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메타포(Metaphor)를 통해 형이상학적인 빛의 세계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연구한 것이다. 연구 작품을 중심으로 무형적이고 비가시적인 빛의 상징적, 조형적 특징을 연구하였다. 또한 ...
본 연구는 메타포(Metaphor)를 통해 형이상학적인 빛의 세계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연구한 것이다. 연구 작품을 중심으로 무형적이고 비가시적인 빛의 상징적, 조형적 특징을 연구하였다. 또한 빛의 초월성을 감성적 사유를 통해 해석하고, 관람자와의 교감을 통해 공감하는 관계맺음에 대한 방법론으로 빛의 개념과 미의식을 조형화하였다.
연구자에게 빛은 삶 속에 주어진 은총과 같다. 연구 작품에서의 빛은 형이상학적 개념과 종교적 사유를 융합한 철학적 조형요소로 연구자는 빛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통해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와해되고 있는 21세기의 문화적 특성과는 대비되는 감성을 담고자 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각된 빛은 인식과정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발현(發現)되었다. 빛은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맺음을 위한 매개체이다. 빛의 밝음은 긍정적인 영향과 희망의 의미로 작품에서 발현된다. 또한 신과 인간 사이의 소통의 과정을 빛과 언어의 융합으로 인식한 구체적 형태의 표현은 종교적 사유를 토대로 한 상징적 의미로 발현된다. 이러한 의미를 담은 연구 작품은 관람자와의 감정 공유가 가능하도록 조형요소들을 교감 언어로 사용하였다. 교감 언어를 통한 실재하는 빛의 지각과 숭고한 체험은 인식된 빛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 메타포를 통해 표현된 빛은 ‘생명의 시작’을 의미하여 인간의 삶을 주관하는 ‘초월적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신과의 정신적 교감’과 ‘인간과 인간의 감정적 교감’을 ‘기도의 능력’으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본 논문을 통해 연구자는 빛이 만들어 내는 형이상학적 이미지의 구조를 해석할 수 있었다. 연구 작품은 빛과의 교감과정을 통해 해석된 조형 결과물이며 빛이 공간 속에서 그 자체로 실재할 수 있도록 표현한 것이다. 빛의 작용을 이용하여 관람자가 즉각적으로 느끼는 일시적 감흥을 포착하였고 긍정적 빛의 지각으로 심리적 감흥을 유도할 수 있었다. 연구 작품은 이러한 연구를 통해 영적인 빛의 체험이 가능하도록 빛을 조형화하였다.
II장에서는 빛의 메타포 표현의 이론적 논거로 중세와 현대의 기독교 문화와 빛의 미학적 개념에 대해 연구하였다. 중세시대는 기독교를 중심으로 정신적, 정치적, 문화적 틀이 형성된 사회였으며, 모든 문화적 환경은 기독교가 제공해 주는 도상의 원천과 철저히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중세 미술의 특징으로 인해 당시의 미술 작품과 현대 기독교 미술의 단순 비교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중세 미술의 미적 가치, 즉 중세의 미학을 탐구함으로써 현대 기독교적 미술의 의미와 미학적 중요성 연구의 당위성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였다.
5세기에서 15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천년의 시간 동안 미술 자체가 교회를 위해 존재하던 중세시기를 지나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종교는 쇠퇴하였고 미술에서도 중요성을 잃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930년경 기독교 미술 부흥운동인 ‘성(聖)미술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 운동은 교회 안에 현대미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주장한 것이며 이후 현대 기독교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성(聖)미술운동’에 대한 연구는 숭고와 성스러움을 표현하는 현대 미술 양식이었던 추상미술 도입의 의의와 현대 기독교 미술의 미학적 근간으로서의 의의에 대한 논거가 되었다. 현대의 기독교도 미술 작가들은 더 이상 작품을 통해 신앙을 설명하지 않는다. 연구 작품 또한 현대 21세기를 살아가는 기독교도의 미술로, 조형이 가지는 개념은 절대적 기독교 종교 미술이 아닌 작가 개인의 개념적 예술 작품이다.
III장에서는 연구자의 기독교적 성장배경이 연구 작품에 미친 영향을 선행 작가의 빛의 표현 연구를 통해 논하였다. 이를 위해 댄 플래빈과 제임스 터렐의 빛과 공간 예술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댄 플래빈은 광원과 공간을 재료로 사용하여 모든 형체를 빛 하나로 제한해 빛의 존재 자체를 표현하는 미니멀 아티스트이다. 그는 과거에 접한 강과 바다에 관한 관심과 종교적 사상의 영향을 빛을 통해 표현한 작가이다. 또한, 제임스 터렐은 빛을 유도하여 관람자의 행위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지각예술가이다. 그는 지각심리학 공부와 비행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종교적 개념을 빛을 이용한 작품을 통해 표현하였다.
선행 작가의 작품 전개 과정 연구를 통해 질료인 빛이 인간의 시·지각을 매체로 참여시켜 관람자의 즉각적 감흥의 변화를 일으키는 조형요소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연구 작품에 표현된 빛의 의미가 연구자의 신앙을 토대로 한 성장배경과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개념에서 시작된 것과 유사하다.
IV장, V장에서는 연구 작품의 조형 배경과 개념 및 내용적, 형태적 측면에 대해 논의하였다. 연구 작품 속 빛은 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 그 빛을 느끼고 경험한 기억이 주는 위로와 평안을 상징하는 연구자의 심상적 개념이었다. 이러한 공간속 빛의 실재적 의미를 비가시적 존재에 대한 초월적 경험으로 해석하여 추상적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빛의 매체로써 활용된 조형요소들을 연구하여 그 역할과 표현 구조가 가진 상징적 의미에 대해 논하였다.
먼저, 연구 작품의 조형요소는 드로잉(Drawing) 선의 언어화와 큐브(Cube) 구조의 펼친 도면을 십자가의 의미로 기호화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조형과정을 통해 연구자의 내면에 작용하는 기독교적 사유를 메타포화 할 수 있었다. 드로잉 선은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맺음의 과정을 표현한 빛의 언어이며, 빛을 이용한 공간의 조형과 공간에 투과된 빛의 상징적 의미 표현을 위해 왁스로 성형된 금속 세선(細線)에 한지를 접착(接着)하여 빛이 공간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였다. 드로잉 선이 형성한 공간은 어두운 공간을 밝히는 빛의 긍정적 의미로 명상(冥想)을 통해 심리적 정화(淨化)에 이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또 다른 조형요소는 연구자의 개인적 사유인 기독교적 관념을 토대로 상징적 기호로 사용된 큐브구조의 활용이다. 큐브 구조의 펼친 도면은 십자가의 형상이며, 접힌 구조인 큐브는 십자가 앞에 겸손히 무릎 꿇고 겸허하게 기도하는 연구자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큐브 형태를 이용한 십자가의 의미 표현과 함께 빛으로 인식된 하나님의 능력과 말씀을 캘리그라피(Calligraphy)로 작품에 활용함으로써 비가시적 존재를 상징적 실재자로 가시화 하였다.
빛의 메타포 표현을 위해 재료의 물성을 이용한 주요 매체를 선택하였다. 그것은 한지와 철의 산화로 발생한 녹(綠)이다. 산화된 철(鐵)의 녹(綠)과 성경 속 중요 이미지를 기호화하여 신비롭고 숭고한 빛의 이미지 표현으로 영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조형과정들은 현대 기독교적 미술로서의 상징적 표현을 위한 매체의 발견과정이었다. 한지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 의미는 한지의 강인함이다. 한지는 종이라서 약하다고 여기기 쉽지만 풀을 먹이는 과정을 통해 강해진다. 한지를 주요 재료로 쓴 것은 이러한 한지의 속성 때문이었다. 위로와 평안은 부드럽게 단련된 강함에서부터 온다고 여긴 것이다. 두 번째로 한지는 종교적 차원에서도 의미를 갖는 선택이었다. 한없이 약해 보이는 한지가 강한 금속선을 아우르며 빛을 담는 공간을 이루도록 하였다. 이로써 실타래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상처 나고 숨이 막히도록 힘겨운 순간에도 가까운 곳에서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사랑의 숨결을 나누어 주는 따뜻한 품을 표현한 것이다. 얇은 한지와 금속 세선(細線)의 겹침으로 형성된 공간으로 내비치고 스미는 빛은 결국 초월적 능력을 상징하고 있다. 또 다른 매체인 녹은 한지 사용과 유사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지가 비가시적인 상징적 의미의 빛의 표현 매체라면 자연의 현상과 반응하여 산화된 녹의 색채는 예측할 수 없이 자유롭게 펼쳐진 빛의 아우라를 가시적으로 표현하는 매체이다. 결국, 두 가지 매체는 빛의 종교적 함의(含意)로서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한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선택한 매체의 특성과 조형 요소의 구조 분석으로 제작한 연구 작품은 직접적인 표현보다 간접적인 방법인 은유를 통해 빛의 상징적 의미전달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단일 개체가 반복되어 응집된 궤적의 표현으로 인간과 인간 간(間)의 관계 맺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징적 의미인 십자가의 관계성 연구를 통해 현대 기독교적 미술로서의 의미를 논하였다. 빛의 메타포 표현 매체의 영역을 확장하여 현대인이 자신과의 교감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회복할 수 있는 긍정적 매개체로서 빛을 인식하도록 하는 감성 교류의 장(場)을 넓히고자 하였다. 빛의 예술 조형요소로서의 메타포 표현에 대한 다양한 작품 연구를 전개하여 빛을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연구하고자 했다. 이러한 연구과정은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휴식을 전해주는 예술 본연의 개념을 보여주는 논거로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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