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 개화기에 노래로 지어져서 불렸던 시가가 악곡(樂曲)과 결합하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개화기 시가에 나타나는 시형변이의 원인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고는 크... 본 연구는 한국 개화기에 노래로 지어져서 불렸던 시가가 악곡(樂曲)과 결합하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개화기 시가에 나타나는 시형변이의 원인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고는 크게 보아 개화기 시가의 노랫말과 악곡의 결합양상에 대한 예비적 고찰, 본격적인 분석, 변이의 특징과 의의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예비적 고찰에 앞 서, 먼저「최신창가집 : 附 樂典」, 「찬숑가」, 「일본창가집」 및 「소비에트시대 고려인의 노래」 등과 같이 본고에서 중심적인 자료로 사용할 악보집에 대한 서지적인 특징을 개관할 것이다. 참고자료의 특징과 편집체계를 살펴보는 것은, 개화기 시가의 노랫말과 악곡의 결합양상을 분석하기 위한 필수적인 작업이다. 예비적 고찰에서는 다시 개화기 시가의 발달 환경, 개화기 시가의 유형과 특성, 개화기 시가의 음악적 기반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개화기 시가는 문학사에서 비춰볼 때 이전에 비해 새로운 리듬과 시형이 등장하고, 노래화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변체가 나타난 시기이므로, 생성발달 환경을 살펴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다음으로 개화기 시가의 유형과 특징을 살펴보게 되는데, 이것은 이후 논의의 중심이 되는 리듬과 시형의 신출과 변이를 도출해 내는 기준이 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어서 개화기 시가가 노랫말이 되어 악곡과 결합하는 다양한 방식을 개관함으로써, 이 시기의 음악적 기반을 살펴본다. 아울러 작사방식과 작곡방식 등 다양한 방식에 의한 사곡결합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바탕위에 단련체와 연형식은 악곡과 어떻게 결합하는지, 통작(通作)과 유절(有節)형식 및 반통반절(半通半節)의 작곡방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의 다양한 창작방식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개화기 시가에 신출 또는 변체리듬과 시형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음악적 기반을 개관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화기 시가에 ‘8ㆍ7조’나 ‘9ㆍ9조’ 및 ‘13ㆍ13조’ 등의 새로운 시행(詩行)이 나타나고, 한편으로는 리듬과 시형이 크게 동요되는 변체가 빈출하게 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기초적인 정지작업을 마치게 된다. 이상과 같은 예비적 고찰을 거쳐 제3장에서는 개화기 시가의 노랫말과 악곡의 결합양상을 장르별ㆍ리듬별로 분석하여 집중적인 논의를 펼친다. 여기서는 모두 세 단계를 거친다. 첫째, 개화기 전통시가의 대표격인 ‘개화가사’가 노랫말의 자격으로서 악곡과 결합하는 양상을 살펴본다. 개화 가사는 창가의 산파역을 한 장르로서, 개화기 시가의 변이 원인 중 가감첨삭과 사주곡종 및 곡주사종의 영향을 분석하기 좋은 중요한 장르이다. 이와 같은 점에 착안하여 처음에는 읽기 위한 정형 가사로 지면에 발표되었다가, 후에 악곡이 붙어 창가화되는 과정에서 변체 시형이 되는 원인을 규명하게 된다. 둘째, ‘찬송가’는 서양음악이 유입된 첫 번째 형태로, 찬송가의 악곡에 노랫말을 붙여 부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리듬과 시형이 출현했다는 점에서, 개화기 시가의 특성을 풀어나가는 실마리가 된다. 호흡 및 못갖춘마디, 후렴과 반복구, 토착화, 비정형 원곡 등에 의한 변이 등, 찬송가에 노랫말을 작사하여 부르는 과정에서 출현하는 다양한 시형 변이의 원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그 방법으로는 찬송가의 원전이 있을 때는 먼저 원본의 작사와 작곡이 각각 어떤 리듬과 형식을 갖고 결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번역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 결과 국문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연동하여 규명하게 된다. 셋째, ‘창가’는 개화기 시가의 중심에 서 있는 장르라는 점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집중적인 분석을 해 나갈 것이다. 창가의 모형(模型)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찬송가 악곡에 작사만 다시 하여 노래로 부른 창가라면, 찬송가의 번역과정에서 나타났던 시형 변이의 원인들이 창가에도 동일하게 나타나야 할 것이다. 따라서 ‘8ㆍ7조’와 8ㆍ6조, 그리고 9ㆍ9조 등의 시형이, 찬송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창가에도 동일하게 나타나는가를 검증하게 된다. 아울러 민족 정서와 한국어의 음운적인 특성으로 인한 변체 시형의 출현을 분석하게 된다. 그리고 ‘8ㆍ6조’, ‘8ㆍ7조’, ‘7ㆍ7조’ 등과 같은 다채로운 창가리듬이 어떠한 악곡환경에서 나타나는가를 분석하여, 개화기 시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신출과 변이가 초래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노랫말과 악곡의 결합과정에서 이루어진 결과라는 잠정적인 결론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또한 가장 첨예한 문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7ㆍ5조’가 일본 창가의 영향인가라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고찰해 그 해답을 제시한다. 넷째, ‘기타’에서는 ‘개화 시조’처럼 노래로 불려진 작품수가 많지 않은 전통시가와 해외 한인시가 및 애국가ㆍ독립군가ㆍ교가와 같은 의식가를 묶어 결합양상을 살펴본다. 시조와 같은 전통시가와 의식가에서는 어떤 리듬이 새로 출현하고 또 변화된 리듬이 나타나는지, 또 해외 한인들이 불렀던 시가는 국내와 어떤 이동점이 있는지를 고찰해 본다. 제4장에서는 제3장에서 이루어진 노랫말과 악곡의 결합양상의 분석을 통해 도출된 제 현상들을 종합하여, 개화기 시가의 문학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노랫말 변이의 특징과 의의를 종합ㆍ정리하게 된다. 먼저 노랫말 변이의 특징에서는 시형의 특징, 악곡의 특징, 주제와 미적 가치의 특징을 전면에 드러나게 내세운다. 의의에서는 그러한 특징으로 인해 개화기 시가가 이룬 성취와 한계를 살펴, 국문학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정의를 내린다. 이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고의 목적은 개화기 시가 중에서 노래로 불렸던 작품에 국한하여, 노랫말과 악곡이 결합하는 양상을 분석하여 시가리듬과 시행이 새로 나타나거나 변이를 겪는 원인을 규명하여, 그것이 국문학에 미친 의미를 찾아내려는데 있다. 지금까지 국문학계는 개화기 시가를 문학적 텍스트를 위주로 연구해 왔고, 음악계는 서양음악의 유입과 음계론 및 토착화 등 음악적인 의미에 국한하여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 두 영역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원래 하나의 연구대상이었다. 그러므로 문학적인 노랫말과 음악적인 악곡의 결합양상을 통합하여 분석해 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연구방법은, 그동안 신출과 변이를 논하면서도 그 원인을 설명하는데 난점이 있었던 개화기 시가의 특징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 본고의 논점과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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