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브라질인 한국어 학습자가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때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맞는 적절한 공손표현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연구 목적을 두고 요청상황...
본 연구는 브라질인 한국어 학습자가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때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맞는 적절한 공손표현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연구 목적을 두고 요청상황에서 한국어 모어 화자와 브라질 포르투갈어 모어 화자, 한국어 습득 환경에 따른 브라질인 한국어 학습자가 실제로 어떠한 공손표현과 전략을 사용하는지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실험 도구는 화행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담화완성과제를 이용하였는데 기존의 설문지 형식으로 작성하던 방법과 달리 상황의 실제성을 위하여 상황을 연구자가 직접 들려주고 실험 대상자의 발화를 녹음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실험 후에는 공손표현에 대해서 간단한 사후 인터뷰를 실시하여 각 집단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듣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펜 빌리기, 시간 미루기, 소리 조절하기의 요청상황에 따른 변인으로 상대적 지위, 사회적 거리, 부담정도를 놓고 실험하였는데 부담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실험 대상자들에게 5간척도로 상황의 부담을 체크하게 한 결과 각 집단 모두 대체적으로 시간 미루기 상황이 부담정도가 높고 그 중에서도 화자와 친분이 없고 상대적 지위가 높을 때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펜을 빌리는 상황은 부담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지만 친분이 있을 경우 상대적 지위는 변수가 되지 않는 브라질 포르투갈어 모어 화자와 달리 한국어 모어 화자의 경우 상대적 지위가 높거나 친분이 없을 경우 부담정도가 높았다. 이는 소리 조절하기 상황에서도 비슷하였으나 조용한 공공장소에서의 요청은 두 집단 모두 부담정도가 높았다. 한편, 학습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모어 집단인 브라질 포르투갈어 모어 화자보다 전체적으로 부담정도가 높았는데 이는 한국어 발화에 대한 부담으로 판단된다.
이를 바탕으로 공손표현과 전략사용의 결과를 보면 먼저 한국어 모어 화자의 경우 상대적 지위가 공손표현과 전략 사용에 있어서 큰 변인으로 영향을 주지만 친분이 없는 경우에는 상대적 지위에 상관없이 공손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며 전략의 빈도도 높게 나타났다. 또한 부담이 큰 요청일수록 청자의 가능성이나 허락을 묻는 표현이 주로 이용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브라질 포르투갈어 모어 화자의 경우에는 한국어 모어 화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하였지만 상대적 지위에 따른 변인보다 친분에 따른 변인 요소가 전략 사용에 있어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한국어 학습자들의 경우에는 목표어의 환경에서 학습한 SL학습자들이 표현과 전략에 있어서 제한된 표현과 전략을 사용하는 FL학습자보다 한국인 모어 화자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모국어에서 나타나는 표현이 그대로 전이되어 사용되는 경향도 보였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브라질인 한국어 학습자들이 전반적으로 전략 사용에 인색하며 그 사용도 매우 제한적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브라질 내 브라질인 학습자들은 표현과 전략에 있어서 제한된 표현과 전략을 사용하였는데 상대방의 변인에 따른 전략 사용보다는 학습한 문형 위주의 사용이 대다수를 이루었다. 반면, 목표어의 환경에서 학습한 한국 내 브라질인 학습자들은 좀 더 다양한 전략 사용을 보이나 브라질 포르투갈어 모어 화자에게서 나타나는 표현이 그대로 전이되어 사용되는 경향도 있고 전략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도 보였다. 또한 한국 내 브라질인 학습자들의 전략 사용을 체류기간 별로 살펴보면 체류기간이 전략 사용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두 모어 집단이 사용하는 화행 전략 사용을 조사하여 이를 학습자 집단의 전략 사용과 비교하여 브라질인 학습자의 요청화행에서의 공손 전략 사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겠다. 현재 브라질인 한국어 학습자들의 빠른 증가에 비해 관련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향후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통해 이들의 한국어 습득을 이해하고 또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교육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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