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구어 말뭉치 자료를 바탕으로 문말 형식 ‘-긴’의 문법·의미·화용적 특성을 귀납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말 형식 ‘-긴’은 ‘부정/반박’ 기능의 ‘-긴1’,... 본고는 구어 말뭉치 자료를 바탕으로 문말 형식 ‘-긴’의 문법·의미·화용적 특성을 귀납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말 형식 ‘-긴’은 ‘부정/반박’ 기능의 ‘-긴1’, ‘평가’ 기능의 ‘-긴2’, ‘선행 발화 내용을 수용/긍정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유보하는’ 기능의 양태부사 ‘하긴’으로 나뉜다. ‘부정/반박’의 ‘-긴1’ 기능은 선행 발화의 명제 내용에 대한 부정인지, 표현의 적절성에 대한 부정인지에 따라 ‘명제 부정’의 ‘-긴1-1’과 ‘상위언어적 부정’의 ‘-긴1-2’로 나뉘며, ‘평가’의 ‘-긴2’ 기능은 화자 평가 시의 태도에 따라 ‘부정적 평가’ 기능의 ‘-긴2-1’과 ‘긍정적 평가’ 기능의 ‘-긴2-2’로 나뉜다. 문말 형식 ‘-긴(기는)’은 기존 연구에서 ‘반박’과 ‘평가’ 두 가지 기능이 있다고 논의되어 왔지만, ‘선행 발화에 대한 반박’과 ‘부정적 평가’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본고는 기존 논의에서 다루어져 왔던 ‘선행 발화에 대한 반박’을 ‘명제 부정’으로 보고, ‘명제 부정’과 ‘부정적 평가’ 외에 ‘상위언어적 부정’과 ‘긍정적 평가’ 두 가지 세부 용법을 새롭게 밝혔다. 문말 형식 ‘-긴’은 한국어 사전에서는 종결어미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불완전한 문법적 위상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존적 구성에서 문 종결 형식이 발달하면서 주절처럼 쓰인다는 점에서 탈종속화(insubordination)의 일례로 다룰 만하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긴1’은 ‘부정/반박’의 담화 기능으로서, 선행 발화에 대한 언급이 있고, 혼잣말보다 상대에게 하는 말에 더 많이 쓰이며, ‘개뿔’류 비속어 표현이 붙는 경향이 있다. ‘-긴1’은 후행 요소가 복원 가능하며 그 후행 요소가 ‘의문사 VP-?’와 같은 수사의문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긴1’은 선행 용언으로 동사, 형용사, ‘이-’와 두루 결합할 수 있으며 별다른 제약이 없다. ‘요’도 붙을 수 있다. 특히, ‘-긴1’은 뒤에 복원 가능한 후보로 수사의문문만 허용한다는 점에서 문장유형이 상당히 제한되는 것과 ‘부정/반박’ 기능으로서 특정 의미·기능을 수행하는 것, ‘-었-’이 없이 과거 사태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탈종속화의 특징임을 살펴보았다. ‘-긴1’은 탈종속화 절이 형성되는 역사적 궤적 중의 세 번째 단계, 즉 ‘관습화된 생략’ 단계에 있으며, 경제성과 공손성을 위해서 탈종속화가 일어났음을 검토하였다. ‘-긴1-1’과 ‘-긴1-2’는 ‘명제 부정’과 ‘상위언어적 부정’의 기능적 차이를 보이며, ‘-긴1-1’보다 ‘-긴1-2’에 ‘개뿔’류 비속어 표현이 붙는 일이 적다. ‘-긴1-2’의 경우, 의문사가 포함된 동사구가 선행하는 경우가 압도적이며, 이는 ‘-긴1-1’과 구별된다. 한편, ‘-었-’은 ‘-긴1-1’과는 결합할 수 없으나, ‘-긴1-2’와는 통합이 가능하다. 주체가 화자일 때, ‘-시-’의 통합은 ‘-긴1-1’은 불가능하나 ‘-긴1-2’에는 허용된다. ‘-긴2’는 ‘평가’의 담화 기능으로서, 선행 발화에 대한 언급이 없고, 혼잣말의 성격이 강하며, ‘개뿔’류 비속어 표현이 잘 결합하지 않는다. ‘-긴2’는 복원할 만한 후행 요소가 무엇인지 불분명하고 굳이 그 의미를 복원한다면 ‘왜 (이렇게) VP-?’와 같은 수사의문문 혹은 ‘(사람 참) 정말 VP-.’와 같은 평서문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긴2’는 선행 용언 제약이 있으며, 형용사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 동사도 어느 정도 나타나지만, ‘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한편, ‘-시-’는 통합 가능하지만 ‘요’는 통합될 수 없다. ‘-었-’도 통합되지 않는다. ‘-긴2-1’과 ‘-긴2-2’는 ‘부정적 평가’와 ‘긍정적 평가’의 기능적 차이를 보인다. 또한, ‘-긴2-1’는 앞/뒤에 ‘씨발’류 비속어가 올 수 있는 반면 ‘-긴2-2’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또한 ‘-긴2-1’에 ‘-시-’가 결합되는 경우는 다시 尊待와 非尊待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때 非尊待로 쓰인 ‘-시-’는 비꼼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단이다. 특히, ‘-긴2’의 후행요소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원래 종속절에서 발달한 문 종결 형식이라는 점은 분명함을 살펴보았다. ‘-긴2’는 ‘평가’ 기능으로서 특정적인 의미·기능을 가진다는 것과, ‘-었-’, ‘요’와 통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탈종속화의 특징을 보인다. 또한, ‘-긴2’는 탈종속화 절이 형성되는 역사적 궤적 중 세 번째 단계(‘관습화된 생략’)에서 네 번째 단계(‘주절 구조로의 재분석’)로 넘어가고 있으며, 경제성 차원에서 탈종속화가 일어났음을 논의하였다. 양태부사 ‘하긴’은 ‘하기는’의 준말이며, ‘하기는’은 ‘그러하기는’에서 ‘그러-’를 생략시킨 형태로 부사화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긴’은 ‘선행 발화를 수용/긍정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유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혼잣말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요’가 통합되는 일이 흔치 않으며, 비속어 표현이 잘 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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