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토기는 일본의 원통하니와와 유사한 토기로 영산강유역의 삼국시대 고분 분구 주변에 세웠던 토기를 말한다. 원통형토기의 연구는 대부분 기원문제에 집중되어져 왔으나, 최근 들어 ...
원통형토기는 일본의 원통하니와와 유사한 토기로 영산강유역의 삼국시대 고분 분구 주변에 세웠던 토기를 말한다. 원통형토기의 연구는 대부분 기원문제에 집중되어져 왔으나, 최근 들어 원통형토기의 출토 사례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연구 동향도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연구 상황이 한계를 보여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료의 부족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현상은 원통형토기 자체에 대한 연구를 해나감으로써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 연구는 실험고고학적인 방법을 통해 원통형토기 제작방법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영산강유역에서 출토된 원통형토기를 저부가 있는 Ⅰ형식과 저부가 없는 Ⅱ형식으로 나누어 총 5개체의 제작모델을 선정하고, 전통옹기제작기술을 바탕으로 하여 제작하였다.
그동안 원통형토기 연구사에서 Ⅰ형식의 원통형토기는 정립기법으로만 성형되었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실험결과 Ⅰ형식에 해당하는 나주 복암리유적 8호분 출토 원통형토기가 정립기법이 아닌 분할기법으로 성형되었으며, 점토판으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저부의 원공을 접어서 성형하기 위해 도립과정이 존재하고, 상부는 정립하여 별도로 성형한 뒤에 조합한다는 점에서 복암리 8호분 출토품과 신촌리 9호분의 출토품은 제작방식이 일치한다.
영암 옥야리 방대형고분 출토품은 정립성형되었다. 압출식 돌대의 경우 성형 도중에 손으로 눌러 성형하는 방식은 횡침선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작 완료 후에 도구를 이용하여 압출･제작되었다고 판단된다.
나주 신촌리 9호분 출토품은 원통형과 호형이 동시에 출토되었으며, 단면상에서 관찰되는 점토띠 흔적은 도립기법으로 제작된 것과 일치한다. 4차례의 제작실험 결과 나주 신촌리 9호분 출토품 중 호형은 도립기법이 아닌 분할기법으로 제작되었다고 보이며, 그 이유가 제작전통의 문제가 아닌 제작실패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광주 월계동 출토품은 정립기법 실험을 통해 정립성형이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월계동 출토품이 제작의 용이성을 위해 도립기법을 채택하였다는 주장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채택에 대한 다른 이유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월계동 2호분에서 출토된 원통형토기의 상하부에 맞물려 제작된 돌대를 접착력의 문제로 보는 의견과 이를 분할성형의 증거로 생각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돌대를 제작할 때에 수분포화도를 높여 마찰력을 줄였을 때에 돌대 성형이 가능하므로 앞의 돌대가 접착력을 높여준다는 가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영산강유역에서는 아직 원통형토기를 소성한 가마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혀 다른 기종인 옹관과 원통형토기가 한 유적에서 주칠을 포함하여 유사한 소성무드를 보이는 것은 동일한 공인집단에 의해 제작 및 소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도립기법이라는 제작기술의 계승을 영산강유역의 재지계통 문화인 옹관제작기술에서 찾을 수 있으며, 도립기법의 기원도 그 이전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통형토기는 분명 그 형태가 하니와와 유사하지만 그것만으로 하니와 제작기술을 배워온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토기로 분구를 장식하는 전통을 공유하되 각자의 토기생산기술에 맞춰 각자 발전해나갔다고 생각되며, 이런 경향은 나주 복암리 2호분과 복암리유적 8호분에서 출토된 원통형토기의 제작방식이 서로 다른 점과 나주 복암리유적 16호 수혈에서 출토된 원통형토기가 온전히 재지계통의 제작기술을 보이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영암 옥야리 방대형고분의 출토품이 확인되는 시기까지 원통형토기의 양식은 통일되지 않고 과감하게 여러 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도전하는 실험적 단계였다고 생각된다.
본고는 원통형토기에 대한 제작 실험연구로서 첫 발을 떼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앞으로 원통형토기에 대한 연구는 수립환경, 소성분위기, 원통형토기의 문화적 배경에 대하여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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