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학 철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저자는 죽었고 독자가 탄생했음’을 선언하였다. 이는 문학에서 저자중심의 글쓰기 방식에 대한 회의감이며, 독자와 비평가의 읽기 자세에도 변... 기호학 철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저자는 죽었고 독자가 탄생했음’을 선언하였다. 이는 문학에서 저자중심의 글쓰기 방식에 대한 회의감이며, 독자와 비평가의 읽기 자세에도 변화가 있어야 함을 뜻한다. 건축에서도 저자 중심의 설계가 나타난다. 건축가는 때때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의지와 개념을 강하게 표명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이러한 건축은 동일성을 지향하며 자기과시, 자기중심적이며 결국에는 감흥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반면에 기표가 하나의 의미로 귀결되지 않으며, 독자의 해독하는 즐거움을 허용하는 것이 텍스트적인 건축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건축을 롤랑 바르트의 신화적 분석을 통해 봤을 때 건축가의 의지에 의해서 일방적인지 아니면 비의지적인 잠재성과 의미생성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특히 Rem Koolhaas, SANAA, Sou Fujimoto, Peter Zumthor의 작품분석을 통해 건축가의 의지로부터 자유롭고, 사용자가 진정한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그에 앞서서 먼저 롤랑 바르트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하였다. 바르트의 기호학 이론은 크게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로 나뉜다. 구조주의 시기는 소쉬르와 옐름슬레우의 영향을 받은 ‘신화론(mythologies)’의 관점으로 당시 대중문화를 언어학적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기호학 분석의 적용 가능성을 넓혔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도 일종의 기호체계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으로 활용 될 수 있다. 바르트의 탈구조주의 시기에는 바흐친의 대화주의와 크리스테바의 상호텍스트성에 영향을 받은 독자의 탄생 선언에서부터 육체적 언어인 푼크툼에 이르기까지, 텍스트를 통해 독자 스스로가 의미를 창조하는 즐거움의 가능성을 열었다. 로버트 벤츄리와 헤르만 헤르츠버거 등과 같은 건축에서도 대중 혹은 거주자와의 소통에 의해 지루하지 않고 풍부한 행위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하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 그렇다면 현대건축을 바르트의 구조주의적인 신화론을 통해 텍스트적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전제조건을 바탕으로 건축적 텍스트에서 바르트의 탈구조주의적인 성향이 나타난다면, 그러한 특성들을 추출하고 재조합하여 건축에서의 ‘거주자의 탄생’, ‘건축가 없는 건축’ 선언이 가능할 것이다. 앞선 이론적 고찰을 통해 건축에서 텍스트로써 가능성이 있는 세 가지 특성을 가설로 세웠다. 첫째, 세부요소들의 상호텍스트성이다. 텍스트는 단독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으며 다른 텍스트와의 관계에 의해서 그 의미가 생성된다. 건축물의 전체 형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세부 요소들의 배치와 관계가 의미형성에 더욱 중요하다. 헤르만 헤르츠버거의 경우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건축디테일들을 통해 사용자들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하였다. 그런데 그 세부요소들은 각기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완성된 프로그램으로 작동하게 된다. 둘째, 건축에서도 다성적인 특성을 통해 텍스트로 작동할 수 있다. 벤츄리의 경우에서처럼 서로 다른 의미의 다양한 기호들의 이질적인 상호 대립을 통해 각각의 의미를 모호하게 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의미가 생성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기호들이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육체적 텍스트로써 작동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각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다른 감각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감성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육체적 텍스트인 푼크툼을 읽는 것은 주체의 몸이 건축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된 상태에서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론적 고찰을 바탕으로 Rem Koolhaas, SANAA, Sou Fujimoto, Peter Zumthor의 작품분석을 진행하였다. 1) Rem Koolhaas의 건축에서는 복합적인 기표들이 중첩, 연속, 혼재 및 이접된 표현방법이 많이 나타났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제들이 공존하는 다성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2) SANAA의 건축에서는 하나의 공간 안에 여러 요소들을 파편화시켜 놓거나 인접한 여러 공간들의 경계를 투명하게 처리하여 다양한 행위들이 겹쳐져 보이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여러 요소를 한눈에 연결 지어 파악하게 되고 하나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 텍스트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다성적이면서도 상호텍스트적이라고 할 수 있다. 3) Sou Fujimoto의 건축은 단순하고 부분적인 기표만을 사용하여 전체공간을 이루었다. 각각의 부분들만으로는 의미를 형성하지 못하며 부분들 간의 관계를 통해 상호텍스트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또한 사용자의 감각이 적극적으로 개입될 때에 비로소 공간이 의미를 갖게 되는 육체적인 텍스트이기도 하다. 4) Peter Zumthor의 건축에서는 다층적 감각이 활성화되도록 하여 육체적 텍스트가 발현되기에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이와 같은 관점의 사례분석을 통해 Rem Koolhaas, SANAA, Sou Fujimoto, Peter Zumthor는 현대건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텍스트로서의 특성을 나타냄을 알 수 있었다. 사용자의 적극적인 의미생성으로의 참여와 재해석의 여지를 위한 텍스트의 기본 개념인 다성성, 상호텍스트성, 육체성 등의 관점으로 각각의 건축가들에게서 나타난 표현 방법들을 재분류하였다. 이를 통해 현대건축의 텍스트로서 특성을 종합적으로 도출하고자 하였다. 현대건축가들은 다원화 되어가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그들의 건축의 에크리튀르는 ‘건축가 없는 건축’으로 설명 되어 질 수 있다. 건축가의 주장이 한발 뒤로 물러서고, 사용자에 의한 건축을 구현하고자 하는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인다. 이를 위한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는데, 미완의 기표들을 사용자 스스로가 결정지어 나가도록 하는 ‘기의 없는 기표’와 감각으로 읽을 수 있는 ‘육체적 텍스트’의 상태가 그것이다. 때로는 이 두 가지 방법이 동반될 때에 텍스트적인 특성이 극대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롤랑바르트의 신화적 건축 분석은 현대건축을 텍스트로 보는데 있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건축의 텍스트적 접근은 건축가의 계획과 사용자의 현상적 해석 사이에서 상호텍스트적인 관계를 맺도록 한다. 이처럼 건축 분석과 디자인적 접근 모두에서 이 논문이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현대건축의 보다 폭 넓은 사례를 통해 텍스트적인 건축 디자인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진행하여 심층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축에서는 사용자에 의한 다양한 해석의 잠재성을 열어두어야 함을 밝히고자 하였다. ,韩语论文网站,韩语毕业论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