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970년대의 문화는 ‘통기타·블루진·생맥주’라는 문화적 기호로만 칭해졌다. 그러나 이것은 이 시기의 소비문화의 한 측면을 강조하는 논의에 불과할 뿐 문화의 주체이자 문화... 지금까지 1970년대의 문화는 ‘통기타·블루진·생맥주’라는 문화적 기호로만 칭해졌다. 그러나 이것은 이 시기의 소비문화의 한 측면을 강조하는 논의에 불과할 뿐 문화의 주체이자 문화의 생산자인 대학생 혹은 ‘청년’에 대한 논의를 전면에 부각시키지는 못했다. ‘청년’의 개념은 시대와 역할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내포하면서 담론화 된다. 1930년대의 ‘청년’은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 남성으로 규정되었지만, 1970년대 ‘청년’은 산업화로 도시에 유입된 노동자·대학생·재수생과 같은 다양한 계층을 포괄하고 있다. 문학 연구에서 1970년대는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지성이라는 계간지의 창간과 독서 인구의 증가라는 양적인 성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소설의 양상을 아우를 수 있는 연구 성과는 아직 미비한 상태이다. 여기에서 ‘문화론적 방법론’으로 1970년대 대중소설에 나타난 ‘청년’의 표상과 ‘청년문화’의 의미를 고찰하는 작업은 문학 연구에 적지 않은 의의가 있다. 1970년대 ‘청년문화’는 남재희의 「청춘문화론」(세대, 1970. 2)을 시작으로 김병익이 쓴 「우리 시대의 젊은 우상들」(동아일보, 1974. 3. 29)이라는 기사로 확산되었으며, 학계‧언론계‧대학 등이 참여할 정도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논쟁은 ‘청년문화’를 기성 세대에 대한 반발로 보고 저항의식을 내포한 것으로 볼 것인가, 서구의 문화를 단순히 모방하는 하위문화로 볼 것인가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청년문화’에 대한 논의는 이를 뒷받침할 이론의 부재와 ‘청년문화’를 이끌어가는 대학생들의 반발과 거부, 검열과 물리적 제재와 같은 정치적 제약으로 인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다. ‘청년문화’에 대한 논의는 비록 짧은 시기에 진행되었지만, 1970년대 대중문화가 세대를 논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점을 나타낸다. 또한 정치적인 통제와 규율이 강화되었던 유신의 시대에 ‘청년’이 문화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와 같은 ‘청년문화’에 대한 논의가 소설의 형식으로 구체화된 것은 최인호·조해일·조선작·한수산 등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는 산업화‧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청년’은 이전과 다른 장소를 경험하게 된다. 최인호의 「타인의 방」과 내 마음의 풍차, 조해일의 「아메리카」의 ‘청년’은 아파트, 기지촌과 같은 장소에서 내부에 있으면서도 장소감을 느끼지 못하고 방관자 혹은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바보들의 행진의 ‘병태’와 ‘영자’는 대학의 내부에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면서 소속감이나 공동체 의식도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대학을 떠나지 못한 채 대학의 주변에서 머물거나 거리를 배회하면서 기성 세대의 권위에 바보같은 말과 행동으로 소극적인 반항을 한다. 겨울 여자나 별들의 고향에 나타난 여성 인물은 자신이 머물러 있는 장소와 그 장소에 공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성을 베풀면서 훼손된 대지로 형상화된다. 이 때문에 겨울 여자의 ‘이화’는 ‘성녀(聖女)’로 별들의 고향의 ‘경아’는 생명력을 가진 여자로 불린다. 조선작의 미스 양의 모험이나 「영자의 전성시대」에는 무작정 상경한 소녀가 도시의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이들은 서울에서 정착하여 방 한 칸 얻기를 희망하지만, 하층민 여성의 직업을 연행하다가 마지막으로 사창가로 흘러들어간다. 또한, 박범신의 죽음보다 깊은 잠과 조해일의 갈 수 없는 나라의 여성 인물은 자신의 육체를 상품화하여 상류층으로 계층이동을 꿈꾼다. 하지만 이들 역시 도시의 주변인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한수산의 해빙기의 아침과 부초의 ‘청년’은 역사적 시공간에 대한 동경과 향수를 보인다. 해빙기의 아침에서 가족사의 불행의 원인은 모두 부모 세대가 겪은 전쟁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강화’로 상징되는 역사적 시공간을 통해 불행을 극복한다. 부초는 서커스단의 모습을 통해 과거 서커스단이 지니고 있었던 이상적 공동체를 동경하고 텔레비전과 같은 볼거리에 의해 밀려난 공연 양식에 대한 향수를 드러낸다. 1970년대 대중소설에 나타난 ‘청년’ 표상은 ‘청년문화’를 통해 정치적 무의식을 드러내는 감성의 분할patage du sensible이 가능하게 한다. ‘청년’은 자신의 정치의식을 발화가 아닌 침묵으로 드러낸다. 바보들의 행진의 ‘병태’가 질문에 답하지 않는 모습은 바로 말하지 않거나 쓸쓸함이나 낯설음을 느끼는 것은 바로 침묵이나 감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청년’은 침묵이나 감정의 차원에서 자신의 정치적 무의식을 드러냄과 동시에 행동의 차원에서는 소비문화의 향유를 통해서 드러내기도 한다. 대학생이 먹고 마시고 입는 일상적인 행동은 자신을 타인과 구별하기 위한 문화적 취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아가 이들의 취향은 기성 세대와 차별화되는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표출하는 행동이다. 1970년대 대중소설에서 ‘청년’은 순결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면서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나 순결에 대한 인식이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대체되면서 생계를 위해 성을 상품화하는 여성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 1970년대 대중소설이 ‘호스티스 문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 인물이 많이 등장한 것은 바로 순결에 대한 관념의 변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관념에 대한 변화는 여성에게는 성적인 자각이 가능하게 했다. 1970년대 대중소설의 여성인물은 성의 상품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스스로 성의 주체가 되어서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드러냈다. 1970년대 대중소설을 ‘청년’ 표상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것은 단순히 문학의 장에 한정시켜 소설을 연구하는 것에서 나아가 대중문화의 영역을 포괄하는 것으로 문학 연구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가 1970년대 문화 전반을 재구성하고 그 지형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韩语论文网站,韩语论文题目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