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이중 언어 상황과 과오·자유·침묵으로서의 언어 수행 [韩语论文]

资料分类免费韩语论文 责任编辑:金一助教更新时间: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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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김수영의 이중 언어가 이율배반적 동시성을 수행하는 것이었음을 보이고자 한다. 이중 언어 사용자로서 김수영을 살펴본 연구들에서 그는 ‘모국어’와 ‘국어’로서의 한국어...

본 연구는 김수영의 이중 언어가 이율배반적 동시성을 수행하는 것이었음을 보이고자 한다. 이중 언어 사용자로서 김수영을 살펴본 연구들에서 그는 ‘모국어’와 ‘국어’로서의 한국어가 아니라 언제나 일본어와의 관계 속에 있는 것으로서 한국어를 사용하고, 동시에 일본어를 한국어 세계 속으로 불러들임으로써 한국어 단일언어주의가 허구적이고 상상적으로 수행되는 것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시인으로 읽혔다. 특히 1960년대 김수영의 일본어 글쓰기는 이중 언어 화자로서의 자의식을 가지고 한국어 단일언어주의에 저항한 하나의 실천적 수행으로 논의되었다. 이들 연구는 김수영의 언어 속에서 일본어의 위상이 단일언어논리로 은폐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것이었다는 점과 그러한 ‘이중 언어성’이 시인 자신에 의해 적극적으로 수행되었다는 점을 적절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중 언어성’에 골몰한 나머지, 선행 연구들은 김수영의 이중 언어 문제를 ‘일본어로 사유하고 조선어로 번역’하는 두 언어 ‘사이’의 문제로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수영의 ‘이중 언어’가 언제나 ‘번역’의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전제하고 있는 이들의 논의 방식은 그에게 언어와 언어적 정체성은 뿌리 없는 것, 뿌리를 거부하는 것이었다는 점만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김수영은 상상적이고 외압적인 ‘모국어’를 거부하면서 동시에, ‘언어적 밀착’에 대한 의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에서 ‘나의 것’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하는 욕망, 다시 말해 자신의 ‘뿌리’에 대한 욕망 역시 드러내고 있다. 본 연구는 이 욕망에 집중하여 김수영의 언어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중 언어’를 ‘시인의 언어’보다 앞세우기보다 ‘시인의 언어’를 ‘이중 언어’에 앞세우는 본고의 작업은, ‘이중 언어 세대’의 한 예로 김수영이 논의될 때 그 범주화에 완전히 녹아들지 않는 그의 언어적 실천들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선행 연구들이 지적한 바, 그에게 일본어와 한국어는 사유 언어와 표현 언어의 ‘번역’ 관계 속의 언어였다고 읽힐 수도 있다. 그러나 본고는 김수영의 ‘이중 언어’가 언어적 경계와 무관하게 다만 시인의 의도를 가장 적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을 실천하는 ‘표현’의 언어로서 수행된 측면을 지적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언어의 작동 방식을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다. 언어의 집단성에 초점을 맞추는 ‘언어의 집단적 작동 방식’과 개인적 표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언어의 개인적 작동 방식’으로 나누는 작업은 본 연구의 논거의 핵심을 이룬다. 이들 작동 방식은 서로에게 별개인 것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다른 하나를 수행하면서도 초과하고 있으며, 따라서 서로 겹쳐지는 동시에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것으로 제시된다. 언어의 집단적 작동 방식과 개인적 작동 방식이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양태를 보임으로써, 본고의 작업은 언어 자체의 이율배반적 동시성을 밝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의 언어만을 말한다 (그리고,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하나의 언어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두 이율배반적 명제를 동시적으로 작동하는 병렬 관계 속에서 파악하는 데리다의 논의를 참고할 것이다. 언어 자체의 이러한 면모를 밝힘으로써, 김수영의 이중 언어를 집단적 작동 방식의 측면에서 살펴본 그간의 연구 성과와 달리 본고는 그것이 개인적 작동 방식을 강조하는 것으로 수행되었을 때 어떠한 면모들을 새롭게 드러내는가를 살필 것이다. 이를 통해 김수영의 언어적 정체성이 단일 언어 정체성에 반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는 기존 연구들의 지적에, 그것이 스스로 자신의 뿌리를 ‘박는’ 수행성을 통해 언어와 언어 정체성을 단일언어주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수행한 면모를 덧붙이고자 한다. 김수영의 이중 언어가 한국어 단일언어주의를 거부하고 그것에 틈을 내는 방식으로 작동한 동시에 충실한 표현에 대한 욕망을 수행하는 언어로서, 즉 ‘일본어’와 ‘한국어’라는 ‘두 언어’의 경계 없이 자기 자신이 사용하는 ‘나의 언어’의 측면에서 언제나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로서 수행되었음을 보이기 위해서, 3장에서는 김수영에게 한국어와 일본어가 반드시 언어적 ‘경계’를 가진 것으로만 수행되지는 않았음을 살펴볼 것이다. 이 장에서는 선행연구들이 한국어 단일언어주의에 저항하는 것으로 김수영의 이중 언어를 읽을 때에 집중적으로 참고한, 시인이 일본어로 쓴 텍스트들을 면밀하게 다시 읽는 작업을 통해, 김수영의 이중 언어 문제에 대한 논의의 영역 자체를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4장에서는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로서 수행된 김수영의 시 언어의 면모를 ‘과오인 언어’, ‘자유의 언어’, ‘침묵인 언어’의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다. 이 작업은 이율배반적인 동시성으로 작동하는 이중 ‘언어’의 방식으로 김수영이 시 언어에서 역시 이율배반적 동시성을 수행한 방식을 보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과오’와 ‘자유’와 ‘침묵’은 모두 이율배반적 동시성을 내재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김수영의 언어적 방식으로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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