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황 속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예는 그리스-로마적인 배경에서 기본적으로 ‘소유물’이자 ‘종속된 육체’로서 정의되었다. 그러나 헬레니즘 시대에 등장... 다양한 상황 속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예는 그리스-로마적인 배경에서 기본적으로 ‘소유물’이자 ‘종속된 육체’로서 정의되었다. 그러나 헬레니즘 시대에 등장한 구약성서 칠십인역은 유대 신앙이 자라난 근동의 문화가 그리스-로마 문화와 접촉하는 가운데서 ‘에베드’가 지닌 제의적이고 종교적인 의미를 그리스어의 노예 관련 어휘들에게도 부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신약 성서의 많은 저자들과 수신자들이 그러했듯, 바울은 구약성서의 전승에 젖어 있던 한 사람의 유대인인 동시에 노예주인과 노예가 지극히 당연한 일상의 한 부분으로 존재했던 1세기 지중해 세계에 살았다. 그러므로 한편으로 바울서신은 그리스-로마적인 노예관의 단편을 반영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 바울의 신학 속에는 구약성서의 전승 속에서 ‘노예’라는 말을 야웨와 인간 지도자 혹은 야웨와 이스라엘 공동체의 관계를 표현할 때 쓰였던 어법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바울의 노예 개념과 관련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노예 개념을 예수 그리스도와 연관시켜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사렛 예수는 자신의 사명을 구약성서의 야웨의 종의 빛에 비추어 이해했으며, 실제로 그것을 제자들에게 예언자적 상징행위로 나타내었다.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의 비유 속에서 자주 등장하였던 폭력에 취약한 노예의 이미지가 점진적으로 심화되어 결국 예수의 노예적인 수난과 십자가형을 통하여서 극대화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바울은 예수의 지상 사역을 노예적인 이미지를 통하여 인식하는 전통을 - 비록 쉽게 눈에 띄는 방식은 아니지만 면면하게 흐르는 전제로서 - 자신의 기독론의 한 부분으로 수용하였고, 그것을 수사적인 전략과 자기 자신의 정체성 형성과 공동체 윤리 설정에 전유하였다. 한편, 제2바울서신과 베드로전서의 가정 규례는 노예 개념에 대한 신학적인 이해가 실제 노예/주인 관계에 끼친 영향력과 그 한계점을 읽어낼 수 있는 단서들을 제공한다. ,免费韩语论文,韩语论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