저 본 연구의 절차와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몬 연구의 연구대상자는 서울·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단축형 치매선별용 한국어판 간이정신상태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총269명(가능한자기 내용범주화: 259명)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1:1로 반구조화된 가능한자기 인터뷰와 통제감, 통제양식, 삶의 만족, 노인 우울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였다.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여 기존에 서구문화권에서 제시되었던 노인의 가능한 자기 범주를 기준으로 하여, 연구 참여자의 5%이상이 언급한 범주는 새로이 생성하고 5%미만이 언급한 범주는 제거하는 방식으로 한국 노인들의 가능한 자기를 범주화하고, 상대적 가능자기(희망하는 자기의 수 - 두려워하는 자기의 수)가 가능한 자기 촉진과정을 거쳐 통제양식, 통제감을 통해 한국 노인의 삶의 만족과 우울을 설명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한 내용범주화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첫째, 우리나라 노인들은 전기노인(65~74세)과 후기노인(75세 이상)의 연령별 구분 없이 희망하는 가능한 자기와 두려워하는 자기의 영역에서 ‘건강’과 ‘가족’을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많이 언급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차는 있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할 수밖에 없는 신체적 쇠퇴로 인한 어려움이 건강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도록 한다는 점, 의학의 발달로 ‘장수’의 꿈을 실현하는 것은 현실화되고 있으나 노인이 가지게 되는 만성적, 치명적인 질환에 대한 치료나 대처는 대중화되지 못한 상태로 인해 건강에 대한 두려움 역시 클 수밖에 없는 사회상 등을 반영한다. 또한 가족에 대한 큰 가치부여는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전쟁과 가난을 극복하며 살아온 우리나라 노인 집단의 전형적 특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측면으로는 한국 노인들의 단조롭고 빈약한 자기상을 드러내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나이와 영역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는 ‘건강’ 과 ‘가족’이라는 두 가지 주제에 대한 집중은 다양한 삶의 의미나 가치, 철학이 아닌 획일화, 단순화, 고정화된 한국 노년의 일면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둘째, 건강과 가족에 대한 편포도 존재했지만, 연령집단별로 희망하는 자기와 두려워하는 자기의 상위 5개의 범주에 일부 차이가 있었다. 전기노인은 여행과 운동, 취미활동 등의 여가생활(4위)과 경제력을 가지고 자식이나 타인에게 손 벌리지 않을 수 있는 물질(5위)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상대적으로 후기 노인은 건강하게 살다가 아프지 않고 죽는 것, 자식이나 남에게 피해 안주고 죽는 것 등, 죽음(3위)과 관련된 희망과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피해주지 않는 것에 대한 독립/의존(5위) 영역을 중시하였다.
셋째, 개인적 영역이 전기노인과 후기노인의 희망하는 자기와 두려워하는 자기의 영역에서 모두 5위 안에 언급되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개인적으로 ‘즐겁고 활기차며, 현재에 만족하고, 가능한 베풀면서, 자신감 있게’사는 미래를 희망했으며 ‘추하고 구차한 모습으로, 동정을 받으며, 외롭게’사는 미래의 자기를 두려워했다.
넷째, 가능한 자기와 관련하여 여가나 독립/의존이 많이 언급된 서구의 선행연구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연령대로 구분한 전기노인(65-74세)과 후기노인(75세 이상)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고 전기노인과 후기노인 모두의 희망하는 자기와 두려워하는 자기가 건강과 가족 순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들의 가능한 자기는 세대를 구별 짓는 명확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구조모형 분석결과, 상대적 희망자기가 가능한자기의 촉진과정을 거쳐 이를 통해 긍정통제양식을 사용하도록 하고, 이것이 통제감을 높여 삶의 만족과 우울을 설명하는 매개효과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상대적 희망자기가 삶의 만족을 높이고 우울을 낮추는 과정에서 가능한자기의 촉진과정과 긍정적인 통제양식, 통제감의 역할이 모두 필요함을 보여준다.
끝으로, 본 연구의 구조모형에서 남녀간의 경로계수가 유의하게 차이나는지를 살펴본 결과, 모든 경로에서 남녀 간의 유의하게 차이가 나는 경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남녀 사례수가 성차의 경로를 확인하기에 충분히 크지 않아서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에는 제약이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상대적 가능자기(희망하는 자기의 수 - 두려운 자기의 수)가 삶의 만족과 우울을 설명함에 있어서는 성차가 없다고 할 수 있고 성별의 차이로 유의하게 고려하는 경로는 없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가능한 자기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노인이 미래에 희망하는 자기와 두려워하는 자기의 범주를 최초로 제시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한국 노인들 중 다수가 ‘건강’과 ‘가족’이라는 두 개의 범주 축에 그들 미래의 희망과 두려움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독립과 의존의 문제, 건강한 죽음의 문제 등이 노인들의 공통된 미래 문제였다. 이러한 인터뷰의 내용은 추후 노인상담의 특성을 연구하는데 기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한국 노인의 가능한 자기와 삶의 만족, 우울과의 관계에서 탐색적 구조모형을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완전매개모형을 이루는 변인인 가능한자기의 촉진과정(효능감, 결과기대), 통제양식, 통제감의 중요성을 고려한 노인상담, 삶의 만족 증진과 우울감 감소를 위한 프로그램 등에 대한 후속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