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춤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몸과 행위를 기반으로 하는 춤은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모호한 예술로 논의되어져 왔다. 바로 감정이 내재되어 있는... 본 연구는 춤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몸과 행위를 기반으로 하는 춤은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모호한 예술로 논의되어져 왔다. 바로 감정이 내재되어 있는 몸과 행위를 매체로 이루어지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속적으로 춤을 이해할 수 있는 학문적 연구들을 지속해 왔고, 여기에서는 춤을 수행적 과정으로 구성되는 변화 가능한 ‘사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연구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신체가 가지는 특성들을 기반으로 퍼포먼스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수행성은 신체적 행위들이 매개되어 ‘사건’을 구성할 수 있게 하는 근원적 개념이다. 수행성의 작용은 기호적 몸을 통해 재현되는 텍스트의 ‘읽기’가 아닌 현상적 몸과 행위 그 자체의 ‘보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관객은 현상적 몸과 기호적 몸의 긴장 관계에서 드러나는 체현된 ‘신체성’을 지각하게 된다. 신체성의 지각은 퍼포먼스 전반을 변화시킨다. 체현된 신체성은 새로운 공간성을 구성하고,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된다. 관객은 공간 속에서 전이되는 행위자와 다른 관객의 에너지, 그리고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지각하게 된다. 그리고 관객의 반응과 행위들은 퍼포먼스 과정 중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관객은 수용자가 아니라 주체자로서 스스로 퍼포먼스에 참여하며, 여러 상황들이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퍼포먼스는 규정된 작품이 아니라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사건’이 되는 것이다. 퍼포먼스에서 수행성의 작용은 바로 상호매체성에 기반을 둔다. 상호매체성은 ‘경계가 약화되는, 그리고 경계를 넘어서는’ 행위들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오브제로서의 매체들의 관계 변화에 주목하는 상호매체성의 논의들을 몸이라는 매체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특히 퍼포먼스에서 몸과 소리, 공간 등의 관계에 적용한다. 퍼포먼스에서 행위자와 관객의 현상적 몸이라는 매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상호작용은 새로운 신체성, 소리성, 공간성, 시간성들을 구성한다. 그리고 관객은 바로 이렇게 구성된 물질성들을 감각적으로 지각하게 되는 것이다. 상호매체성은 바로 퍼포먼스 수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의미와 지각의 효과이며, 다양한 매체성의 상호 작용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각적 활동의 결과이다. 그리고 행위자와 관객의 경계를 해체하고 그 ‘사이’ 공간을 열어줌으로써, 바로 수행성이 작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준다. 따라서 행위자와 관객의 몸이라는 매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요소들의 작용들 내에서 논의하는 것이 퍼포먼스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이 될 것이라 여긴다. 마지막으로 탄츠테아터를 통해 이러한 논의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탄츠테아터’는 신체의 경계를 넘어서고 일상적 움직임들을 유입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움직임의 연결고리를 해체한다. 경계를 넘어선 움직임들을 행하는 탄츠테아터가 이러한 퍼포먼스 연구 방법론의 분석에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따라서 몇몇 사례들 속에서 수행성과 상호매체성이 작용하는 지점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이로 인해 관객의 지각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의미 구성의 과정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행위자의 현상적 몸을 관객이 지각하게 되면 퍼포먼스 내에 새로운 신체성이 구성된다. 신체성의 지각은 관객의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일상의 소리, 몸의 소리, 호흡, 잡음 등은 이제 퍼포먼스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퍼포먼스만의 소리성을 구성하고, 신체성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게 구성된 신체성과 소리성은 퍼포먼스 전체의 공간성, 즉 분위기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관객은 바로 이 분위기를 지각하고 이에 반응함으로써, 지속적으로 퍼포먼스를 변화의 과정으로 만들어간다. 이제 관객은 수용자가 아니라 퍼포먼스를 구성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행적인 ‘사건’으로서의 퍼포먼스이다. 일시적이고 변화하고 유동적인 퍼포먼스에서 관객은 텍스트를 읽어낼 필요가 없다. 과정 안에서 스스로 볼 것을 선택하고, 반응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퍼포먼스의 의미를 구성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석은 퍼포먼스 종료 이후 참여자들의 몫이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퍼포먼스에서 하나의 고정된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참여자들은 퍼포먼스 과정에서 형성되는 분위기를 지각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 의미를 구성해나간다. 이러한 논의는 전통 관점의 해석을 벗어나서, 스스로의 경험과 감각적 지각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퍼포먼스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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