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잖-’의 의미기능에 대해 살펴보았다. ‘-잖-’은 부정의문문 ‘-지 않-’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호기지(相互旣知)의 전제를 바탕으로 입말에서 다양한 의미기능으로 나타...
본 연구에서는 ‘-잖-’의 의미기능에 대해 살펴보았다. ‘-잖-’은 부정의문문 ‘-지 않-’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호기지(相互旣知)의 전제를 바탕으로 입말에서 다양한 의미기능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Ⅰ장에서는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을 서술하였으며 선행연구를 검토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실제 대화에서 사용되는 ‘-잖-’의 의미기능을 밝히고 그것을 토대로 한국어 교재에서 제시되고 있는 ‘-잖-’의 의미기능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어 교육에서 ‘-잖-’을 제시할 때 올바른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잖-’에 대한 선행연구 대부분은 ‘-잖-’의 형태적 구성에 대해 논하였으며 다음 두 가지 견해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잖-’의 원형식인 ‘-지 않-’이 부정의문문의 ‘-지 않-’과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정의문문 ‘-지 않-’이 아닌 ‘별개의 문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후자의 견해는 ‘-지 않-’을 종결어미 ‘-지’와 부정의 의미를 갖지 않는 ‘않-’의 구성으로 보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자의 견해를 수용하였다.
Ⅱ장에서는 부정의문문의 의미기능 분화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부정의문문이 ‘부정’의 의미 외에 ‘확인’의 의미로 쓰일 수 있으며 ‘-잖-’은 바로 이러한 부정의문문의 확인기능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자 하였다. 또한 ‘-잖-’으로 축약되면서 형태적인 변화와 함께 의미기능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음에 주목하여 ‘-잖-’의 변화과정을 문법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Ⅲ장에서는 연구자료와 연구절차에 대해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실제 대화 자료를 연구 자료로 삼았으며 이것을 관찰ㆍ분류ㆍ분석하여 ‘-잖-’의 의미기능을 밝혀내는 귀납적 방식을 사용하였다. 실제 대화를 녹음하여 전사한 자료로는 권재일(2005)과 김정선(2005)의 부록에 실려 있는 전사 자료를 사용하였다.
Ⅳ장에서는 ‘-잖-’의 의미기능에 대해 설명하였다. ‘-잖-’은 상호기지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화자가 가진 정보를 청자에게 확인하고자 하는 ‘확인기능’과 청자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공유기능’ 그리고 ‘있잖아’와 같은 담화표지어를 구성하는 ‘담화표지어 형성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공유기능’은 ‘청자정보 끌어들이기’와 ‘화자정보의 청자전이’로 다시 나누어진다. ‘확인기능’은 의문문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유기능’은 의문문으로서의 기능이 점차 약화되면서 평서문으로서 기능을 나타낸다. 특히 ‘화자정보의 청자전이’의 경우 의문문으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사라지고 평서문으로서 정보전달 기능만을 나타낸다. 이들 의미기능 중 의문문으로서의 기능과 평서문으로서의 기능 그리고 상호기지의 전제를 모두 나타내는 ‘청자정보 끌어들이기’가 가장 높은 사용빈도를 나타낸다. 이러한 ‘-잖-’의 의미기능은 부정의문문이 나타내는 상호기지의 전제가 의문문으로서의 기능을 약화시킴으로써 문말 억양을 반드시 올려야 하는 억양 제약에서 벗어나게 된 것에서 비롯된다. 즉 문장이 내림 억양으로 종결됨으로써 평서문으로서 정보를 전달하는 의미기능이 새롭게 생성된 것이다. 이때 ‘-잖-’은 상호기지의 전제를 드러냄으로써 화자의 발화내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Ⅴ장에서는 한국어 교재에 나타난 ‘-잖-’의 의미기능을 살펴보았다. 한국어 교재에서는 목표항목으로서 ‘-잖-’을 ‘-잖아’의 형태로 제시하고 있으며 ‘청자정보 끌어들이기’를 중심으로 다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교재에 실린 많은 대화문에서는 ‘확인기능’의 ‘-잖-’과 ‘화자정보의 청자전이’의 ‘-잖-’이 목표항목으로서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출되고 있는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Ⅵ장 결론 및 제언에서는 ‘-잖-’을 상호기지라는 전제를 나타내는 하나의 형태소로 볼 수 있으며 한국어 교재에서 각각의 의미기능을 별도의 목표항목으로서 제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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