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時代(1392-1910)를 비롯한 동아시아 전통회화 전반에는 ‘눈 감은 모습’으로 표현되는 이미지가 다양한 畵目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이미지는 특정 화목이나 도상적 특징을 지니지 않고 ...
朝鮮時代(1392-1910)를 비롯한 동아시아 전통회화 전반에는 ‘눈 감은 모습’으로 표현되는 이미지가 다양한 畵目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이미지는 특정 화목이나 도상적 특징을 지니지 않고 회화전반에 다양하게 등장한다. 본 연구는 이를 ‘睡眠’이라는 단일 개념으로 설정하였다. 상기 논문은 수면 이미지가 지니는 상징적 의미와 문학·회화에서 이미지의 형성과 전개를 살펴보고, 조선후기를 중심으로 수면 이미지의 표상을 파악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수면이란 1차적 의미에서 잠자는 것을 말하며, 2차적 의미로는 활동을 쉬는 상태를 말한다. 본 논문에서는 2차적 의미의 수면을 뜻하며, 잠·졸음·휴식·꿈 등이 제반 행위를 포함하는 단어로 사용하여 논의를 진행하도록 한다.
수면 이미지의 발생은 인물화의 탄생과 맥락을 함께 하고 있다. 수면이란 커다란 범주에서 ‘눈 감은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른 시기의 회화적 표현은 南朝(420-589)시기 <竹林七賢榮?期>에서 나타난다. 이후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시기는 宋代로 추정되는데, 宋代는 수면 이미지가 정형화되어가는 과정의 시작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禪宗畵는 1차적인 의미의 수면에서 탈피하여, 철학적 담론을 담고 있는 수면 이미지의 표현을 가능하게 했으며, 이와 함께 자리 잡은 문인문화는 이후 회화작품 전개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문인문화의 커다란 흐름 중 하나인 隱逸과 脫俗은 작품의 주된 제재로 지속적으로 제작된다.
조선 전기 수면 이미지는 현전하는 작품의 수가 많지 않아 흐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조선 시대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는 (傳)申末舟 筆 <十老圖像契軸>이 있다. 이외에 문헌 기록을 살펴보면, 고사인물을 화제로 한 작품들이 다수 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陳?이나 제갈량 외에, 醉睡·醉眠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남아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외에도 睡雀·睡鴨·睡雁 등 동물과 관련한 기록이 간취된다.
조선후기 수면 이미지의 정형화·체계화에는 明末의 출판문화와 더불어 국내로 유입된 화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詩?集類인 『唐詩?譜』에서 수면 이미지는 산수인물의 구성으로 자연·술·문인의 일상에 대한 시와 함께 그려진다. 이에 반해 상업적 성격이 극대화 된 墨譜類의 『程氏墨苑』에서는 주로 꿈과 관련한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三才圖會』, 『列仙全傳』, 『釋氏源流應化事蹟』등의 인물을 도상화 한 화보류에서 선인의 모습으로 다수 발견된다. 『삼재도회』 「人事」의 도안사전식 구성법은 『芥子園畵傳』에서 사용되어 「人物屋宇譜」에 도안화된 수면 이미지가 등장한다.
유형분류에 있어 조선후기 수면 이미지는 크게 坐位와 臥位로 구분되며, 이는 화보에 등장하는 인물의 자세에 관한 분류를 기준으로 삼았다. 유형은 다시 세분화되어 正坐·抱膝·半坐·伏臥·側臥·仰臥의 총 6가지로 구분된다. 각각의 자세는 화목에 따라 공유되거나 혹은 유형이 한 화면 안에 결합되어 구성되며, 인물의 계층에 따라 주로 표현되는 자세 또한 다르다. 회화작품의 제작에서 正坐형은 그리 선호된 도상은 아닌 듯하다. 抱膝형의 경우 『개자원화전』 「인물옥우보」에 도상이 도안화되어 구현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대개 侍童이나 仙童의 이미지로 등장하며 도석인물화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半坐형은 특정한 화목이나 인물에 관계없이 나타나 가장 자유로운 유형으로 생각된다. 伏臥형은 江南景이라는 이상 속에 잠든 인물로 浮家泛宅과 관련하여 假漁翁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側臥형과 仰臥형은 도상적 측면에서 명확하게 구분되어 사용된 것은 아니나, 側臥형의 경우 陳?의 睡功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되며, 仰臥형은 開放形의 자세로 인해 가어옹보다 漁父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음을 확인하였다.『顧氏畵譜』및『개자원화전』 「인물옥우보」에는 앙와형의 어부가 도안화되어 있어 이러한 이미지가 정형화되어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18세기는 특히 수면 이미지가 활발하게 작품으로 제작되는 시기이다. 조선 중기부터 후기까지 소경인물의 형식으로 등장하는 高士人物의 수면 이미지가 암시하는 인물은 陳?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록을 통해 확인된 진단을 화제로 한 다수의 작품은 이러한 논의를 가속화시킨다. 그러나 진단은 ‘기호적인 부속물’, 즉 도상적 특징이 명확하지 않아 추정이 가능할 뿐이다. 이후 중국의 문학 관련서적의 출판과 화보의 영향을 받은 詩意圖의 등장과 함께 수면 이미지의 변화가 감지되는데, 특히 관념적 이미지로서의 수면 이미지에서 조선 후기 대두된 예술 전반 餘暇性은 당대 시대적 특징과 결부하여 조선후기 수면 이미지의 의미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변화는 山靜日長圖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산정일장도는 이전의 이상적 은거지를 그려내는데 집중했던 경향과는 달리 은거지 안에서 인물이 행하는 행위 자체에 집중한 것으로, 山水·聖賢으르 배우는 것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생활 속으로 수렴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 후기 문인문화의 저변화와 통속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漁父圖에서 나타나는 수면 이미지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조선시대 문인들은 탈속에 대한 열망과 처사적 성격의 가어옹, 자연 또는 삶의 흥취를 누리는 物外閑客으로서의 어부상을 추구했다. 조선 후기의 사실적인 경향과 민간의 생활상, 통속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수면 이미지가 풍속적 요소의 범주까지 퍼져나가게 된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그간 단편적이고 특정 작품에 대한 연구에 그쳐왔던 수면 이미지를 조선시대 회화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았다. 수면 이미지는 특정 범주를 설정하기 쉽지 않아 그간 하나의 이미지로 엮어 논의가 전개되지 못했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수면 이미지의 의미를 파악하고 시대의 흐름 속에 변화양상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계기로 조선시대 전통회화 속에 다양한 이미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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