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이윤택의 극작의 기본 원칙인 해체와 재구성을 바탕으로 그의 공연텍스트 ꡔ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ꡕ, ꡔ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ꡕ, ꡔ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ꡕ를 분석하여 그...
본 논문은 이윤택의 극작의 기본 원칙인 해체와 재구성을 바탕으로 그의 공연텍스트 ꡔ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ꡕ, ꡔ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ꡕ, ꡔ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ꡕ를 분석하여 그의 극작술을 연구한 것이다.
이윤택은 극작가이면서 동시에 연출가, 극단운영자, 행정가, 교육자, 시인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다. 이윤택은 희곡 ꡔ시인추방ꡕ을 발표했던 1978년부터 ꡔ길 떠나는 가족ꡕ을 연출한 2016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현장에서 활동하는 연극인이다. 그는 공연대본은 물론 TV드라마 대본, 영화 시나리오, 뮤지컬 대본 등 다양한 극문학 관련 텍스트를 왕성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윤택의 이러한 활발한 작업을 감안할 때 그의 극작술에 대한 학문적 고찰은 매우 시의적이다. 문화가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 시대 더 많은 양질의 극적 텍스트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택은 해체와 재구성을 극작술의 원칙으로 삼는다. 이윤택의 해체와 재구성은 원작을 우리의 문화와 시대에 맞게 다시 고쳐 쓰는 방식이자, 연극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상호텍스트성, 서사성, 공연성, 동시대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상호텍스트성은 원작을 어떤 배경과 목적에서 수용하고 변형하는지에 대해 모방의 대상과 모방의 결과물의 상호텍스트적 관계를 의미한다. 서사성은 드라마의 절대성, 인과성, 결말성이 해체된다. 극적 구조의 다층화를 통해 극의 의사소통 층위를 확장한다는 것이다. 공연성은 독서용 드라마를 제외한 모든 드라마는 공연을 통해서 생산과정이 완료되는 것이다. 동시대성은 모든 계층과 연령을 아우르는 정서적 공감대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극작 장치를 설치하여 연극의 시대적 의미를 확보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1990년부터 2000년 초반의 한국 연극 환경에 주목하면서 이윤택의 극작술을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새로운 대중극의 실현’의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그의 극작술을 본 논문에서는 세 개의 키워드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서양 고전극의 대중화’, 두 번째는 ‘신파극의 동시대적 대중화’, 세 번째는 ‘브레히트 서사극의 한국화’이다. 연구 대상으로 삼은 작품은 이윤택의 ꡔ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ꡕ, ꡔ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ꡕ, ꡔ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ꡕ이다.
이윤택이 괴테의 ꡔ파우스트ꡕ를 개작한 이유는 1990년대 한국연극의 통속화를 반성하면서 좀 더 사회적 의미와 연극적 재미를 갖고 있는 연극을 한국관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원작 ꡔ파우스트ꡕ를 무대에 적합한 대본으로 만들고, 한국 정서에 맞게 해체, 재구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개작된 이윤택의 ꡔ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ꡕ를 ‘형이상학적 의미와 연극적 재미’, ‘서사성과 극성의 교차’, ‘총체극적 공연’, ‘한국 지식인의 비판’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형이상학적 의미와 연극적 재미’의 측면에서 이윤택은 원작의 일부 장면을 발췌하여 시간적․공간적 배경을 1990년대 한국의 서울로 재구성한다. 또 원작의 의미를 대중들이 수월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원작의 익숙한 인물을 그대로 차용한다. 이는 원작이 갖고 있는 형이상학적 의미를 현실적 의미로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상호텍스트성이 확보된다.
이윤택은 원작의 극중극 구조를 해체, 재구성하여 원작이 의도했던 문학과 예술에 대한 반성적 토론을 통해 연극적 의미를 확보한다. 더불어 닫힌 형식의 플롯, 멜로드라마의 전형적인 서사구조인 남녀 간의 삼각관계와 갈등장치를 추가하여 원작의 의미를 보전하는 것과 동시에 관객에게 재미를 제공한다.
‘총체극적 공연’을 위해 이윤택은 원작에 없는 무대공간의 확장, 광대와 마임이스트, 조명, 음악과 음향, 그림자극 등 다양한 극작장치를 활용한다. 총체극적 공연은 무대지시문에 의해 더 구체화되는데, 이윤택이 희곡을 문학텍스트가 아니라 공연텍스트로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ꡔ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ꡕ에서 이윤택은 원작의 극중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하여 한국의 70년대 지식인의 태도를 반성한다.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의 동기에 사회적 의미를 개입시킴으로써 행동하지 못한 한국 지식인을 비판한다. 이를 통해 극의 동시대성이 확보된다.
이윤택은 임선규의 ꡔ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ꡕ의 개작을 통해 시대에 맞는 진정한 의미 있는 대중극을 만들고자 한다. 그는 신파극이 문학 중심의 연극이 외면해 온 연극의 본질을 회복시킬 수 있는 연극이라 생각한다. 이윤택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신파극이 갖고 있는 지나친 감성 위주의 저급한 오락적 연극 대신 사회적 의미를 제공하는 대안적 연극을 모색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개작된 이윤택의 ꡔ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ꡕ를 ‘사회극으로서의 새로운 신파극’, ‘극적 드라마의 서사화’, ‘체험으로서의 대중극’, ‘여성의 주체화’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이윤택이 원작의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극적장치인 ‘변사극’, ‘프롤로그’, ‘막간노래’ 등을 추가한 것은 상호텍스트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로써 이윤택의 개작은 작품의 구조와 주제, 공연형식이 변화되어 ‘신파극에서 사회극으로’ 재구성된다.
이윤택이 원작의 극적 드라마를 서사화하기 위해 추가한 극작 장치는 ‘변사’이다. 서사적 장치인 변사의 등장을 통해 드라마의 절대성이 지양되고 극적 드라마가 서사화 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오락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의미까지 체험하게 된다.
‘체험으로서의 대중극’의 측면에서 이윤택은 연극을 관객들과 함께 웃고 울고 생각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는 몸짓, 소리, 노래 같은 원형적 언어에 의해 감정의 집단적 체험을 추구한다. 이때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고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됨으로써 공연성이 강조된다.
이윤택이 원작에 없는 ‘권번의 장’을 추가한 것은 극의 동시대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기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해체하여 기생이 지식인이며 자유인이자 주체적인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브레히트의 ꡔ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ꡕ은 이윤택의 해체와 재구성의 극작 원칙에서 재구성에 가까운 작품이다. 그는 브레히트의 원작이 지니는 주제의식과 극 구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문화상호적 연극을 만들기 위해 재구성한다. 그는 브레히트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국의 역사, 정서, 인식, 풍속 등 한국 정서를 담아 ‘이윤택식의 변증법적 연극’을 만들고자 한다. 이런 배경에서 이윤택의 ꡔ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ꡕ을 ‘문화상호적 연극’, ‘한국적 서사화’, ‘한국적 게스투스 공연’, ‘한국적 모성의 형상화’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문화상호적 연극’의 측면에서 이윤택은 브레히트 원작의 배경, 인물을 한국전쟁과 한국식 이름으로 변형하고 원작에 없는 언어와 음악 등의 다양한 화법을 새롭게 사용한다. 이윤택의 개작은 브레히트의 원작을 한국이 처한 시대적 문제로 구체화시킴으로써 상호텍스트성이 확보된다.
브레히트의 원작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판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유는 이윤택이 ‘한국적 서사화’를 의도한 것이다. 그는 브레히트의 서사극 장치인 ‘장면제목’과 판소리, 구음, 유행가 등을 사용하여 이성 중심의 연극을 감정 중심의 연극으로 재구성한다.
‘한국적 게스투스 공연’을 위해 활용한 것은 판소리, 가면, 사투리, 일인이역, 구음 등이다. 특히 판소리는 ‘브레히트 서사극의 한국화’를 실천하기 위해 활용한 것으로 연기자가 표현하는 신체적 언어인 브레히트의 게스투스와 유사하다.
이윤택의 ꡔ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ꡕ에서 원작과 달라진 것은 억척어멈에 대한 그의 태도이다. 원작의 억척어멈이 사회경제적 관점의 모성이라면 개작에서는 억척어멈은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한국적 모성’으로 재구성된다.
본 논문은 전통연희의 현대화 작업 등을 통해 서양 연극양식과 융합한 새로운 한국 연극을 시도했던 이윤택의 극작술에 대한 연구이다.
이윤택의 ‘해체와 재구성의 극작술’은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한국적 정서를 최대한 이끌어 내어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서 한국 연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극작 원칙이자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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