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영어 말하기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그림 묘사하기’ 활동의 교육적인 의의를 알아보고, ‘그림 묘사하기’ 활동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여 정확성을 기반으로 유창성을 향상시...
본 논문은 영어 말하기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그림 묘사하기’ 활동의 교육적인 의의를 알아보고, ‘그림 묘사하기’ 활동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여 정확성을 기반으로 유창성을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한국인 고등학생 영어 학습자를 수준별로 나누어, 모국어인 한국어와 목표어인 영어로 같은 그림을 묘사하게 한 후 그 유사점과 차이점, 특징을 ‘유창성(fluency)’, ‘정확성(accuracy)’ 및 ‘복잡성(complexity)’의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모국어 묘사에서와 같은 유창성을 가지기 위해 학습자가 영어 묘사에서 보이는 휴지나 책략, 말할 내용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지를 제안하였다.
‘그림 묘사하기’는 주로 영어권 문화와 관련된 사진을 보고 정해진 시간 안에 영어로 내용을 묘사하도록 하는 과업으로, 학습자가 그동안 습득한 문법체계와 다양한 담화 구조 및 화행을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활동이다. 제7차 교육과정이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목표로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2외국어의 습득을 강조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림 묘사하기 학습 활동은 장차 비(非) 원어민 화자인 한국인 영어 교사가 원어민 교사를 대체하여 중․고등학교의 영어수업 현장에서 비교적 간편하게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효율적인 학습 및 평가 활동으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그림 묘사하기는 읽기와 듣기 위주로 진행되는 영어 수업에서 말하기 능력을 기르고자 하는 학습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활동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의 피험자는 C남자고등학교 1학년 학생 345명 중, 1년 동안 치른 영어 지필고사와 듣기 평가의 성적이 공통적으로 상위(0~20%), 중위(35~65%), 하위(75~100%) 수준에 속했던 84명으로 선정하였다. 이후 원어민과의 면접 결과를 통해 첫 번째 분류와 상이한 결과를 보인 21명의 피험자를 제외하고, 영어권 국가에서 체류했거나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의 영어 수업 경험이 있는 학습자를 제외하여 수준별로 각각 20명으로 압축하였다.
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Google의 이미지 검색을 통해 선정된 세 가지 그림에 대하여 먼저 우리말로 각각 1분씩 3분 동안 묘사하게 하고 16일 후 다시 같은 그림에 대해 영어로 각각 1분씩 묘사하게 하여 녹음하였다. 세 가지의 자료 중 학습자가 충분히 긴장이 이완되었다고 판단되는 순간인 세 번째 자료에 대한 묘사만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은 L1과 L2 묘사에 대해 공히 이루어졌으며 유창성, 정확성, 복잡성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분석에 앞서 묘사 내용을 모두 전사(轉寫)하였으며, 전사한 내용과 녹음한 내용을 고루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전체 발화 시간 및 분당 단어 수(WPM), 휴지(pause) 및 췌언(filler) 등의 분석을 위해서는 음성편집 및 분석 프로그램인 Audacity®이 사용되었다.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자가 묘사에서 보인 유창성을 측정하기 위해 묘사에 사용된 분당 단어 수, 휴지 및 췌언, 의사소통 책략 등을 비교해 본 결과, 영어 수준이 상위인 학습자가 활용한 분당 단어 수는 하위 학습자에 비해 월등히 많은 반면, 영어 수준이 하위인 학습자가 가진 휴지 시간의 총합 및 3초 이상 무휴지(unfilled pause) 횟수는 상위 수준 학습자를 훨씬 웃돌았다. 또한 하위 학습자는 더 긴 휴지를 예고하는 췌언인 ‘음(um)’을 사용한 횟수가 더 많았고, 상위 학습자는 더 짧은 휴지를 예고하는 췌언인 ‘어(uh)’를 사용한 횟수가 더 많았다. 또 상위 수준의 학습자는 하위 수준 학습자에 비해 의사소통 책략을 훨씬 적극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하여 부족한 유창성을 보완하였다. 또한 연구 결과, 상위와 하위 학습자 모두 더 이상 발화하지 못할 때 교사가 압박(push)을 가하면 발화의 양이 늘고 신(新)정보를 말하는 경향이 있었다.
둘째, 영어 수준이 하위인 학습자들은 상위 수준의 학습자에 비해 전체 발화의 정확성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오류를 더 많이 저질렀다. 상위 수준의 학습자들이 의미 이해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수일치 관련 오류를 많이 저지른 것과는 달리, 하위 수준의 학습자들은 주어나 동사가 없거나 어순이 틀린 문장을 생성하여 의미 이해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았으며, 아예 문장 자체를 생성할 수 없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오류는 어휘 부족 및 자신감 결여에 기인한 것으로, 특히 하위 수준의 학습자들을 위하여 과업을 시작하기 전에 기본 문형 및 필수 어휘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 상위 수준의 학습자에게서 자가 수정이 더 자주 관찰되었는데, 이 때 학습자들이 의미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사소한 형태 오류에 집착하여 내용에 대한 발화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영어 묘사에서 사용된 T-unit의 개수, 문장 당 사용된 단어 및 복문의 개수 등을 비교한 결과, 영어 수준이 상위인 학습자가 훨씬 언어적으로 복잡한 발화를 생성하였다. 또 영어 수준별 발화의 인지적 복잡성을 비교한 결과, 상위 학습자들이 그림의 내용에 대해 더 다양한 범주를 언급했을 뿐 아니라 추론이 필요한 범주에 대해 언급한 학습자의 수도 상위 수준의 학생이 월등히 많았다. 물론 하위 학습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어휘가 부족한 것이 큰 원인이겠으나, 무엇보다 발화를 저해하는 불안감이 상위 학습자에 비해 너무 높아 발화 시도 자체가 좌절되는 것이 수차례 관찰되었다. 따라서 교사는 과업을 시작하기 전 학습자의 높은 정의적 여과장치를 낮추어 학습자들이 편안한 상태에서 과업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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