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전란을 제재로 한 <남윤전〉·〈최척전〉·〈김영철전〉등의 전란소설을 고찰하였다. 이 소설들은 전란으로 가족과 헤어져 해외로 유리하고, 외국 여인과 혼인한다는 공통성을 ...
본 논문은 전란을 제재로 한 <남윤전〉·〈최척전〉·〈김영철전〉등의 전란소설을 고찰하였다. 이 소설들은 전란으로 가족과 헤어져 해외로 유리하고, 외국 여인과 혼인한다는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들은 현실성이 두드러질 뿐 아니라 사대부계층과 평민층의 양란 응전 의식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이에 세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검토하고 자 하였다. 첫째, 이 세 작품의 유형을 해외 체험형 전란소설로 설정하여 그 개념을 규정할 것이다. 둘째, 각 작품의 주인공의 성격 유형을 자세히 분석하여 작품의 특성을 살펴볼 것이다. 셋째, 각 작품에 반영된 작가의 핵심적 의식을 규명할 것이다. 넷째, 해외체험 전란소설이 지닌 소설사적 의의를 규정할 것이다.
<남윤전>은 보수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반면에 <최척전>·<김영철전>은 지배계층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어 당대 질서에 대한 대응방식이 서로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제도에 대한 의식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척전>에서는 절의 있는 부부애를 바탕으로 한 가족의 이산과 재회를 다루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유가적인 관념과는 대립적인 혼인관을 제시하고 있어 근대적 지향을 나타내고 있다.
<김영철전>에서는 군역에 대한 비판의식과 민중의 삶에 대하여 무책임한 국가권력과 지배계급의 행위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대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뚜렷한 현실의식이라 하겠다.
이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검토한 3편의 소설 가운데 <남윤전>은 가부장제적 질서를 옹호하고자 한 점과 유교와 우리나라의 문명적 우월성이 작가의식의 중심에 놓여있었다. <최척전>은 변화하던 시대에 출현하였거나 출현을 기대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함과 아울러 진취적인 가족관· 결혼관을 인상적으로 보여 준 점에서, <김영철전>은 긴 기간에 걸친 전란을 겪으면서 한 민중적 인물과 그 가족의 수난적인 삶을 사실적으로 전개하면서 당대의 중요한 모순으로 노정되었던 군역의 모순을 극명하게 고발한 점에서 현실적 요소가 두드러진 작품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들은 판소리 사설과 야담계 한문소설이 조선적 현실과 일상적 인간상을 통해 수준 높은 현실주의적, 사실주의적 성향을 훨씬 확대함으로써, 근대소설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바탕을 역할을 두드러진 작품이라는 소설사적 의의를 지녔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임진왜란·병자호란 등 커다란 역사적 전란을 제재로 한 고전소설 가운데 역사적 전쟁에 대한 종군적 요소를 지닌 소설인 전쟁소설과 구분하여 종군 체험 이외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 소설은 전란소설로 규정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척전>·<남윤전>·<김영철전>·<주생전>·<위경천전>은 전란소설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유형의 소설 가운데 <주생전>·<위경천전>과 <최척전>·<남윤전>은 주인공이 해외에 잡혀가서 온갖 고난을 겪는 소재를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전란과 관련된 투철한 현실인식이 나타나 있다. 이런 점에서 <최척전>·<남윤전>·<김영철전>은 해외체험형 전란소설로 따로 설정하여 다룰 가치가 있다. 이 세 작품은 작가의식의 측면에서 상통하는 요소를 지니면서도 특징적 양상을 지닌 소설이다. 해외체험형 전란소설 가운데 <남윤전>은 보수적 인간형을 통하여 일본과의 전란을 겪은 뒤의 윤리의식의 해이와 일본의 문명에 윤리에 대한 우월의식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점에서, <최척전>은 변화하던 시대에 출현하였거나 출현을 기대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함과 아울러 진취적인 가족관· 결혼관을 인상적으로 보여 준 점에서, <김영철전>은 긴 기간에 걸친 전란을 겪으면서 한 민중적 인물과 그 가족의 수난적인 삶을 사실적으로 전개하면서 당대의 중요한 모순으로 노정되었던 군역의 모순을 극명하게 고발한 점에서 현실적 요소가 두드러진 작품들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들은 판소리 사설과 야담계 한문소설이 현실주의적, 사실주의적 성향을 확대함으로써 근대소설로 근접하게 한 저변으로서의 역할을 일부 담당한 작품이라는 소설사적 의의를 지녔던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논문은 전란소설 가운데 해외체험형에 속하는 작품 전체를 다루지 못한 점과 검토의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에 대해서도 이본간의 차이, 구조적 원리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한계를 지녔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앞으로의 숙제거리가 되어야 마땅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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