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패션은 서구적인 트렌드가 공유되는 상황 속에서 다원화된 사회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패션 테마가 공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의 패션디자이너에게는 ...
현대의 패션은 서구적인 트렌드가 공유되는 상황 속에서 다원화된 사회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패션 테마가 공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의 패션디자이너에게는 다양한 취향과 패션테마 내에서 타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와 차별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고, 시대에 적합한 결과물을 제시할 수 있는 창의적인 시각과 디자인 방법론이 요구된다. 1970년대에 가시화되어 1980년대 완성된 대량생산과 소비사회 경향은 산업적인 논리와 효율이 강조된 기획과 생산, 관리 측면이 중시된 디자인프로세스의 필요성을 대두시켰다. 따라서 대량 생산된 제품으로서 패션을 위해 상품의 기획과 생산, 관리의 논리와 효율이 강조되는 오퍼레이션 리서치(이하 OR)와 시스템 엔지니어링(이하 SE)에 기초한 패션디자인 프로세스들이 연구, 개발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에 가시화되기 시작한 탈 중심적 다원화 경향은 ‘패션이 더 이상 한 가지 트렌드’나 ’특정한 스타일‘로 정의되기 어렵게 만들었으며, 현대의 패션디자이너에게는 경쟁자와 차별되는 독창성을 창출하는 역할이 강조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경향을 두고 보았을 때, 2013년 소개된 뉴욕 파슨스의 패션디자인학과 학과장인 디펜바허가 제안한 프로세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 사이클(이하 TDC)이라 명명되는 해당 프로세스는 OR과 SE 기반의 패션디자인 프로세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의적인 디자인과정과 결과도출에 초점을 둔 방법론이다. TDC는 순환적 단계과정으로 설계되어 어떤 단계에 있더라도 새로운 발견이나 결과의 미비점이 발견될 경우, 기존의 사고를 거꾸로 뒤집거나, 이전 단계로 돌아가 작업을 개선하는 지속적인 사고 및 작업 과정을 강조함에 따라 21세기의 창의성이 중시되는 패션디자인에 있어 적합한 방법론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다양성의 시대에 적합한 패션디자인 방법론 연구에 목적을 두었다. 창의성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재의 경향을 두고 보았을 때, 현재 유럽의 하이패션계에서 주목받는 신인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방법론을 연구대상으로 설정하였다. 해당 디자이너들은 상대적으로 독특한 관점과 표현을 위한 시도를 주저하지 않고, 창의적 결과 도출을 위한 독자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이를 실행하여 차별적인 디자인 결과물을 창출함에 따라 거대패션기업의 후원을 받거나 유서 깊은 패션하우스의 책임자로 발탁되어 현재 패션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은 찰나의 발상에 의한 해결이 아닌, 독창적인 시각과 이를 작업에 반영하여 결과물의 차별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발현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창의성 중심의 패션디자인 프로세스인 TDC를 통해 현재 가장 주목받는 젊은 디자이너 그룹에 속하는 디자이너들의 사고와 작업 과정을 분석하여, 이들의 복잡 다원화된 패션디자인 문제에 있어 새로움을 ‘이끄는 창의성’ 관점의 패션디자인 방법론을 제시하고자하였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연구대상인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사고와 디자인방법론을 분석하기 위해 먼저 창의성의 구성요인 및 이를 증진하기 위한 사고기법에 관한 이론적 고찰을 수행하였다. 창의성에 관한 고찰 결과, 창의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개발이 가능하며, 기존의 것을 조합하여 새롭게 받아들여지게 할 수 있는 ‘민감성’, ‘유연성’, ‘유창성’, ‘독창성’, ‘정교성’ 등의 소양으로 구성된다. 또한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한 사고기법은 디자인프로세스와 같이 단계적인 사고과정으로 구성되며, 사물을 ‘문제 해결을 위한 경계와 한계가 없는 자유로운 상상을 하는 발산적 사고 작용과 ‘문제에 관한 정보 혹은 평가를 모아 정리, 분석하여 아이디어를 좁혀나가는 수렴적 사고 작용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OR과 SE를 도입한 디자인 방법론과 이에 기초한 패션디자인 프로세스 및 TDC에 관한 이론적 고찰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OR과 SE에 기반한 디자인 방법론은 조직과 생산 관리 및 시장과 소비자 조사 분석에 관한 단계구조로 설계되어 ‘수용적’ 창의성이 강조되는 프로세스로, 디자이너의 창의성이 희석될 수 있는 점이 발견되었다. 반면 디자이너의 창의성에 초점을 둔 방법론인 TDC는 디자이너의 독창적 결과도출을 위한 끊임없는 아이디어 발상과 영감의 원천의 탐색, 아이디어의 개념화, 디자인 개선을 위한 순환적인 프로세스 수행을 통해 ‘이끄는 창의성’이 강조될 수 있음이 발견되었다. 또한 TDC는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한 개념적 과정으로 구성됨에 따라, 일정량의 정보가 확보된다면 특정 디자이너의 사고 및 작업을 추적하여 분석할 수 있는 지표로서의 활용성이 발견되었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창의적 패션디자인 프로세스인 TDC의 발상과 콘셉트, 디자인의 각 세부단계과정을 지표로 최근 하이패션에서 주목받는 젊은 디자이너 집단에 속하는 조나단 윌리엄 앤더슨과 뎀나 바잘리아,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를 분석하였다.
먼저 조나단 윌리엄 앤더슨의 디자인 과정을 분석 결과, 사고과정에서 수렴. 분해, 결합적인 경향을 보였고, 작업과정에서는 절충, 외부적 소통, 즉시, 반복적 경향을 보였으며, 표현에 있어서는 절충, 직접, 결합적인 경향을 보였다. 창의성의 구성요인 관점에서 앤더슨의 작업을 보았을 때, 패션에 반영하고자 하는 사회문화적 경향을 패션역사와 대중문화에서 탐색하여 기존과 다른 해결안을 추출하는 경향에서 ‘유창성’이, 성별경계 및 기존의 자신의 접근법을 무시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하는 경향에서 ‘유연성’이, 무성적 앤드로지너스 이미지를 비타협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에서 ‘독창성’이, 지속적으로 사회문화적 경향 및 SNS세대 소비자를 관찰하고 피드백을 수용하는 경향에서 ‘민감성’이, 컬렉션의 문맥을 유지하며 과거와 차별적인 것을 도출하려는 경향에서 ‘정교성’이 발견되었다. 창의적 사고기법을 대입하여 앤더슨의 작업을 분석한 결과, 사고에 있어서는 결점, 희망점열거법, 시네틱스, KJ법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고, 작업에서는 매트릭스와 체크리스트, 스캠퍼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뎀나 바잘리아의 분석 결과, 바잘리아는 사고과정에서 발산, 분해, 결합, 유추적 경향을 보였고, 작업과정에서는 분해, 결합, 절충, 즉흥, 즉시, 내부적 소통 경향을 보였으며, 표현에 있어서는 분해, 결합, 절충, 직접적 경향을 보였다. 창의성의 구성요인 관점에서 바잘리아의 작업을 보았을 때, 대중의 패션과 하위문화 요소를 해체하고 다양한 재구성방법을 모색하는 경향에서 ‘유창성’이, 자신이 추구하는 패션과 대중이 바라는 패션의 절충점을 모색하는 경향에서 ‘유연성’이, 해체의 방법론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과장되고 왜곡된 실루엣과 구조의 표현 경향에서 ‘독창성’이, 젊은 층의 패션 트렌드와 하위문화를 탐색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디자인에 반영하고, 다양한 문화권 출신의 동료들과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며 절충점을 찾는 경향 등에서 ‘민감성’과 ‘정교성’이 발견되었다. 창의적 사고기법을 대입하여 바잘리아의 작업을 분석한 결과, 사고에 있어서는 시네틱스, NM법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고, 작업에서는 형태분석법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의 분석 결과, 사고과정에서는 발산, 수렴, 결합적 경향을 보였고, 작업과정에서 모방, 결합, 내부적 소통 경향을 보였으며, 표현에 있어서는 교차, 결합적 경향을 보였다. 창의성 구성요인의 관점에서 보너의 작업을 보았을 때,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는 흑인과 남성복 표현을 위한 해법을 아프리카와 패션역사에서 탐색하여 추출하는 경향에서 ‘유창성’이, 교차 문화적 정체성의 표현을 위해 수공예기법을 결합하고 패션역사에서 자신의 방향성에 적합한 접근 방식을 추출하는 경향에서 ‘유연성’이, 상징적인 장식기법과 비공격적 실루엣이 결합된 남성 패션을 표현하는 경향에서 ‘독창성’이, 교차 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모델과 소통하여 디자인을 정교화하고 컬렉션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서사적 무대를 제시하는 경향에서 ‘정교성’이 발견되었다. 창의적 사고기법을 대입하여 보너의 작업을 분석한 결과, 사고에 있어서는 특성열거법과 체크리스트, 스캠퍼와 유사한 특징을 보였고, 작업에서는 특성열거법과 KJ법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해당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관점이나 특수한 정체성을 브랜드와 디자인 콘셉트에 반영하여 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특한 관점으로 패션에 접근하였고, 이것이 그들의 디자인에 있어 차별성과 독창성으로 가시화되었다. 이는 창의성의 개발을 위한 단계적 혹은 과정적 방법론의 유효성과 함께 차별적 결과물의 도출을 위해 기존과 다른 사고가 요구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앤더슨은 ‘일상적이고 상업적인 틀’과 급변하는 현대 사회문화적 경향에 착안하여 ‘성별혼란’을 결합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패션역사에 나타난 성별의 모호성을 대변하는 장르인 ‘앤드로지너스 패션’을 1990년대 북아일랜드에서의 생활에서 형성된 자신의 급진적인 성향에 따라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남성복을 여성화하는’ 방향성에서 차별성을 이끌어냈다. 바잘리아는 이미 존재하는 해체의 방법론을 자신의 경험과 결합하여 ‘창의적이며 상업적 맥락의 공존’을 위해 대중 패션을 해체, 재구성하고, 여기에 구소련 붕괴이후 유랑생활에서 형성된 자신의 어두운 내면과 부합하면서 대중과 친숙한 하위문화요소를 프린팅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해체적 패션과의 차별성을 이끌어냈다. 보너는 자신의 혼혈 정체성에 기인한 ‘유럽사회의 흑인 묘사’를 위해 아프리카 전통복식과 유럽 하이패션 쿠튀르의 공통분모로서 장식기법을 추출하고, 이를 적용할 ‘기존과 다른 온화한 흑인과 남성복’을 위해 샤넬의 접근법을 활용하여 남성복의 선을 여성화함으로써 기존 흑인남성과 흑인남성복에 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차별성을 이끌어냈다.
위의 사례를 두고 보았을 때, 해당 디자이너들은 기존의 것을 활용함에 있어 자신들의 비주류적 정체성을 개념 혹은 방법, 표현적 측면에 반영하여 차별성을 이끌어 냄을 알 수 있다. 이들의 방법론을 응용한다면, 이미 익숙한 ‘기존의 것’을 활용함에 있어 명확한 관점 혹은 콘셉트 하에서 복수의 ‘기존의 것’을 결합하거나 공통분모를 추출하고, 여기에 다시 ‘기존의 사용성’을 뒤집어 생각하여 새로운 ‘사용성’을 찾아내어 앞선 과정의 결과에 반영하는 복합적 방법을 통해, 독창적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도 개인적 흥미분야나 특성에서 출발한 과정적 사고 및 디자인 작업을 통해 창의적인 디자인 도출을 위한 방법론적인 해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TDC에서 제안하는 지속적이며 순환적 사고와 작업 과정을 축약하여 수행할 수 있을 방법론이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창의적 디자인 방법론인 TDC를 습득하고, 궁극적으로 독자적인 디자인 방법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과정과 결과는 향후 현대 패션에서 ‘이끄는 창의성’을 보이는 패션디자이너의 독창적 디자인 방법론 분석 및 창의적 패션디자인 프로세스에 관한 유사연구에 선행 자료로서 활용성이 있으리라 사료된다. 이를 통해 보다 넓은 범주에서 독창적 결과를 제시하는 패션디자이너나 브랜드의 창의적 작업을 분석하는 연구가 후속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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