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요약
족자, 두루마리, 병풍 등 표장 형태의 훼손된 지류문화재의 보존처리 방법은 구배접을 제거하고, 전통방식인 배첩(장황)을 다시 한 다음 보존처리를 하게 된다.
배접은 서화의 ...
국문요약
족자, 두루마리, 병풍 등 표장 형태의 훼손된 지류문화재의 보존처리 방법은 구배접을 제거하고, 전통방식인 배첩(장황)을 다시 한 다음 보존처리를 하게 된다.
배접은 서화의 마무리 단계인 배첩(장황)의 가장 기초가 되는 작업으로 작품의 뒤에 종이나 천을 풀로 붙여 덧대는 것을 말한다. 배접은 작품을 제작할 때 사용한 종이와 안료 등의 재료를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하며 여기에 사용하는 종이를 ‘배접지’라고 한다. 이때 사용되는 배접지 중에서도 초배지(1차 배접지)는 작품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배접지 중 하나이며, 간혹 3, 4차 배접지로 닥 섬유로 제조된 한지에 호분(탄산칼슘)이나 백토같은 무기물을 첨가하여 제조한 기능성 배접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오늘날의 현대식 초지공정에 알맞게 다양한 기능을 가진 종이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행되어 왔다. 반면 전통 초지 기술의현황은 현대 초지 기술로 대체 가능한 다양한 기능성 종이의 개발로 인해 한지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따라서 다양한 기능의 전통한지를 제조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대의 기계식 초지에 사용되는 제지용 충전제란 종이의 강도나 내구성 등을 향상시키거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첨가되는 무기물로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충전제로는 탄산칼슘과 탈크 등이 있다. 현대 초지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제지용 충전제와 같이 전통 배접지 중 기능성 배접지 제조에 첨가하는 충전제로는 호분과 백토를 고려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나라 보존처리용 배접지는 국내산 닥 섬유를 육재로 삶고 닥풀을 이용하여 흘림뜨기로 초지한 닥지를 의미한다. 그러나 지류문화재를 보존처리하는 일부 기관에서 기능성 배접지로 호분을 충전제로 혼합하여 만든 미서지(美栖紙, 호분지)와 백토를 충전제로 혼합하여 만든 우다지(宇陀紙, 백토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호분지를 생산하는 한지 공방은 많지 않으며, 백토지를 생산하는 전통 한지 공방은 단 한, 두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현재 백토지 생산 여부에 대한 정보는 없다. 이에 대부분의 호분지와 백토지는 일본에서 생산된 미서지(美栖紙)와 우다지(宇陀紙)라 불리는 종이를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기능성 배접지로 사용되는 미서지(美栖紙, 호분지)와 우다지(宇陀紙, 백토지)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여 사용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우리나라 지류문화재의 보존처리 작업에 있어 일본에서 생산된 배접지를 사용하는 모순을 범하는 것이다. 이에 전통 한지의 명맥을 이어가는 장인으로서, 또한 연구자로서 지류문화재의 보존처리에 사용되는 기능성 배접지인 호분지와 백토지 제조기법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호분지와 백토지의 존재 유무뿐 아니라 제조 방법 및 특징조차 연구된 바가 거의 없으며 다양한 기능성 배접지의 생산 이력과 함께 배접지의 특징과 물성에 대한 전반적인 물성 분석을 통해 기능성 배접지의 사용 목적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지류문화재를 보존처리하는 몇몇 기관에서 사용하는 미서지(美栖紙, 호분지), 우다지(宇陀紙, 백토지) 및 생산 이력을 알 수 없는 저가의 배접지 6 종을 분양받아 물리적·화학적·광학적 특성 분석을 통해 배접지로서의 기능을 분석하였다. 이후 문화재 수리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호분지와 백토지의 생산 이력정보 및 다양한 제조조건으로 초지한 수초지를 이용하여 wet-end 안정성을 평가하였으며, 이를 전통 초지법으로 호분지와 백토지 제조를 시도하였다. 또한 초지한 기능성 배접지와 분양받은 배접지에 전분풀을 사용하여 동일한 순지(작품지)에 배접 한 후 가속 열화를 실시하여 보존특성을 평가하였다. 무기계 충전제를 첨가하지 않은 일반 배접지와 호분, 백토 등과 같은 무기물을 첨가한 배접지의 과학적 비교 분석을 통해 기능성 배접지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또한 기능성 배접지에 대한 보존과학적 연구와 시험생산을 통해 수입 배접지에 대한 대체 전통 한지의 기능성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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