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흡연을 시작하여 고등학교 재학 시까지 흡연을 지속하고 있는 흡연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지속하게 된 상황 등을 흡연 청소년들의 목소...
본 연구는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흡연을 시작하여 고등학교 재학 시까지 흡연을 지속하고 있는 흡연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지속하게 된 상황 등을 흡연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들어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당시에 흡연이 어떤 의미였는가를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의 흡연 시작의 의미와 지속의 의미를 규명해 보고자 하였다.
흡연 청소년들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흡연의 시작과 지속의 의미를 진술하였다. 첫째, 가정 배경적 측면에서는 부모의 지나친 억압과 간섭 등에 반항하게 되면서 특히,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만 하게 되면서 흡연도 그중에 하나로서 시작하고 지속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둘째, 또래관계적 측면에서는 또래들에게 보여주는 흡연을 시작하고 지속한다. 또래들에게 강하고 쎄 보여야 무시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야 인기도 많아지고 친구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여 흡연을 시작하고 지속하였다고 말한다. 셋째, 학업적 측면에서는 내용이 어려워지면서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되었고 그러면서 공부하지 않는 비슷한 또래들과 몰려다니며 흡연의 놀이에 빠졌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이들이 흡연을 시작하고 지속하는 의미와 현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은 또래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흡연을 시작하였다. 이들은 강하고 쎄다는 이미지를 보여야 또래들로부터 무시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으며 자신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방어기제의 하나로서 흡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 연구 참여자들은 부모들의 학업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간섭을 벗어나는 수단의 하나로서 흡연을 선택하였다.
둘째는 연구 참여자들은 강하고 쎄 보이는 또래들과 몰려다니며 흡연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들보다 약해 보이는 또래들을 무시하고 괴롭히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무시받지 않으려는 방어기제였던 흡연이 이제는 공격의 무기가 되어 약한 또래들을 괴롭히고 무시하고 더 나아가 절도 등의 일탈적인 행동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본격적으로 흡연을 지속하게 되는 데에는 학교에서의 학업 부진과 공부에 대한 흥미 잃음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의 학업에 대한 낮은 성취는 부모와 선생님들의 인정뿐만 아니라 또래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이들에게 흡연은 사교의 도구이자 놀이로서의 의미가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성인 흡연자들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것인데 이들 흡연 청소년들은 이때 이미 이러한 성인들의 흡연문화를 모방하고 있었다.
셋째, 연구 참여자들은 고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학업도 다시 시작해 보고자 하고 흡연도 중단해보고자 시도한다. 그러나 이미 이들의 몸에 깊게 새겨진 중독적인 현상으로 인하여 이제는 자신도 모르게 흡연을 하게 된다고 한다. 또 그동안의 학업 결손의 누적으로 인해 학교의 수업을 알아들을 수 없는 수준이 되어 있어서 졸업장만을 위한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학업으로 인해 주변부로 밀려난 소외감과 외로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흡연으로 달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흡연을 왜 할까? 그리고 왜 청소년들은 흡연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라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하였지만 연구자는 큰 벽을 눈 앞에서 만난 느낌이 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청소년 개개인들의 선택의 문제로 보이지만 분명 흡연은 자본주의 사회의 무한 경쟁주의와 이윤 창출 구조의 문제이고 우리 사회의 약자인 청소년들이 그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또 청소년들의 흡연은 단순 흡연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학력 중시 풍조와 획일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과정 그리고 상위권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학교 교육과도 관련이 있었다. 따라서 이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부터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현실적이고 타당한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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