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우리말로 쓰인 좋은 문학작품을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성장배경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남북한 사람들이 경험한 정서적 교류의 실현 양상을 살펴보는 데 ... 이 연구는 우리말로 쓰인 좋은 문학작품을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성장배경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남북한 사람들이 경험한 정서적 교류의 실현 양상을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북한 출신 20대 청년들과 한국 출신 청·장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독서모임을 대상으로 실제 대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관찰하고, 참여자들 간의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서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고찰하였다. 그동안 남북한은 접촉과 교류의 측면에서 서로를 알 기회가 적었고, 그마저도 남북관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해왔다. 우리와 같은 시기에 분단의 아픔을 겪은 독일이 상호 TV시청을 포함해 편지, 전화통화가 허용되고 문화·체육 등 다방면에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졌던 것과 비교해 보아도 남북한의 교류는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독일은 통일되기 전까지 460만 명 이상의 동독주민이 서독으로 이탈 또는 합법 이주한 데 비해, 우리의 경우 2015년도까지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2만 8천여 명에 그친다. 꾸준한 교류와 이주가 이어진 독일이 통일 후 30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사회적·정서적 통합에서 겪는 어려움을 유념한다면 그동안 알 기회가 적었던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 서로를 알아갈 기회이다. 평범한 남북한 사람들이 교유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서 연구자가 주목한 것은 책을 매개로 남북한 주민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독서모임이었다. 가능한 한 참여자들 모두가 활발히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읽을 작품은 황선미의 동화『마당을 나온 암탉』을 선택하였다. 4개월 간 8회에 걸쳐 진행된 독서모임의 결과 다양한 연령대의 남북한 출신 참여자들은 텍스트에 대한 공감과 반응,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력, 독자 간 이해의 확장과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정서적 교감을 확인하고 상대방을 포함한 집단에 대하여서도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를 체험하였다. 첫째, 남북한 참여자들은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자신만의 감정이나 고유한 경험, 기억 등을 투사한 해석으로 작품과 만나고, 공감되었던 부분과 이유, 더 생각해 본 것과 체험 등을 진솔하게 다른 이들과 나누었다. 둘째, 참여자들은 텍스트에 대한 타인의 반응에 공감하면서 차츰 서로를 ‘맥락을 지닌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다. 셋째, 독서모임에서 지속적으로 만나온 참여자들은 우리가 출신지로만 구분될 수 없는 개별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게 되었다. 독서모임을 통해 참여자들은 남북한 출신자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도 상상해보게 되었다. 특히 서로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필요성에 공감하였으며, 텍스트의 주인공이 삶에 임하는 태도를 보면서 나눈 다양한 생각을 토대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찾아갔다. 이러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참여자들 사이의 친밀감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 출신’이라는 상대방의 집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 만남이 정기적으로 지속되었을 때 남북한 출신자들은 상대편 집단에 대해서도 편견과 고정관념이 감소되고 불안감이 낮아져 부정적인 태도 역시 누그러질 수 있었다. 이 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교유가 거의 없었던 남북한 사람들이라도 문학작품을 함께 읽는 독서모임을 통해 그러한 이해능력을 키울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우리말로 쓰인 좋은 문학작품이 낯선 이들을 연결해주는 유용한 매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민주사회를 함께 살아갈 다른 구성원을 이해하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기능하였던 것이다. ,韩语论文,韩语论文网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