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한 나라로서 유사한 역사 사회적 배경 속에서 서구 모더니즘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기는 비슷하지만 각 나라는 수용의 유통경로에 따라 차이점을 ...
한국과 중국은 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한 나라로서 유사한 역사 사회적 배경 속에서 서구 모더니즘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기는 비슷하지만 각 나라는 수용의 유통경로에 따라 차이점을 드러내며, 동시에 정치상황과 문화적 전통에 따라 개별적 변형의 양상도 드러내었다. 본고는 이러한 수용과 변이양상을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1908년부터 1917년까지 영미에서 일어난 이미지즘 운동은 1919년에 일본의 중개자를 통해서 한국으로 소개되었다. 1930년대에 되서야 본격적인 수용과 창작양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김기림, 정지용, 김광균 시인도 이 대열에 동참하였다.
정지용은 일본유학 시절에 이미지즘을 접하였다. 그의 작품에서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를 구축하였다. 또한 ‘바다’, ‘불’, ‘밤’, ‘산’ 등 원형 이미지들을 통해서 절제된 내면정서를 표현하였다. 아울러 향토 이미지를 통해 향수정서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후기 시에는 자연적이고 동양적인 이미지가 강해져, 전통지향적 시세계를 드러나기도 하였다.
김광균은 모더니즘의 상징인 도시문명 이미지를 통해서 현대인의 방황, 비애, 고독감과 소외감을 드러냈다. 또한 단일한 색채 이미지를 통해서 죽음, 슬픔 등 정서를 표현하였다. 이와 더불어 고향이미지를 통해서 향수의 정서를 토로하기도 하였다.
중국은 1916년에 직접 미국에 유학 간 학생들을 통해서 최초로 이미지즘이 소개되었다. 1920년에 이미지즘의 특징, 원리, 그리고 대표시인 등이 소개되었다. 1930년대에 되면서 이미지즘의 수용은 작품번역과 시론 소개로 이어졌고, 1940년대에 구엽파 시인들이 등장하면서 중국 이미지즘의 전개에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의 이미지즘 대표 시인 원이둬는 미국 현지에서 영미 이미지즘의 세례를 받았다. 그는 색채감 짙은 시각적 이미지의 사용은 특징적이다. 또한 대립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당시의 암울한 중국 사회현실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중국과 서양의 예술경향’을 추구해온 그는 서양 이미지와 중국 전통 이미지를 결합시켜, 독특한 시세계를 보여주었다.
신디는 한학을 익혀왔기에 이미지즘 창작에 있어 고전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난다. 이와 동시에 회화적 이미지를 창출해 ‘의경’을 강조하여 그림 같은 이미지 시상을 그려냈다. 또한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색채 및 빛을 사용하여 더욱 강렬한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한중 양국은 이미지즘 수용과 창작에 있어서의 다음과 같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드러난다. 우선 양국의 첫 번째 공통점은 서구 이미지즘이 강조하는 이미지의 ‘견고하고 선명함’(dry and hard image), 그리고 회화성의 추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둘째, 양국은 주체적인 수용을 통해서 영미 이미지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자국적인 시론을 개발하였다. 셋째, 양국은 창작 양상에서 감각적인 이미지를 많이 사용하였다.
이러한 공통점이 있는 반면 한중양국은 수용 면에서 확연한 차이점도 드러낸다. 첫째, 수용경로상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한국은 주로 일본인 반면에 중국은 영미 중심이다. 즉 한국은 일본을 통한 간접 수용인 반면에 중국은 직접수용의 양상을 보인다. 둘째, 한국에서는 주지적인 요소가 강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중국은 대체로 기법 면에 치우친 경향을 보인다. 셋째, 한국의 이미지즘은 비교적 다양한 이론가와 시인들이 참여하여 두터운 문단층을 형성하는 반면에 중국 이미지즘은 시론가나 시인들의 참여가 문단을 형성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울러 실제 작품 창작 면에서 나타나는 차이점도 살펴보았다. 첫째, 한국어는 표음어이기에 청각 이미지와 시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서 장점을 보이는 반면에, 중국어는 표의문자이기에 간결하고 명료한 이미지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둘째, 한국은 다소 단일 색채 이미지를 사용하는 반면에, 중국은 짙고 다양한 색채의 이미지 사용이 특징적이다. 셋째, 중국 시인들은 당시의 사회현실에 적극 참여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에, 한국 시인들은 다소 소극적이고 현실도피적인 성향을 보인다. 넷째, 김광균은 모더니즘의 대표인 도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반면에 중국 시인의 작품 속에는 도시 이미지를 등장시키지 않는다. 다섯째, 중국 시인은 중국 전통적 이미지를 많이 등장시켰다. 한국은 자국의 전통적 이미지를 활용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초현실주의는 1929년부터 일본을 통해서 한국으로 소개되었다. 1930년대에 김기림에 의해서 더욱 본격적인 수용양상을 띠게 된다. 아울러 『삼사문학』과 『구인회』 등 동인지를 통해서 이시우, 이상 등 초현실주의 시인이 배출되었다. 1950년대부터 조향으로 대표된 『후반기』 동인이 한국 초현실주의를 이어갔다.
한국 초현실주의 대표시인 이상은 자동기술법과 특이한 시 형태를 통해서 무의식 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자아의 분열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억압된 성의식을 해방시키고자 에로티시즘을 활용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그는 자의식의 연장선상에서 죽음의식을 표출하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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