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국어의 '당하다', '받다', '입다', '맞다' 등의 타동사가 선행 목적어와 결합하여 피동법을 실현하는 구문을 '피동 타동사 구문'으로 설정하고, 각 성분의 특징과 결합 제약을 살펴, 피...
본고는 국어의 '당하다', '받다', '입다', '맞다' 등의 타동사가 선행 목적어와 결합하여 피동법을 실현하는 구문을 '피동 타동사 구문'으로 설정하고, 각 성분의 특징과 결합 제약을 살펴, 피동 타동사 구문의 형태·통사·의미 특징을 규명한 연구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문법적 지위를 부여받지 못하였던 이 구문이 현대로 올수록 사용 범위와 빈도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 이제는 국어 피동법 연구에서 이 구문에 대한 형태·통사·의미 특징을 제대로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이 연구는 첫째, 언어 분석과 기술에 있어 절대적 규칙성보다는 다양성을 최대한 수용하는 방법론과, 둘째, 지금까지 피동법의 문제를 변형생성문법 이론으로 분석·기술하는 것을 지양하면서, 동사 자체의 의미만으로 한정지으려는 어휘론적 접근을 극복하는 방법론과, 셋째, 실제 언어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말뭉치 자료 분석 통하여 피동 타동사 구문을 이루는 각 성분의 특징과 결합 조건, 구문의 유형을 밝히는 방법론을 토대로 하였다.
제2장에서는, 피동 타동사 구문의 고찰에 앞서, 지금까지 가장 전형적 피동법으로 인정해 온 {이}계 피동 구문의 형태·통사적 규칙성을 검토하여, {이}계 피동 구문을 포함해서 모든 국어 피동 구문은 형태·통사적 규칙성이 뚜렷하지 않음을 논의하였다. 또한 능동문과 피동문의 통사·의미적 연관성도 절대적인 관계가 아님을 밝혔다. 아울러 피동문에서는 쓰일 수 없다는 목적어가 국어 피동 구문에서 주요 구성 성분이 될 수 있음도 밝혔다.
제3장에서는, 피동 타동사 구문의 주요 성분을 분석하였는데, 그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피동 타동사 구문은 [/피해성]이라는 의미 특성 때문에 인격체 피동주가 많이 나타나고, 피동사와 선행어의 의미 자질에 따라, 피해자 피동주, 수혜자 피동주가 나타났다. 둘째, 행동주는 일반적인 사람이나, 문맥을 통해 잘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생략되는 특성이 있었다. 셋째, 피동 타동사 구문은 다양한 선행어와 피동사가 결합하기 때문에, 피동의 의미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다양한 피동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서 인격체 피동주 대신, 다양한 간접 행동주가 쓰였다. 다양한 간접 행동주를 나타내기 위하여 '-에게/한테/께'를 비롯, '-에게서/한테서/으로부터', '-에/으로/으로 인해/때문에', '-에서', '-의'와 같은 다양한 행동주 표지가 실현되었다.
제4장에서는, 선행 목적어, 즉 선행어의 특성을 분석하였는데, 이는 피동 타동사 구문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성분이었다. 지금까지 '하다'계 용언의 '하-'가 피동 타동사로 대치되면서 피동 구문을 이룬다고 알려져 왔지만, 선행어는 용언이 아니라 명사이고, 한자어뿐만 아니라, 고유어, 외래어 등 다양한 형태의 명사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선행어는 일반적인 의미 특성으로서 [-실체성] 자질을 가지고, 선행어에 따라 개별적으로 [/동작성], [/상태성]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또 피동 타동사에 따라 [/피해성], [-피해성], [0피해성] 자질을 가지는데, 이러한 의미적 특성은 피동 구문의 성분간의 결합 특성과 의미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5장에서는 피동 타동사 구문의 유형을 분석하여 그 특징을 제시하였다. 이 구문의 기본 유형은 'NP-이 NP-X NP-을 V'이고, 각 피동사별로 행동주 표지인 X의 다양성에 따라 9개의 유형으로 나타났다. 첫째, '당하다' 피동 구문은 [/피해성] 사건의 피동화가 가장 큰 특징이어서 피해자 피동주가 가장 많았다. 둘째, '받다' 피동 구문의 의미는 [/피해성], [-피해성], [0피해성]이 다 나타나기 때문에, [피해성]보다는 사건의 [수용성]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았다. 셋째, '입다' 피동 구문은 선행어로 [/상태성] 한자 명사가 많이 나타났고, '받다' 피동 구문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넷째, '맞다' 피동 구문은 다른 세 동사에 비해 선행어의 수가 매우 제한적이고, 사용 빈도가 적었으며, 의미면에서는 [/피해성]이 강하였다.
본고는 위와 같은 피동 타동사 구문 연구를 통해서, 그간 {이}계 피동 구문에만 집중되었던 국어 피동법 연구의 시야를 넓히고, 피동 타동사 구문의 성분·유형적 특성을 밝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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