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어휘 지도는 체계적으로 이루지지 않았으며, 듣기 및 읽기 지도 활동의 부산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명시적 어휘 지도보다는 암시적 지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지난...
오랫동안 어휘 지도는 체계적으로 이루지지 않았으며, 듣기 및 읽기 지도 활동의 부산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명시적 어휘 지도보다는 암시적 지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어휘접근법을 주장하는 많은 학자들이 어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어휘 습득 및 지도․학습 자료에 관한 많은 연구를 하였다.
이러한 연구의 진행에 힘입어, 영어 교과서에서도 어휘 학습 활동을 다루고, 개정된 7차 교육과정 속에 학생들이 학습해야할 어휘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어휘들은 의미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자모순으로 나열되고 있고, 어휘 제시의 순서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어휘를 의미적으로 구분해 학습자들에게 제시하려는 어휘집이 출판되고 있지만, 전체적이며 포괄적인 어휘영역의 개념 구성을 가진 어휘집은 드물다.
어휘학습에서 학습자에게 의미적으로 연관성 있는 어휘목록의 제시가 학습자들의 어휘력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신장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는 어휘를 학습자들에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의미 기준에 의하여 분류된 어휘목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이 연구에서는 1993년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한국어 어휘 분류기준을 참고로 하여, 7차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시안에서 발표한 2,940개의 단어를 상, 중, 하위 위계의 의미적 범주에 의하여 어휘를 분류하였다. 이렇게 의미적 기준으로 분류된 어휘를 학습자들에게 제시하기 위하여, 70 개의 중위 의미 범주를 기준으로 어휘 지도 자료를 개발하였다.
먼저, 어휘 분류 단계에서는, 7차 교육과정 개정 시안에 제시된 2,940여개의 어휘를 1993년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한국어 어휘 분류 목록에 관한 연구’의 어휘 분류 기준을 토대로 하여 어휘를 분류하였다. 그 결과 모든 어휘는 7개의 상위 의미 범주(실체, 인간, 자연, 가정, 사회, 사회생활, 정신생활)속에 구분되어지며, 각 상위 의미 범주는 각각 10개의 중위 의미 범주로, 중위 의미 범주는 각각 10개의 하위 의미 범주로 구성되었다.
분류된 어휘의 의미적 분포 및 성격은 비교 분석 과정을 통해 연구되었다. 첫째, 각 범주에 분류된 개별 단어의 합은 3,750개가 넘는데, 이는 하나의 단어가 두 개 이상의 의미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둘째, 가장 빈도수가 많은 상위 의미 범주 항목은 ‘실체’(973개)이고, 가장 낮은 것은 ‘정신 생활’(225개)이다. 중위 의미 분류 항목에서는 ‘신체이동’이 209개로 가장 많았고, ‘식목의 종류’가 3개로 가장 적었다. 셋째, 81개의 하위 의미 분류 항목에 포함된 단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영어 교과서에 제시된 기본 어휘의 의미 영역 분산도가 낮다는 것을 나타낸다. 넷째, 신체이동, 감정, 위치에 관한 단어들의 수가 많았으며, 전문어 및 한국 문화를 나타내는 어휘 항목은 상당히 적었다.
어휘 지도 자료 개발 단계에서는, 어휘 분류를 통해 제시된 어휘 항목을 학습자들에게 좀더 흥미 있고 체계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어휘 교수 학습 자료를 제작하였다. 어휘 지도 자료 제작을 위하여, 시각자료(의미지도, 사진), 어휘 학습 활동(퍼즐, 빈 칸 메우기, 연결하기, 분류하기), 이야기자료 그리고 어휘력을 신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 등을 이용함으로써 학습자들의 어휘 이해력을 높이고자 하였다. 연관성 있는 어휘목록의 다양하고 방대한 자료의 제작과 제시는 다음 연구과제로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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