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사회 금융화의 문화정치경제학 : 개인과 가계의 금융적 포섭을 중심으로 [韩语论文]

资料分类免费韩语论文 责任编辑:金一助教更新时间: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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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는 IMF 위기를 계기로 개인들의 일상적인 금융행위의 패턴 및 리듬이 크게 변형되었다. 많은 개인과 가계가 소득의 여유분을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주식이나 펀드투자, 퇴직연...

한국사회에서는 IMF 위기를 계기로 개인들의 일상적인 금융행위의 패턴 및 리듬이 크게 변형되었다. 많은 개인과 가계가 소득의 여유분을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주식이나 펀드투자, 퇴직연금과 생명보험 가입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일상적인 소비생활에서 현금 대신 신용카드 이용이 보편화되었고, 주택구입과 대학등록금 마련 등 다양한 사회적 재생산 활동을 저축이 아니라 대출에 의존하는 생활양식이 일상화되었다. 그 결과 2000년대 이후 가계의 금융자산 보유 및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했다. 나아가 대다수 개인들의 경제적 지위와 형상은 저축자에서 투자자로, 노동자에서 채무자로 변형되었으며, 개인과 가계의 경제적 운명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학에 크게 좌우되기에 이르렀다.
본 논문의 목적은 한국사회에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동학과 개인들의 일상적인 삶의 실천들이 연동된 동학과 사회적 맥락들을 분석하고, 그것이 어떠한 문화정치적 함의를 지니는지 모색하는 데 있다. 기존의 논의들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변동의 배경에 1970년대 이후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금융화’ 현상이 놓여있다는 데 대해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그러나 정치경제학적 논의들은 대체로 금융화를 거시 경제적 차원에서 작동하는 추상적인 자본의 흐름과 동학으로 간주하면서 금융화로 인한 사회적 관계의 질적 변화나 일상의 변형에 소홀한 편이다. 반면 금융화를 문화적 변형으로 이해하는 문화연구/문화경제학적 접근은 이질적인 담론과 장치들의 매개를 통해 작동하는 주체화 효과에 주목하나, 금융화를 자본축적의 동학 속에서 변증법적으로 파악하기보다 금융합리성이나 신자유주의 통치술의 지배로 환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본 논문은 금융화가 당대 자본주의가 조직되고 작동하는 지배적 방식일 뿐만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현실에 대한 새로운 재현과 해석을 제공하고, 그에 따라 주체들을 통치하는 권력의 기술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금융화를 특징짓는 규정적 요인은 미래수익에 대한 청구권으로서 ‘이자 낳는 가공자본’인 금융증권들의 강도와 범위의 확장인데, 이들 금융증권은 수익성의 원리에 따라 잉여가치 생산의 흐름을 통제하고 전유한다. 오늘날 금융적 자본은 개인과 가계의 저축을 동원해 금융시장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는 한편, 노동자계급에 화폐를 대부하여 생산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이자와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고용 없는 성장’의 체제에서 실직과 소득저하에 처한 노동자계급은 신용대출을 통해 필수적인 재생산 활동을 수행하며, 이들의 부채는 증권화를 통해 수익을 낳는 금융증권으로 변모하여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판매된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임금을 금융증권의 형태로 보유하는 한편, 채무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의 위험을 떠맡게 된다. 이런 점에서 금융화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와 수탈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위험성을 개인과 가계에 전가시키는 주요한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금융증권은 일반적인 상품과 달리 생산과정 이전에 리스크 평가에 기초하여 가격결정이 이루어진다. 미래의 잉여가치 수취에 영향을 줄 잠재적 사건들은 리스크로 객관화되어 평가되며, 무엇을 리스크로 규정하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사회적 권력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이는 금융증권이 자본주의적 현실에 대한 특정한 재현과 해석에 기초하며, 자본축적과 자본주의적 권력관계를 강화하는 데 사용되는 권력의 기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금융증권은 단지 허구적 가치를 지닌 소유권증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가장 물신화된 형태로서 오늘날 자본의 착취와 사회적 관계가 현상하는 필연적 외양이다. 단순히 소유권이나 유동성의 축적이아니라 사회적 과정인 금융화는 자본의 내재적인 동학에 따라 일면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회구성체 내에서 고유한 시간성을 가지고 일련의 담론과 제도, 테크놀로지의 매개를 통해 구체적인 현실로서 물질화된다. 한국사회에서는 국가 주도로 자본을 동원하고 통제한 ‘금융억압’ 정책에 따라 금융화의 발전이 지체되다가, IMF 위기를 계기로 금융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과 제도, 테크놀로지들이 도입되면서 비로소 헤게모니적인 사회적 현실로 조직될 수 있었다.
신자유주의적 금융화 이후 한국사회에서 금융적 수익성과 책무성의 원리는 금융기관과 기업의 행태만이 아니라, 개인들의 경제행위를 통치하는 지배적인 패러다임이자 삶의 방식이 되었다. 정책당국은 자본시장 활성화와 소비자신용 육성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일자리확보나 복지수단 대신 금융적 수단들을 통치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은행, 증권회사, 펀드회사, 보험사, 신용카드사,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들은 각각 고유한 담론과 장치들을 동원해 개인들을 투자자 또는 채무자로 포섭했다. 금융담론들은 금융적 주체를 리스크를 적극 감수하며 자신의 삶을 조형하는 미학적 주체, 자기책임의 원칙하에 리스크를 관리하는 윤리적 주체 따위로 재현하며 금융적 포섭으로 인한 투자위험과 채무상환의 책임을 ‘개인화’했다. 즉, 금융화를 통해 자본-임노동 관계는 금융시장의 판매자-소비자 또는 채권자-채무자의 계약관계로 현상하고, 개인들은 투자자 또는 채무자로 개별화되어 금융적 규율에 의해 통치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자본주의적 권력관계의 물화, 개인과 계급의 변증법이야말로 금융화가 지닌 주요한 정치적 함의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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