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고 유창한 영어 사용을 위해 문법 실력은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영어를 외국어로 학습하는 상황에서 문법 지도는 가장 효율적으로 영어의 규칙을 전달하는 방법...
정확하고 유창한 영어 사용을 위해 문법 실력은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영어를 외국어로 학습하는 상황에서 문법 지도는 가장 효율적으로 영어의 규칙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필자는 중학교 현장에서 하 수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법을 지도하던 중 동일형태소 -s 가 명사의 복수형에 사용되는 경우와 3인칭 주어-동사 일치에 사용되는 경우를 학생들이 몹시 어려워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다양한 교수방법을 이용해 이 두 가지 문법항목을 가르쳐 보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밝혀내어 실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 연구를 실시하게 되었다.
연구는 광주광역시 소재 중학교 1, 2학년 113명을 대상으로 두 문법항목(명사복수형과 3인칭 주어-동사 일치)을 총 네 가지 다른 교수법을 적용하여 가르치고 두 차례에 걸쳐 사후평가를 실시한 후 그 결과를 비교ㆍ분석해 보았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교수법은 명사 복수형과 3인칭 단수 주어-동사 일치 중 어느 것을 먼저 가르치느냐 하는 순서에 따른 것으로 자연 습득 순서의 반대로(교과서에 제시된 문법항목 순서) 혹은 자연적인 형태소 습득 순서에 의거하여 가르치고 그 결과를 비교해 보았다. 세 번째는 대안적인 문법 설명 방식으로서 품사 고유의 의미적 정보를 바탕으로 서로 공통된 자질을 찾아 일치시키는 지표일치이론(index-agreement)을 적용해보았다. 끝으로 형태소 규칙에 대한 명시적인 설명 없이 학생 스스로 예시문장들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규칙을 찾아내는 암시적이고 귀납적인 방법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3인칭 단수 주어-동사 일치와 명사복수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순서는 목표항목의 학습결과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다만 교재에 제시된 순서와 자연 발달 순서, 두 가지 교수법 모두 사후평가 결과 뚜렷한 성적 향상을 보여 목표 문법 습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기존의 문법규칙 설명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지표일치이론에 입각한 설명 또한 사전평가에 비해 사후평가에서의 성적 향상에 이바지하긴 했으나 그 교수법 자체의 효과라고 보긴 어렵고 순서만 바꿔서 제시한 집단들과 비교했을 때 결과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셋째, 학생 스스로 문법규칙을 찾도록 유도하는 귀납적 학습 집단과 나머지 집단을 비교한 결과 3인칭 단수 주어-동사 일치에서는 특별한 효과가 없었으나 명사복수형에서는 두 달 뒤에 실시한 사후평가의 성적이 더 높게 나왔다. 이는 명시적인 규칙 전달보다 학습자 스스로 자발적, 주도적인 자세로 규칙을 찾아내는 학습이 명사복수형을 장기간 기억하는데 더욱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또한 자연습득가설에서 제시한 것처럼 3인칭 단수 주어-동사 일치가 명사복수형보다 더 늦게 습득되는 문법항목이고, 특히 한국어에 없는 개념이어서 더욱 어렵게 느껴질 가능성이 많음을 확인하였다.
넷째, 귀납적 교수․학습방식은 교수의 대상이 되는 문법 요소의 특성에 따라 달리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명사복수형과 같이 단순한 문법항목들에서는 귀납적 교수․학습방법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3인칭 주어-동사 일치와 같이 복합적이고 추상적인 항목을 다룰 때에는 다른 방식의 교수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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