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는 다원화, 물질화, 세계화 등의 여러 특성들을 가진 복잡한 사회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복잡한 사회에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으나, 부정적인 결과 역시 공존한다. 곧 인간 소외... 오늘날 사회는 다원화, 물질화, 세계화 등의 여러 특성들을 가진 복잡한 사회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복잡한 사회에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으나, 부정적인 결과 역시 공존한다. 곧 인간 소외의 분위기가 조장되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까지도 위협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 안에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에 근거한 교회의 활동은 인간의 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다른 한편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진단한 것처럼, 교회는 영적 세속성의 경향을 보인다. 겉으로는 제대로 된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 안에 하느님이 부재하고 자기중심적 자세로 내면에만 몰두하는 교회는 자신의 사명을 실현할 수 없으며, 본질과 직결된 사명을 실현하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본질 또한 놓치게 된다. 그러므로 교회는 자신의 활동을 위해서 스스로를 식별해야 할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본 논문은 세상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교회의 모습과 세상을 돕기 위해 내부적으로 자신을 재정비해야만 하는 교회를 교회론적으로 다루고자 하였다. 특히 이러한 고민이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 여실히 드러난다.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제시하고자 하는 이 문헌은 교회 스스로가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이 어디 있는지 확인한다. 이를 통해 교회 스스로가 어떠한 사명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한다. 무엇보다도 『복음의 기쁨』은 50년 전에 폐막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부터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 자신의 위치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복음의 기쁨』은 교회 자신의 내부를 고찰하는(Ecclesia ad intra)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의 교의적 진술을 통해 자신의 본질과 사명을 확인한다. 또한 이 내부적 고찰과 더불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헌장」의 교회 외부를 향하는(Ecclesia ad extra) 사목적 측면을 통해서도 자신의 본질과 사명을 확인한다. 본고의 제1부에서는 『복음의 기쁨』이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던 「교회헌장」의 교회론들에 대해서 다루었다. 자신이 이어받은 교회의 전통을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살피는 「교회헌장」에는 법률적 교회론, 그리스도의 몸 교회론, 성사로서의 교회론, 하느님 백성의 교회론이 공존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부들은 교회론의 표상의 다양성 앞에 서 있으면서도, 상호 소급 불가능성과 상호 보완성을 엄밀하게 표현해 낸다. 다시 말해 그것들을 합치거나 그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개의 축이 공존하고 있다고 표현해 내는 것이다. 이렇게 공의회는 「교회헌장」을 통해 교회 이해의 내적인 다차원성의 틀에 따라 여러 교회론을 수용하여 제시한다. 이러한 다차원적 이해를 커다란 틀로 삼는 「교회헌장」의 교회론은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을 통합하는 관점을 가지고 작성되었다. 다양성 앞에서 상호 소급 불가능성과 상호 보완성의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진 「교회헌장」의 다차원적인 작업방식은 ‘내부를 향한 교회’(Ecclesia ad intra)의 틀 안에서 이해될 수 있다. 「교회헌장」 안에서 발견되는 여러 교회론들은 원천들로부터 교회의 내적원리와 활동에 대해서 살펴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원천들로부터 얻어낸 교회의 내적 원리들이 「교회헌장」을 통해서 잘 어우러짐으로써 교회의 여러 측면의 모습이 서로 침범하지 않으면서 보존된다. 제2부에서는 「사목헌장」의 주요 개념들인 ‘내부를 향하고-외부를 향하는’ 구조, 시대의 징표, ‘관찰-판단-실천’의 삼 단계 작업방식에 대해 살펴보면서, 「사목헌장」의 교회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헌장의 기본 구조는, 교황 요한 23세가 밝힌 ‘세상에 신앙을 중개하는’ 공의회의 의도를 따라 ‘내부를 향하고-외부를 향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 구조는 신학적 차원과 역사적 차원을 동시에 드러내는 ‘시대의 징표’를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설명이 가능해진다. 또한 내부를 향하는 교회, 외부를 향하는 교회, 시대의 징표라는 이 세 개념의 관계는 ‘관찰-판단-실천’이라는 삼 단계 작업방식을 통해 설명된다. 한편, 「사목헌장」은 자신과 외부와의 관계를 설정하고, 「교회헌장」 안에서 진술되었던 ‘성사로서의 교회론’을 통해 외부와의 관계 설정을 교회론적 초점으로 끌어들이면서 교회의 신비에 사목적 틀을 부여한다. 이 점이 「사목헌장」 제1부의 제4장에서 드러난다. 특히 40항은 이를 잘 표현한다. 교회는 ‘인간의 존엄을 치유하고 향상시키며, 인류 사회 결속을 강화하고, 인간의 일상 활동에 더욱 깊은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함으로써’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본고의 제3부는 위와 같은 고찰을 바탕으로 『복음의 기쁨』 안에서 「교회헌장」의 교의적 진술과 「사목헌장」의 사목적 방법론의 적용을 분석하였다. 새로운 복음화를 제시하기 위해 『복음의 기쁨』은 「교회헌장」에서 제시되었던 여러 교회론을 통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모습을 제안한다. 법률적 교회론과 그리스도의 몸 교회론이 교회의 선교적 변모를 위한 쇄신을 요구할 때 언급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성사로서의 교회론’과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론’이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며,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를 통해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려는 『복음의 기쁨』의 의도를 이끌어나간다. 『복음의 기쁨』은 교회론의 상호보완적 관계 설정을 통해서 ‘선교적 변모’의 근거를 얻는다. 다른 한편, 『복음의 기쁨』은 「사목헌장」과도 관련이 있다. 제2부에서 고찰한 「사목헌장」의 주목할 만한 개념인 ‘내부를 향하고-외부를 향하는 교회 구조’, ‘시대의 징표’, ‘사목적 장소 설정’, ‘관찰-판단-실천’의 삼 단계가 교황 프란치스코의 권고에도 드러난다. 이렇게 시대의 징표에 대한 관찰, 자신이 속한 구체적 장소 확인, 그리고 실천은 교회가 사회 조직의 분열에 직면해서 무언인가를 제안할 수 있고, 오늘날 인류의 삶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서 그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게 만들며, 사람들에게 복음적으로 봉사함으로써 사회를 건설하는데 교회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또한 인간의 존엄성, 가장 약한 이들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만드는데 교회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드러낸다.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은 「교회헌장」에서 진술되는 여러 교회론을 수용하면서 내부적 정체성 파악과 더불어 「사목헌장」이 제안했던 ‘시대의 징표’를 통해 세상의 슬픔과 고뇌를 발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또 다시 파악한다. 이렇게 공의회로부터 수용된 내부를 향하는 교회와 외부를 향하는 교회의 모습은 특히 그리스도와 함께 있음으로써 하느님으로부터 얻어지는 ‘기쁨’을 통해서 가능하다. 복음의 ‘기쁨’은 교회의 본질과 사명이 생기를 얻도록 만들어 준다. 그러므로 교황 프란치스코의 표현처럼 교회는 기쁨이 넘치는 ‘이 땅 위의 사명’이다. 세상에서 하나의 사명으로서 살아가는 교회는 언제나 세상 안에 존재하고 세상과 마주한다. 『복음의 기쁨』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헌장」의 교의적 진술들과 「사목헌장」의 사목적 문법들을 충실히 수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문헌은 공의회 폐막 50년이 지난 오늘에도 공의회 정신을 다시금 교회의 출발선에 위치시키고 공의회의 의도를 여전히 유효하도록 만드는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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