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별신굿의 권역별 전승과 변화 국문초록 급격한 문화변동 속에서 동해안별신굿의 전승력은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지만 전래의 형식과 내용, 의미와 기능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 동해안별신굿의 권역별 전승과 변화 국문초록 급격한 문화변동 속에서 동해안별신굿의 전승력은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지만 전래의 형식과 내용, 의미와 기능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연구는 장기간의 참여관찰을 통해 동해안별신굿의 전승현황과 연행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펴 전승권역별 특징을 파악하고, 마을과 주민, 무당과 후원집단 등 전승주체의 입장에서 변화양상을 포착, 해명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연구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동해안 어촌마을에서 연행되고 있는 별신굿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16년 12월 현재 88개 마을에서 전승되고 있었다. 88개 마을을 7개 전승권역으로 세분화 한 뒤 권역별 특징을 포착한 결과, 고성권은 공수를 중시하고 강릉・삼척권은 서낭굿과 용왕굿의 이중구조를 갖고 있으며, 울진권은 노반계의 역할이 별신굿의 전승에 상당히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영덕권은 10년 ‘두리’ 연행주기가 대세를 유지하고, 포항권은 무박 2일의 밤샘굿 전통이 지속되고 있음도 파악되었다. 한편 경주・울산권은 겹굿과 홑굿이 병존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점차 홑굿의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또한 부산권은 겹굿을 통한 동일 굿거리의 반복과 조상굿 계열의 굿거리 연행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동해안별신굿의 지역성을 전승요소별로 살펴보니, 주재집단은 대개 노반계(老班契)에서 어촌계로 바뀌었으며, 최북단 고성권의 경우 어촌계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반면, 부산권으로 내려갈수록 어촌계와 마을조직이 함께 별신굿을 주관하는 곳이 많았다. 마을과 무집단(巫集團) 사이 별신굿의 계약은 단골관계에서 계약관계로 바뀌어 마을의 안녕을 빌어주는 의례적 서비스를 제공한 데에 따른 대가를 마을에서 지급하는 수준으로 바뀌었다. 한편 연행을 주도하는 무집단은 세습무주도형 69개, 강신무11개, 강신무가 굿을 맡고 세습무가 함께 참여하여 연행하는 형태가 8개 마을이며, 별신굿 개최시기는 주로 봄가을에 집중되어 있다. 별신굿의 연행기간은 동해안 지역 평균 2.83일이고 굿 주기는 1978년 조사 당시 평균 3.84년 두리였지만, 2016년 현재는 평균 5.69년 두리로 늘어났다. 한편 제장(祭場)은 굿청을 중심으로 마을의 주요공간으로 확장된다. 지화를 제당(祭堂)에 바치는 것은 지화를 제물로 인식하는 동시에 골매기신을 원래의 위치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동해안별신굿에서 연행되는 굿거리는 지역마다 보편적으로 연행하는 기본 굿거리가 있으며, 마을의 특성에 따라 필요한 굿거리를 추가하여 연행한다. 부산권은 겹굿의 형태로 내당과 외당으로 구분하며 2명의 제주가 각각 책임을 맡는다. 동제(洞祭)는 주민주도형과 무당주도형, 무당위탁 및 생략형으로 구분되었다. 셋째, 전승주체에 따른 별신굿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신앙주체인 주민들로 인한 변화는 신앙심의 약화와 재인론(災因論)에 따른 관성의 유지, 세태를 반영한 주민들의 현실적 요구 관철, 주도집단의 교체에 따른 별신굿의 의미축소 등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연행주체인 무집단으로 인한 변화는 연행자의 교체와 편입, 관중의 반응을 중시하는 연행관의 정착, 굿 학습방법과 정체성의 재구성 등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후원주체인 기관단체와 기업의 후원으로 인한 변화는 별신굿의 안정적인 경제적 기반 조성, 행정적 지원에 따른 운영의 편의성 제고(提高), 지역의 공식적 행사화와 종교성의 희석 등으로 나타났다. 넷째, 별신굿의 변화에 대응하는 전승주체들의 수용양상을 살펴본 결과, 주민들은 대내림을 통하여 편의를 도모하고, 명분을 앞세워 상황에 따라 유리한 쪽을 선택하며, 생활환경의 변화에 맞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별신굿을 추구했다. 또한 무집단은 전승현실의 변화를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수용하는 기저 위에서 주술・종교성을 앞세운 실리적 수용을 추구했다. 한편 후원주체는 별신굿을 지역의 소중한 전통문화 자산으로 해석하고 그 계승의 당위성을 내세움으로써, 그들의 후원이 지역문화 창달에 기여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주민과의 친화적 관계를 유지, 확대함으로써 지역사회 내에서 그들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향후 별신굿의 전승은, 외부적으로는 한국사회의 변화, 내부적으로는 마을의 여건과 별신굿 전승집단의 의지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특히 별신굿을 주도하는 신앙주체인 주민의 의식과 욕구, 판단에 따라 전승의 형식과 내용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런 흐름 속에서 별신굿의 제의성은 약화되고, 지역 행사로서 축제성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별신굿의 탈맥락화 및 무대화와 연동되면서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연행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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