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국어 학습자들 중 결혼이주여성들은 대표적인 영구이주목적 학습자 집단이다. 영구이주자들은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장기간 새로운 문화로 옮겨가서 정착하여 살고자 하는 목적성이...
국내 한국어 학습자들 중 결혼이주여성들은 대표적인 영구이주목적 학습자 집단이다. 영구이주자들은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장기간 새로운 문화로 옮겨가서 정착하여 살고자 하는 목적성이 강한 집단이지만 새로운 사회에 편입하여 조기에 언어능력을 키우고, 심리적, 사회 문화적, 경제적 적응을 해야 하는 상황은 이들에게 큰 부담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언어습득과 소통, 문화 적응에 대한 과제는 곧 이들의 생존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런 이유로 국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언어습득과 문화적응 문제가 함께 고려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결혼이주여성 중 대부분이 사회적 관심과 개인적인 학습욕구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상과 그 역할, 가족문화, 경제적 문제, 출산 및 양육문제 등의 여러 요소들과 맞물려 한국어를 습득하고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현실적인 문제에 바로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체계적인 과정을 밟아가며 한국어를 습득하고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와 같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상황을 1) 개인변인에 따른 학습자 집단 간 차이, 2) 문화적응과 한국어 학습의 상관관계의 문제로 살펴보았다. 이 연구조사를 위해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베트남, 중국, 필리핀 출신 95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Barry(2001)가 개발한 ‘The East Asian Acculturation Measure: EAAM'과 Sandhu, Asrabadi(1994)가 개발한 ‘Acculturative Stress Scale: ASS'를 수정하고 편집해 문화적응 문제를 측정하고, 한국어 학습과정 중 경험하는 학습자의 인지적 어려움에 대한 측정은 Ely(1995)의 ‘Second Language Tolerance of Ambiguity Scale'을 활용하였다. 그리고 초급학습자를 대상으로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한국어 학습과 문화이해를 돕기 위해 학습자 모국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비교집단을 구성해 실험연구를 하였고 현장에서 모국어 활용도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어 교사들에게 전화설문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적응문제와 한국어 학습은 서로 영향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동화’, ‘통합’, ‘분리’, ‘주변화’의 4가지 문화적응 유형 중 ‘주변화’ 영역이, 문화적응 스트레스에서는 ‘지각된 차별감’, ‘향수병’, ‘지각된 증오심’, ‘문화충격’, ‘소통 및 사회생활’의 5가지 영역에서 모두, 한국어 학습 시 인지적 양상을 측정하는 ‘모호성에 대한 관용도’와 상관관계가 있음이 나타났다. 또한 회귀분석 결과, 소통 및 사회생활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주변화 경향이 높을수록, 향수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동화의 경향이 낮을수록 한국어 학습 시 모호함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변수가 ‘모호성에 대한 관용도’를 설명하는 정도는 44.7%로 나타났으며 베타 계수로 본 독립변수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소통 및 사회생활이 0.328로 가장 크고 다음이 향수병 0.324, 주변화 0.297, 동화 -0.169 순이다.
‘소통 및 사회생활’영역은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및 소속감에 대한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문화적응에 있어 의사소통의 문제와 사회성은 중요한 요소로, 언어 습득과 문화적응 측면과 관계가 깊은데 통계 수치상으로도 그 관계가 밀접함을 확인시켜 주었다.
둘째, 초급학습자의 문화적응을 돕고 한국어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학습자의 모국어와 모국문화 활용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이주여성 초급학습자를 대상으로 ‘어휘와 문법’ 설명에 ‘학습자 모국어를 활용하고 비교문화 및 번역된 일상생활 정보 제공 집단’과 기존의 ‘한국어만 노출시킨 집단’으로 비교집단을 구성해 34시간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 후 한국어 평가시험을 보고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모호성에 대한 관용도 측정도구로 사후 검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초급1단계와 2단계 모두 전체적으로 수치상 변화를 보였다. 미세한 변화이더라도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낮아지고 한국어 학습 시 지각하는 불확실함과 모호함을 보다 더 잘 견디는 쪽으로 바뀌었다. 물론 이것은 초급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초기 입국자가 대다수인 초급 학습자의 경우 모국과 다른 낯선 문화와 언어 적응에 괴리감이 크지 않도록, 성인학습자인 이들의 인지구조에 혼란을 최소화하며 언어를 점층적으로 습득해 가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도 학습자의 모국어의 사용과 모국문화의 이용(어휘, 문법, 비교문화)은 효과가 있지만 모국어의 간섭 현상(발음, 억양, 직역 형태의 문장 표현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사와 학습자의 상호 피드백이 중요하며 중급이상 과정으로 갈수록 목표언어인 한국어 사용이 많아져야 하고 한국어로 한국어를 설명하는 수준의 수업이 점차 이뤄져야 할 것이다.
결혼이주여성의 한국문화에 대한 원활한 적응은 한국어 학습에 대해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이 계속 향상시켜가는 요인이 될 것이고, 한국어 학습 시 문화적 해석으로 이해되는 표현과 맥락들을 더 잘 흡수하게 할 것이다. 또 역으로 한국어 학습의 진전은 한국문화를 이해해 가고 사람들과 소통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갈등구조나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험연구에서 대응표본 t-검정 결과는 한국어 수업 과정 자체가 학습자의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한국어 습득 시 모호함을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한국어 수업 과정이 한국어 습득은 물론 문화적응 문제에 있어서도 중요하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국내 결혼이주여성들의 문화적응에 대한 일반 한국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은 ‘저개발국가에서 온 한국 사회에 동화되어야 할 대상인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만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시각과는 달리 한국어 수업시간에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가치 판단의 시각에서 피드백을 받으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이들이 용이하게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습자의 모국문화와 모국어의 특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학습자의 문화적응 양상을 파악하는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다.
,韩语论文范文,韩语论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