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인지언어학과 대조언어학의 관점에서 한국인과 폴란드인의 ‘이동’에 대한 인식을 검토하고자 하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양 언어의 사용자들에게 ‘이동’을 나타내는 동사가 ...
이 연구는 인지언어학과 대조언어학의 관점에서 한국인과 폴란드인의 ‘이동’에 대한 인식을 검토하고자 하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양 언어의 사용자들에게 ‘이동’을 나타내는 동사가 무엇인지 살펴본 후 한국어와 폴란드어 이동 동사의 종류, 그리고 이동 동사 구문의 원형 대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이에 한국어의 ‘움직이다’, ‘이동하다’와 여기에 대응되는 폴란드어 ‘ruszać(움직이다)’, ‘ruszać się(스스로 움직이다)’와 ‘przemieszczać(이동하다)’, ‘przemieszczać się(스스로 이동하다)’를 간단히 살펴보았으며 양 언어의 원형성의 이동 동사의 구문을 실험을 바탕으로 대조하였다.
인지언어학의 이론 검토를 통해 한국어와 폴란드어의 이동 동사에 대한 원형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한국어의 경우 원형성의 이동 동사는 ‘가다’, ‘오다’가 가장 전형적이며 ‘가다, 오다’와 같이 대립을 이루는 이동 동사 쌍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폴란드어 동사 쌍은 없다. 단일 동사로 이동 동사를 분류한 결과 한국어 ‘가다’에 대응하는 폴란드어 동사는 ‘iść(걸어서 가다)’와 ‘chodzić(걸어 다니다)’의 두 동사로 제시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유형적으로 아주 다른 한국어와 폴란드어의 ‘이동’을 나타내는 원형성의 동사들의 대립을 위한 기준이 한국어에서는 주어진 공간에서 주체를 중심으로 가까워지는지, 아니면 멀어지는지에 따라 구분되는 ‘방향성’이 그 기준이 되는 반면 폴란드어에서는 목적지가 정해지는지, 아니면 정해지지 않는지, 또한 목적지가 정해진다면 ‘이동’이 일회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아니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지에 의해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형성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이 연구에서 학부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국인과 폴란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하였다. 생각나는 대로 ‘이동’을 나타내는 동사를 쓰라는 질문에 답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 양 언어에서 ‘이동’을 나타내는 동사의 분포 범위가 넓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으며 동사의 종류도 많이 나타났다. 응답자수를 기준으로 하면 폴란드인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보다 이동을 나타내는 동사를 더 많이 제시하였다. 폴란드 학생들(75명)은 213개 동사를 제시한 반면 한국인 학생들(174명)은 173개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동사 개수의 차이점은 ‘이동’에 대한 생각 이외에 폴란드어에서 ‘이동’에 관한 시간, 즉 완료상과 미완료상의 대립, 또한 ‘일회성’과 ‘반복성’의 대립이 어휘적으로 반영하고 표시되기 때문으로 분석하였다. 폴란드인은 이동 동사를 사용하기 전에 이동 사건에 대하여 상(相)적인 정보를 알아야 적절한 동사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한국어의 경우엔 ‘오다’, ‘가다’와 같이 방향성의 의미자질에 의하여 동사 개수가 많아진다.
이 논문의 주요 목적인 원형성 이동 동사와 그 구문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어 기본 수준의 이동 동사 중 가장 원형적인 ‘가다’와 이에 대응하는 폴란드어 ‘iść(걸어서 가다)’와 ‘chodzić(걸어 다니다)’를 대조, 분석하였으며 또한 방식 이동 동사로서 큰 차이를 보이는 ‘날다’와 ‘lecieć(날아가다)’, ‘latać(날아다니다)’를 대조, 분석하였다.
먼저 ‘가다’를 중심으로 한국어, 폴란드어의 세 동사의 사전 의미를 살펴본 후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두 언어를 대조하였다. 실험 결과, 한국어와 폴란드어의 ‘가다’ 이동 구문은 ‘S[경로]V’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즉 ‘가다’ 이동 구문은 ‘경로’ 구문의 실현이 가장 원형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와 폴란드어 ‘가다’ 이동 구문은 반복성의 시간 부사어의 실현과 관련해서는 차이점이 나타났다. 한국어 ‘가다’ 구문은 반복성의 시간 부사어의 출현 유무가 자유롭게 나타났다. 즉 ‘매주, 매달, 한 달에 한 번, 주말마다’와 같은 반복적인 부사어 구문뿐만 아니라 부사어가 없는 구문도 나타났다. 반면 폴란드어에서 ‘iść(걸어서 가다)’는 빈도 부사어가 없는 구문 즉 ‘일회성’이 있는 구문으로, ‘chodzić(걸어 다니다)’는 빈도 부사어나 반복을 나타내는 부사어와 함께 나타나 한국어와 차이를 보였다.
또한 한국어는 ‘이동 수단’의 사용이 없어도 짧은 거리인 ‘학교에 간다’나 먼 거리인 ‘부산에 간다’의 실현이 자유롭다. 그러나 폴란드어에서는 ‘이동 수단’의 실현이 없는 경우는 대체로 짧은 거리일 때로 한정된다. 즉 폴란드어에서는 대립을 이루는 원형성의 동사인 ‘iść(걸어서 가다)’, ‘chodzić(걸어 다니다)’ 자체가 ‘발로 걸어 자리를 옮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아주 먼 거리의 ‘목적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먼 거리의 이동을 나타낼 때는 대부분 ‘이동 수단’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동사를 사용해야 하므로 한국어와 차이를 보인다.
세 번째, 한국어와 달리 폴란드어에서는 ‘착점’이 ‘전문직 종사자’의 명칭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한국어는 ‘치과에 가다’, ‘동물 병원에 가다’로 실현되는 장소 구문이 폴란드어에서는 ‘iść do dentysty(치과의사에 가다)’, ‘iść do weterynarza(수의사에 가다)’로 나타난다. 즉 폴란드어에는 ‘착점’이 장소가 아닌 ‘전문직 종사자’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원형성의 이동 동사 중 이동 방식을 비교하기 위하여 한국어 ‘날다’와 폴란드어 ‘lecieć(날아가다)’, ‘latać(날아다니다)’를 분석하였다. 먼저 한국어 ‘날다’와 폴란드어 ‘lecieć(날아가다)’, ‘latać(날아다니다)’도 사전 의미를 살펴본 후 설문조사 결과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한국어와 폴란드어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높은 비율의 문형이 특별히 출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중 비교적 출현 빈도가 높은 문형을 살펴보면 한국어에서는 ‘S[장소]V’와 ‘SV’가, 폴란드어에서는 ‘운행’과 관련된 문형 ‘S[수단]V’와 ‘S[경로]V’가 나타났다.
또 문형의 주어를 살펴보면 한국어와 폴란드어 모두 유정물인 주어와 무정물인 주어가 나타났지만 한국어에서는 주어 위치에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이 나타난 반면 폴란드어에서 동물보다 사람이 더 많이 나타나 인식 조사에서 ‘날다’와 관련된 양 언어의 문형이 다른 양상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즉 한국어와 폴란드어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원형성의 대립 이동 동사들은 실제 사용에서도, 그 사용 기준의 영향으로 인해 다른 방식의 문형을 이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국어와 폴란드어의 ‘이동 동사’에 관해 공통점도 살펴보았지만, ‘이동’과 함께 ‘반복적인 시간’을 사용하는지의 유무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한국어와 폴란드어는 유형학적으로 매우 다른 언어에 속한다. 하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행동의 결과 공통의 개념을 형성하며, 문화·자연적인 특성에 따라 특수한 개념을 형성하여, 이를 바탕으로 인간이 언어를 만들고 사용한다는 인지언어학의 입장을 받아들인다면 한국어와 폴란드어의 이동 동사의 원형성과 구문의 공통점과 차이점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는 한국어와 유형학적으로 다른 언어의 비교, 대조 분석이 가능함을 다시 한 번 알려 주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이런 점에서 다양한 언어를 대상으로 원형성의 이동 동사에 대한 대립이 유형학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관한 후속 연구의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연구는 ‘이동’에 관한 인식과 함께 실제 사용 구문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한국어와 폴란드어 교육과 통번역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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