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투쟁과 정체성 : 귄터 그라스의 소설 『게걸음으로 가다 Im Krebsgang』 연구 (2)[韩语论文]

资料分类免费韩语论文 责任编辑:金一助教更新时间:2017-04-28
提示:本资料为网络收集免费论文,存在不完整性。建议下载本站其它完整的收费论文。使用可通过查重系统的论文,才是您毕业的保障。

2002년에 출간된 귄터 그라스의 『게걸음으로 가다』(이하『게걸음』)은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의 침몰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45년 1월 30일 밤 9시 무렵, 폴란드의...

2002년에 출간된 귄터 그라스의 『게걸음으로 가다』(이하『게걸음』)은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의 침몰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45년 1월 30일 밤 9시 무렵, 폴란드의 고텐하펜에서 출발하여 독일의 슈비네뮌데로 향해가던 구스틀로프호가 소련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이다. 구천 명의 독일인 희생자를 낳은 역사상 최악의 해상참사였다. 이 논문은 소설 『게걸음』의 ‘성공’은 금기시된 역사를 다루었다는 ‘소재주의’에 기인한다기보다는 ‘금기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문학적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한 ‘소설시학’에 힘입고 있다는 테제를 증명하려는 시도이다. 『게걸음』은 구스틀로프호 침몰 사건을 서술의 중심에 두고 있지만, 구스틀로프호 침몰 사건에 ‘대한’ 소설은 아니다. 이 작품은 침몰 사건을 직접 체험한 툴라 포크리프케와 그녀의 아들 파울 포크리프케, 그녀의 손자 콘라트 포크리프케라는 3세대의 가족사를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다. 즉 소설의 중심은 사건에 놓이지 않고, 사건을 기억하는 인물에 놓인다. 프크리프케 3대의 가족사는 제1 세대인 툴라가 경험한 구스틀로프호의 ‘참극’에서 시작하여, 제3 세대인 손자 콘라트가 살인을 저지르는 ‘비극’으로 끝난다. 이처럼 역사적 참극이 개인적 비극으로 귀결된 원인을 그라스는 ‘기억의 문제’에서 찾는다. ‘과거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하는 문제가 현재를 규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소설 『게걸음』의 본질적인 의도는 금기시된 비극적 역사의 재현이 아니라, 세대로 전승되는 ‘기억의 동학 Dynamik’에 대한 탐구이다. 기억은 과연 ‘전승’될 수 있는 것인가? 다음 세대로 기억이 전달될 때 기억은 어떤 변형과 왜곡을 겪는가? 왜곡된 기억은 어떤 정치적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소설의 기본구조를 이룬다. 기억을 중심으로 보면 툴라는 구스틀로프호 사건의 기억에 집착하는 인물이고, 파울은 이 기억을 의도적으로 망각하려는 인물이며, 코니는 다시 이 기억을 공론장에서 활성화하려는 인물이다. 즉 『게걸음』의 가족사는 기억을 둘러싼 3세대의 치열한 ‘기억투쟁’의 역사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3세대가 기억하는 방식이 상이하다는 사실이다. 비극의 희생자인 제1 세대 툴라는 ‘개인적 기억’에 바탕을 두고 ‘정념’에 휩싸여 ‘이야기 erzählen’하고, 기자인 제2 세대 파울은 현실 연관성을 상실한 ‘저장기억’에만 의존하여 객관적으로 ‘보고 berichten’하며, 제3 세대 콘라트는 웹사이트를 통해 ‘저장기억’뿐만 아니라,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기억’을 활용하여 자신의 의도대로 기억을 ‘편집 editieren’한다. 툴라의 기억을 수용하는 파울과 코니의 방식은 판이하다. 파울이 저장기억에 기능기억을 부여하는 툴라의 개인적 기억을 배제하는 반면, 코니는 툴라의 개인적 기억을 자신이 수집한 저장기억과 결합시켜 기능기억을 갖춘 문화적 기억의 공간을 창출한다. 이러한 세대간 기억방식의 차이가 초래한 정치적 결과는 자명하다. 68세대인 파울보다 그 다음 세대인 코니 세대가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강한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기억’의 공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이는 곧장 젊은 세대에서 신나치가 확산되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68세대가 ‘독일인 희생자’에 대한 기억 작업을 방기한 결과가 오늘날 신세대의 우경화를 낳았다는 것이 그라스의 진단이다. 기억의 문제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또한 정체성 형성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아스만의 말처럼 정체성이란 역사와 타인으로부터 주어질 뿐만 아니라, 기억을 통해 스스로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툴라가 희생자의 기억을 고수하고, 파울이 희생자의 기억을 외면하며, 코니가 희생자의 기억을 재전유하는 이유는 모두 정체성 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툴라는 유대인 예니에 대한 가해자로서의 과거를 덮기 위해 희생자 정체성을 갖고자 하고, 파울은 가해자도 희생자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코니는 다시 희생자의 정체성을 갖고자 한 것이다. 3세대는 각기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공고하게하기 위해 특정 기억을 선택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소설 『게걸음』은 ‘게걸음’ 방식으로 서술된다. “시간을 비스듬하게 가로지르면서, 마치 뒷걸음질하며 옆으로 비켜가는 듯하지만 사실은 상당히 신속하게 전진하는 게걸음의 방식”이 소설의 전형적인 서술방식이다. 시공을 넘나들며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을 조망하는 이러한 독특한 서술방식을 통해 그라스는 구스틀로프호 침몰 사건을 입체적으로 조명할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기억하는 3세대의 상이한 방식과 태도를 다각도로 그려내고, 기억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정체성 형성의 양상을 심도 있게 형상화할 가능성을 얻게 된다. 포크리프케 3대의 가족사의 공간은 상이한 역사의식이 충돌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툴라와 코니는 과거의 사건을 ‘운명’, ‘섭리’, ‘내적 필연성’ 등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숙명론적 역사관을 가진 반면, 파울은 이성과 인과율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 그라스는 이 두 역사관 사이에 서있다. 그는 역사를 ‘파괴와 복구의 반복되는 장난질’로 보며 절망하면서도, ‘기억’의 힘으로 역사의 순환을 지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진보 속의 멜랑콜리’의 의미이다. 이러한 역사관과 관련하여 보면, 『게걸음』은 이전까지 ‘시지포스’, ‘달팽이’로 표현되던 그라스의 역사관에 ‘게걸음’이라는 새로운 비유를 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게걸음’은 좌우로 반복된다는 점에서 시지포스의 고행과 닮았고, 느리더라도 꾸준히 나아간다는 점에서 달팽이의 걸음과 유사하다. 그라스의 후기작에 속하는 소설 『게걸음』이 갖는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역사적 의미다. 이 소설은 “역사가는 승자의 역사를 쓰지만, 작가는 패자의 역사를 쓴다”는 작가의식의 발로이다. 전범국 독일의 역사적 죄과로 인해 반세기 동안 망각의 바다에 수장되어 있던 독일인 희생자 문제를 공론장에서 환기시킨 이 작품의 역사적 의미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둘째는 정치적 의미다. 68세대를 전후로 한 3세대의 가족사를 통해 독일의 ‘모범적인 과거청산’이 가진 숨겨진 허점을 지적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년 세대에서 번져가는 신나치 현상의 심층적 원인을 ‘기억투쟁’의 시각에서 밝혀내고 변질된 기억 전승의 위험성을 경고한 이 소설은 유럽 전체가 우경화되어 가는 오늘날 강력한 정치적 시의성을 갖는다. 셋째는 문학적 의미이다. 현대 독일문학이 나치 과거에 대한 ‘기억의 문학’이라고 하더라도, 『게걸음』만큼 기억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주제화하고, ‘미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형상화한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게걸음』은 역사적으로 타당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며, 문학적으로 탁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韩语论文网站韩语论文题目
免费论文题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