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전광용 문학에 내재된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탈식민적 지향에 있음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광용은 해방과 전쟁 이후의 한국 사회를 식민주의 상태로 인식하며, 이에 대한...
본 연구는 전광용 문학에 내재된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탈식민적 지향에 있음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광용은 해방과 전쟁 이후의 한국 사회를 식민주의 상태로 인식하며, 이에 대한 비판적 인식 과정을 리얼리즘 기법을 통해 서사화하였다. 전광용의 이러한 서술 방식은 식민주의 전반에 대한 비판이며,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의식에서 발로된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전광용 연구는 이러한 의식보다는 전후 문학이라는 틀 안에서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전광용은 전후 신세대 작가의 범주 속에 놓여있지만, 그의 문학 전반은 전후 신세대 작가의 문학적 특징과 두 가지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대다수 전후 신세대 작가들이 실존주의나 휴머니즘 같은 서구사조에 함몰되었다면, 전광용은 서구적 문학 방식과 전통 의식의 혼용을 통해 한국적인 문학을 발현했다.
다음으로 전광용은 해방 이후 대다수의 전후 신세대 작가와 달리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통하여 식민적 의식을 해소하려는 모색이 발견된다. 해방 이후 전후 신세대 작가들은 자신의 내적 사유를 담당했던 일본어를 잃게 되면서 언어는 물론 자아 정체성의 혼란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와 달리 전광용은 해방 이전에 이미 모국어에 대한 인식 과정이 존재하였으며, 민족어와 민족의식을 기반으로 하여 한국 문학의 지평을 확장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본고는 이와 같은 두 가지 특징을 통해 기존 연구의 제한적 인식론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나아가 전광용은 창작과 연구를 동시에 획득한 교수작가라는 점에서 두 영역을 개별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유기적 관계로 고찰함으로써 전광용 문학을 보다 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먼저 본고의 2장에서는 전광용의 중층적인 식민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나타나는 일련의 소설들을 고찰하였다. 전광용의 소설은 미국이라는 외부적 제국과 제국의 형태를 모방하여 내부적 식민을 가속화시키는 당대 권력의 모순을 소수자의 시선을 통해 서술한다. 이처럼 전광용은 전후 한국 사회에 나타난 중층적인 식민화 과정을 초기 단편 소설을 통해 형상화한다. 전광용은 전쟁 이후의 한국 사회를 재식민화 시기로 이해하고 있으며, 그의 소설「해도초」,「진개권」,「사수」,「죽음의 자세」,「꺼삐딴 리」는 미국이라는 비가시적인 제국이 남한 사회 전반을 통제해 나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광용은 냉전 이데올로기의 모순 속에서 핍박받는 피식민지인의 삶과 한반도를 둘러싼 이념 문제를 객관적으로 서사화하였다.
또한 작품별로 그 차이는 존재하지만, 전광용이 쓴 대다수의 소설 속에는 소외된 계층들이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그들은 단순한 하층민이 아니라 중심부의 역사에 편입되지 못하고 주변화 된 인물로서, 본 논문에서는 이들을 하위주체 혹은 소수자라는 용어를 통해 설명하였다. 전광용의 소설 속 하위주체들은 공간에 따라 각기 다른 소외 양상과 극복의 형태를 보인다.「흑산도」,「지층」,「바닷가에서」,「목단강행 열차」에서 배경으로 설정된 ‘섬’, ‘탄광지’, ‘어촌’과 같은 공간은 중심부의 폭력이 배제된 공간으로, 그 안에 위치한 하위주체들은 운명에 순응하는 양상을 보인다. 더불어 이들은 외부적 종속화의 과정이 있을지라도 모성적 공간에 계속적으로 머물거나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통해 소외의 양상을 극복해나간다. 이에 반해「진개권」,「크라운 장」,「G·M·C」,「세끼미」에 나타나는 하위주체들은 중심부의 논리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곳에서 운명에 맞서 싸우며 자신들의 피폐한 삶을 전면화시키는 방식으로 중심부 역사의 모순을 드러내는 방식을 취한다.
다음으로 3장에서는 전광용의 미완결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1960년대 시대적 특수성과 지식인의 윤리 의식에 대한 논의를 전개했다. 특히 전광용은 1960년대 이후 연작형 장편소설을 통해 현실 비판의식을 더욱 확대한다. 이러한 전광용의 장편소설은 시대에 대한 비판적 글쓰기의 과정인 동시에 지식인 전광용의 윤리의식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초기 단편소설이 소외된 자들의 시선과 그들의 목소리를 재현하는데 집중하였다면, 장편소설은 내부 식민화에 대처하는 지식인의 양상과 그러한 사회를 살아가는 그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문제가 담겨있다. 전광용은 자신의 소설들이 검열을 통해 삭제될 것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지식인의 자세를 유지하며, 연작형 장편소설을 통해 1960년대의 내부 식민화 과정을 섬세하게 형상화했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전광용의 문학 연구를 대상으로 그의 신소설에 대한 인식과정을 ‘전유(appropriation)’라는 개념을 통해 살펴보았다. 전광용은 신소설이 서구 문학에 의한 이식에 의해 생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신소설이 한국적 전통 의식을 반영한 것은 물론 신소설로 인하여 이후 나타난 한국 근대 문학이 독자적인 성격을 가지게 만들었다고 판단한다. 전광용의 이러한 인식론은 서구 문학에 대한 주체적인 인식에서 발현된 것으로 그의 문학 연구는 서구 문학에 예속되지 않으려 했던 하나의 저항 담론으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韩语毕业论文,韩语毕业论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