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세기 후반 런던에 등장했던 그로브너 갤러리(Grosvenor Gallery)에 관한 연구이다. 그로브너 갤러리는 준남작(Baronet)이었던 쿠츠 린지 경(Sir Coutts Lindsay)이 설립한 상업 갤러리로서 귀... 이 논문은 19세기 후반 런던에 등장했던 그로브너 갤러리(Grosvenor Gallery)에 관한 연구이다. 그로브너 갤러리는 준남작(Baronet)이었던 쿠츠 린지 경(Sir Coutts Lindsay)이 설립한 상업 갤러리로서 귀족의 성을 연상시키는 호화로운 외관으로 주목받았다. 본 논문은 고급화를 지향하던 19세기 여가문화에 그로브너 갤러리를 위치시킴으로써 대중적 인기를 얻기 위해 이 상업 갤러리가 추구했던 귀족화 전략을 보다 입체적으로 밝혀 보고자 하였다. 19세기 중반 이후 런던에서 미술 전시 관람이 대중화된 배경에는 인구의 팽창, 시각 문화의 발달과 다양한 전시 기관들의 설립이 있었다. 더불어 미술의 대중화를 추구하던 미술가들의 노력과 미술의 중요한 소비자가 된 대중의 열정, 문화의 평준화를 이루고자 했던 국가의 의도가 큰 몫을 차지하였다. 이와 같이 귀족들의 취미였던 미술 작품 감상이 대중적인 여가활동으로 정착했던 이 시기에는 귀족들의 삶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기반으로 귀족 문화가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었다. 고급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갤러리 방문은 런던 시민들의 중요한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런던의 상업 갤러리들은 19세기 중반부터 발달하기 시작했다. 입장 수익에 의존하여 운영되었던 대부분의 상업 갤러리들은 새로운 자극이나 최신 유행에 민감한 관람객들의 성향을 이용하여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획기적인 전시를 기획하려는 전략적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런던의 고급상점가에 등장한 그로브너 갤러리는 눈에 띠는 소비물이 되기 위해 귀족화 전략을 펼쳤다. 이 갤러리는 1870-80년대 런던에서 유일하게 귀족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상업 갤러리라는 점을 활용하여 귀족의 타운 하우스 갤러리(Town House Gallery) 전통을 계승하였다. 19세기 초반부터 런던 귀족들은 호화로운 개인 갤러리를 일반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함으로써 귀족적 자질로 여겨지던 공공심과 부유한 삶의 방식을 과시하였다. 아름다운 타운 하우스 갤러리를 개방하여 큰 인기를 끌었던 그로브너 백작(Earl of Grosvenor)의 이름을 딴 그로브너 갤러리는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출품자들과 관람자들을 배려하는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었고 귀족의 타운 하우스를 모방하여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으로 갤러리 외관을 호화롭게 구현하였다. 그로브너 갤러리의 귀족화 전략은 전시에도 내재되어 있었다. 린지 경은 갤러리의 정체성을 공표하는 개막 전시에 작품의 시장 가치가 저조했던 귀족 신분의 아마추어 미술가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유도하였고 출품작 선정을 전적으로 출품자들에게 맡김으로써 개인의 이익보다 출품자들을 배려하는 관용을 드러냈다. 더불어, 그로브너 백작의 갤러리를 모방하여 붉은색으로 치장한 전시 벽과 그 위에 여유로운 간격을 유지한 채 걸려 있는 작품 구성을 통해 전시장의 귀족적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이를 통해 그는 작품 관람을 귀족 문화적 공간 체험이라는 보다 복합적인 경험으로 승격시켰다. 이후 지속적으로 개최되었던 정기 전시에서도 같은 맥락의 귀족화 양상들이 나타났다. 동계 전시로 개최된 대규모의 대여 전시는 이 상업 갤러리가 대중 교육이라는 공적 가치를 중요시여기고 있었음을 보여 주었다. 하계 전시에서 출품자들에게 배부된 린지 경의 초청장은 당시 귀족의 타운 하우스 갤러리 방문객들이 필요로 했던 초청장을 상업 갤러리의 성격에 맞게 변용시킨 것으로 린지 경의 귀족적 특권 의식을 드러낸다. 그로브너 갤러리는 귀족 문화 체험에 몰두하던 대중의 성향을 반영하여 개인의 안위보다 대중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공심과 귀족으로서의 차별화된 삶을 드러내고자 했던 귀족의 타운 하우스 갤러리의 전통을 운영 및 기획에 반영하고 전시를 통해 구현함으로써 귀족화 전략을 펼친 상업 갤러리였다. 귀족적인 상업 갤러리로서 큰 인기를 끌었던 그로브너 갤러리는 설립된 지 14년 만에 결국 재정난으로 문을 닫게 된다. 이는 개인의 이익 창출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상업 갤러리가 귀족화 전략을 추구했을 때 귀결되는 한계점을 시사한다. 이 논문은 갤러리의 독자성을 강조하던 기존 연구를 확장하여 상업 갤러리가 관람자의 욕망과 소통하는 사회적 기관임에 초점을 맞추고 그로브너 갤러리가 귀족 문화를 체험하고자 했던 대중의 욕망과 조우했던 방식을 탐구하였다. 본 연구는 역사의 비주류였던 19세기 상업 갤러리와 상업 전시가 당대인들의 다양한 경험과 관련되어 탄생한 매우 다원적인 소산물임을 확인하였다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免费韩语论文,韩语毕业论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