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소통’은 중요한 교육적 요소이다. 음성언어를 의사소통의 기반으로 하는 면대면 교육현장에서는 목소리가 대표적인 메시지 전달 수단이자 소통의 매개체이다. 학교와 같은 교육... 오늘날 ‘소통’은 중요한 교육적 요소이다. 음성언어를 의사소통의 기반으로 하는 면대면 교육현장에서는 목소리가 대표적인 메시지 전달 수단이자 소통의 매개체이다. 학교와 같은 교육현장에서는 교실의 지도자인 교사와 수업의 주체가 되는 학생들이 각자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목소리를 구현하며 알맞은 관계를 형성하고 교수 및 학습활동을 수행하면서 보다 역동적인 교실환경을 만들어 나간다. 그 중에서도 교사의 목소리는 학습내용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일차적 교수매체인 동시에 교사와 학습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하고, 학생들의 학습활동이나 정서 및 태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교사의 목소리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소통 도구로서, 교육현장에서의 그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는 음성장애에 매우 취약한 직업군 중 하나로 손꼽힌다. 교사는 직업적인 의사소통을 이룰 때 음성문제의 발생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쉬운 직업적 음성사용자(Professional voice user)에 속한다.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일상생활 및 직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정상음성의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음성사용으로 인해 음성문제가 쉽게 발생할 수 있고 이로써 초래되는 제한적인 음성사용은 그들의 경제적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음성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불가피하게 목소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시된다. 교사의 음성문제를 초래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개인적 요인, 교실 환경적 요인, 일과 관련된 근무 환경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개인적 요인에 해당하는 성별과 관련해서는 여교사가 남교사에 비해 음성문제 발생비율이 더 높고 신체적 불편감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근무 환경적 요인 중 하나인 학습자의 연령과 관련해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음성문제로 인한 내원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보고되었는데, 이러한 배경으로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어린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소리 지르기 등의 음성오남용을 쉽게 범할 수 있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또한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대부분의 과목을 담당하므로 중·고등학교 교사에 비해 학생들과 대면하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는 특징을 보인다고 하였다. 위의 내용에 기초해볼 때, 학교급별에 따라서는 초등학교 담임 여교사가 음성문제에 가장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교사들은 음성문제로 인해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강의 능력에 방해를 받을 수 있고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해지면 근로능력까지 상실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역의 안녕상태를 의미하는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직업적 음성사용자의 음성평가에서는 음향학적 평가 및 청지각적 평가에서 파악이 용이하지 않은 음성의 만족도나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주관적 음성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주관적 음성평가도구로는 음성장애지수(Voice Handicap Index; VHI)와 음성관련 삶의 질(Voice-Related Quality of Life; V-RQOL)이 있으며,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한국어로 번안되어 타당성과 신뢰성이 검증된 KVHI (Korean-Version of Voice Handicap Index) 및 KVQOL(Korean-Version of Voice-Related Quality of Life)을 통해 대상자의 주관적 음성문제인식 정도를 여러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담임 여교사를 대상으로 교사 개인별 교직경력 및 근무환경(저·고학년, 학급인원수, 주당 수업시수)이 주관적 음성문제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교사의 음성문제경험 비율과 음성위생법 준수정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수도권, 충청도, 경상도 소재의 국·공립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20세 이상의 학급 담임 여교사 193명으로 이루어졌으며, 특수학급 담임교사는 제외하였다. 교사 개인별 교직경력 및 근무 환경(저·고학년, 학급인원수, 주당 수업시수)이 주관적 음성문제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단계적 다중회기분석(Stepwise 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의 개인별 교직경력 및 근무환경(저·고학년, 학급인원수, 주당 수업시수)이 주관적 음성문제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모든 독립변수가 KVHI 총점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반면, KVQOL 총점에는 근무환경 중 저·고학년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F(1,192) = 5.373, p<.05, R2=.027). 저·고학년과 관련해서는 저학년 담임 여교사의 KVQOL 총점이 고학년 담임 여교사의 총점보다 더 낮은 결과를 보였다(t = -2.318, p<.05). 둘째, 교사의 음성문제경험 비율은 47%(91명)로 나타났다. 그 중 음성증상별 비율은 후두염 45%(41명), 성대결절 34%(31명), 목이 쉬거나 따끔거리는 증상 등의 기타음성문제 11%(9명), 두 가지 이상의 음성증상을 보이는 중복음성문제 5%(5명), 인후두 역류질환 3%(3명), 성대폴립 2%(2명) 순으로 나타났다. 셋째, 초등학교 담임 여교사의 음성위생법 준수정도를 살펴본 결과, 수업 중 음성 피로 시 취하는 음성관리법 중 자주하는 행동으로는 물 마시기(47%), 녹차 및 홍차 마시기(24%), 목소리 크기 감량하기(23%), 말 수 줄이기(21%), 목청 가다듬기(15%), 마이크 사용(1%) 순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을 섭취하는 교사의 비율은 81%(157명)이었고, 그 중 음성문제의 경험이 있는 교사의 비율은 44%(69명)로 나타났다. 흡연여부에 대해서는 대상자 모두 비흡연으로 응답하였다. 음주를 하는 교사의 비율은 37%(71명)이었고, 그 중 음성문제경험이 있는 교사의 비율은 34%(24명)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교사의 음성장애가 교사의 개인별 교직경력, 학급인원수, 주당 수업시수 이외에 다양한 요인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초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담임 여교사의 개인별 교직경력과 근무환경(저·고학년, 학급인원수, 주당 수업시수)이 KVHI 총점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KVQOL 총점에는 근무환경 중 저·고학년 변수가 유의한 영향을 미쳤는데, 이러한 결과는 KVQOL이 교사의 근무 환경적 요인인 학습자의 연령에 따라 음성사용에서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을 잘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KVHI와 KVQOL은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평가도구이기 때문에 문항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이에 따라 교사들의 주관적 음성문제인식 측정에 있어서는 두 음성평가도구가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등학교 담임 여교사의 음성위생법 준수정도와 관련해서는 카페인 섭취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음성관리법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대다수의 교사가 수업 중 음성피로를 느껴도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교 담임 여교사들에게 올바른 음성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예방적 차원의 음성위생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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