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외래어 악센트에서는 평판형과 -3형이, 원칙이라 불릴 정도로 강한 규칙이다. 그러나 모든 외래어가 이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동요를 보이는 단어나 원칙에 벗어나는 단어도 많이 ...
일본의 외래어 악센트에서는 평판형과 -3형이, 원칙이라 불릴 정도로 강한 규칙이다. 그러나 모든 외래어가 이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동요를 보이는 단어나 원칙에 벗어나는 단어도 많이 있다.
본고에서는 현대 일본의 외래어 악센트가 어느 정도 이 원칙에 해당하며, 또한 원칙에서 벗어나는 단어들이 나타나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악센트 사전 중 최신판인 NHK편(1998년)『일본어 발음 악센트 사전』과 삼성당(2001년)『신명해 일본어 악센트 사전』의 3802어를 비교·분석하였다.
그 결과, 외래어 악센트 원칙에 벗어나는 대부분의 단어에서, -3박, 즉 어말에서 세어 3번째 박에 촉음, 발음, 장음, 이중모음의 후부요소, 무성화된 모음과 같은 특수박이 위치하였다. 이러한 특수박 요인으로 인하여, 악센트 핵이 한 박 앞으로 이동한 -4형, 혹은 두 박 앞으로 이동한 -5형 등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 밖의 외래어 악센트 원칙에 벗어나는 악센트 변화 요인을 음운적인 면, 원어 악센트면, 평판형으로의 변화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우선, 특수박 이외의 음운적인 요인으로 제시한 어말의「ー」, 어말의「ス」, -2박에 위치하는「ッ」가 나타날 경우에는 악센트 핵이 앞으로 이동하지만, 이러한 요인이 단독으로 악센트 핵의 위치를 결정한다고는 단정할 수 없으며, 다른 요인과 상호 관련지어 악센트형을 정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원어 악센트의 요인을 들 수 있다. 이향란(1997)에서는 영어를 원어로 하는 단어 중 75%가 원어 악센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논했다. 영어 이외의 언어를 원어로 하는 단어를 분석한 결과, 포르투갈어와 이탈리아어를 원어로 하는 단어는 거의 대부분이 -3형과 평판형을 보였고, 외래어 악센트 원칙에서 벗어나면서 원어 악센트와 일치하는 예는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어를 원어로 하는 단어는, 악센트 원칙에 벗어나는 단어 중에서 원어 악센트와 일치하는 예보다 일치하지 않는 예가 2배로 나타났다. 이로서 원어 악센트 영향은 일본에 들어온 지 오래되지 않은 영어를 원어로 하는 단어에서는 많이 나타나지만, 일찍이 일본에 들어온 포르투갈어나 이탈리아어 등에서는 악센트형이 일본식으로 많이 정착되어 원어 악센트형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악센트가 평판화로 변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평판화되는 요인으로 친밀도나 관용도가 관여한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며, 외래어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의식 문제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적인 요인과 함께 평판형을 이루기 쉬운 음운상의 조건을 파악할 수 있다.
『신명해 일본어 악센트 사전』에 평판형이 우세하다고 표기된 139개의 단어를 음운․음절상의 요인으로 새로이 고찰해 보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특수박을, 악센트 핵을 앞으로 이동하는 요인으로만 다루었지만, 실제로 평판형을 보이는 단어 중에 -3박에 특수박이 존재하면서 어말이 「ー」으로 끝나는 단어나 어말에만 장음이 나타나는 단어도 많았다. 또한 어말이「ン」으로 끝나는 단어나 어말에 ‘ing’를 갖는 단어에도 평판형이 현저했다. 마지막으로 음절구조면에서 보면, 평판화가 나타나는 단어 중 4박의 길이를 가지며 마지막 2음절이 모두 1박 음절(자립박)인 단어가 많았다.
악센트에서 음운상의 조건이나 정착도의 세기 외에 외래어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의식도 생각할 수 있다. 또한「발음의 용이화」나 빨리 말하기 등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기·기구를 사용한 실험과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향후 과제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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