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국어 사전 편찬의 사적 흐름과 편찬방식의 비교 검토를 통해 기존 사전들의 미비점과 문제점을 살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국어 사전 편찬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
이 연구는 국어 사전 편찬의 사적 흐름과 편찬방식의 비교 검토를 통해 기존 사전들의 미비점과 문제점을 살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국어 사전 편찬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확장형 일반 한국어 대사전을 주 고찰 대상으로 하였으나 국어 사전 편찬의 역사적 흐름을 살피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국어 사전 이전의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조선 중기 이후의 여러 어휘자료집과 개화기 무렵의 대역 사전들 그리고 국어 사전 편찬에 대한 각계의 노력과 관심도 사적 고찰 대상에 포함시켰다.
II장에서는 국어 사전 편찬의 역사를 제 1기부터 3기까지의 세 단계로 나누어 보았다.
(1) 제 1기 - 조선 중기 이후 많이 쏟아져 나온 어휘자료집들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국어 사전은 아니나, 사전으로서의 초기 형태를 보인 것으로 중요한 국어사의 자료를 보여준다. 뒤이어 19C 말부터 20여 년간 중점적으로 간행되었던 대역 사전 역시 순수 단일어 국어 사전은 아니나 국어 사전 편찬에 대한 각성을 깨우쳤다는 점에서 이 시기는 국어 사전의 태동기라 부를 만하다.
(2) 제 2기 - 이 시기는 본격적인 국어 사전이 집필되기 시작한 시기로, <조선광문회>의 「말모이」(1911∼미완성) 엮기 사업과 <계명구락부>의 「朝鮮語辭典」편찬 과정을 거쳐, 문세영에 의해 최초로 완간된 「朝鮮語辭典」(1938), 이윤재의 「표준조선말사전」(1947) 등이 나옴으로써, 국어 사전 편찬에 있어 기초를 세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3) 제 3기 - 한글학회의 「큰사전」(1947∼1957)이 간행됨으로써 국어 사전 편찬 역사는 하나의 큰 획을 긋게 된다. 「큰사전」의 크고 작은 영향 속에서 이후 많은 대사전과 중소 사전들이 왕성하게 간행되는데, 그중 일반인에게 가장 애용되었던 사전들이 이희승편 「국어대사전」과 신기철·신용철 편 「새 우리말 큰사전」(1974), 「금성판 국어대사전」(1991)등이다. 많은 사전들이 새로운 기획을 띄고 그 이전의 사전들에 비해 미비점이 보완되어 간행되었으나 「큰사전」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사전들도 상당하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사전으로 연세대 언어 정보 개발 연구원이 주관이 된 「연세한국어사전」(1998)이 기존 사전들과 편찬 방식 등에서 많이 달라졌으며, 현재 국립국어연구원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이전의 사전 분석 결과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수정한 대사전 간행 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II장이 사전 편찬의 역사를 다루었다면 III장에서는 기존 국어사전의 편찬 방식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문제점을 발견하고 간략하나마 편찬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국어사전의 편찬 방식을 살피는 데는 여러 가지가 다루어질 수 있겠으나, 본고에서는 표제어 선정, 표제어 배열, 뜻풀이, 표기와 발음정보, 문법 정보의 표시와 범위 문제에 국한해서 고찰하였다.
우선 표제어 선정에 있어 그동안의 사전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낸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표제어 수의 증가에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들어가야 할 내용 대신에, 빠져도 될 고유명사나 전혀 실생활에서 쓰이지도 않고 문헌에도 등장하지 않는 한자어나 외래어 등의 표제어가 자리를 메우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표제어 배열에 있어서는 ① 하나의 표제항으로 올라 있는 낱말의 미시구조의 배열문제, ② 같은 자모로 표기되는 말의 배열순서, ③ 복합어, 속담 등을 표제어로 선정해서 배열할 것인가, 부표제어로 수록할 것인가의 문제, ④ '-하다', '-되다' 따위가 붙어 파생된 말을 어떻게 배열할 것인가의 문제, ⑤ 하나의 표제항에 속한 여러 개의 뜻풀이의 순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 등을 사전별로 검토하였다.
뜻풀이에 나타난 기존 사전들의 전반적인 문제점은 순환적 정의가 많다는 것, 뜻풀이가 표제어보다 더 어렵거나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하나의 표제어가 여러 가지 뜻을 갖는 경우 풀이의 배열 순서에 대한 원칙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 낱말들의 뜻풀이가 사전마다 거의 똑같은 것이 많다는 것 등을 예를 들어가며 살펴보았다.
표기와 발음은 대체로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표준 발음법에 따라 일치하고 있으나 표기의 경우 외래어 표기 등에 있어서 약간의 불일치를 보인다는 점(중소사전의 경우는 상당히 차이가 있음)과 발음 표시의 기준이 모호하고 충분하지 못하여 사전별로 약간의 차이를 드러내며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음을 보았다.
문법 정보의 표시와 범위 문제는 그동안 다른 면에 비해 가장 취약한 언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품사 표시나 하위 품사 표시와 같은 형태론적 측면에서의 정보만 표시할 뿐, 통사적 특징에 대한 문법적 정보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
그외 주요하게 논의되고 검토되어야 할 것들로 용례, 어원 정보, 관용 표현, 북한어의 수록 등이 있다.
우리 국어 사전이 위에서 살핀 것처럼 아직 많은 미비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완벽한 사전 편찬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어찌보면 짧은 사전 편찬의 역사 속에서 이 정도의 사전들을 가지고 있는 것만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이름난 사전들에 비해 부족하고 미비한 점을 채워 넣기 위해서는 사전 편찬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더 많이 증대되고 지속적으로 계속되어야 한다.
국어 사전이 민족의 정체성을 확해 주는 구체적 산물이며, 그 나라의 문화적 역량의 상징적 표상임을 생각할 때, 사전 편찬이 지닌 중대한 문하 사업의 의의를 절감하고 과감한 예산 편성, 전문 인력의 확보, 제도적·행정적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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