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문장유형에 따른 한・중 부정법을 대상으로, 한국어의 통사적인 부정법과 특수어휘 부정법의 쓰임을 살펴보고 이에 대응되는 중국어의 부정법이 어떠한 대응관계가 있는지를...
본 연구는 문장유형에 따른 한・중 부정법을 대상으로, 한국어의 통사적인 부정법과 특수어휘 부정법의 쓰임을 살펴보고 이에 대응되는 중국어의 부정법이 어떠한 대응관계가 있는지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어와 한국어는 오랜 시간동안 서로 영향을 미쳐왔던 만큼 많은 면에서 유사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두 언어의 유형학적 특성에 대해 보다 세밀하게 비교해 봤을 때, 그 차이는 분명해진다. 그 중 비교하기 어려운 항목 중의 하나가 부정법에 의한 부정문의 구조 및 쓰임의 차이이다.
본 연구는 부정법과 깊이 관련된 몇 가지 기본 개념을 시작으로 하여 한・중 평서문・의문문의 부정법과 한・중 명령문・청유문의 부정법을 대조 검토하였다.
부정문과 부정법 개념 자체에 포함된 ‘부정’은 ‘모순’이라는 논리학적인 개념이다. ‘부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항상 ‘긍정’과의 관계에서 검토해야 한다. 부정문이 통사적인 층위에서의 개념으로서 ‘부정’과 완전한 일대일의 관계가 아니다. 한・중 부정문 성립의 조건을 설정할 때, 부정 극성 성분과의 공기 여부가 가자 바람직하고 객관적인 검증 방법이라고 본다.
한・중 평서문・의문문의 부정법의 대조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어는 부정법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언어인데 평서문・의문문에 쓰인 부정법은 부정소에 의한 통사적인 부정법과 특수어휘에 의한 특수어휘 부정법으로 나누어진다. 이와 대응되는 중국어 평서문・의문문에 쓰인 부정법은 단지 통사적인 부정법만 존재한다.
둘째, 한・중 평서문・의문문에 쓰인 통사적인 부정법은 모두 二分 대립 체계를 취한다. 한국어 ‘안’ 부정법과 ‘못’ 부정법의 기능분담은 양태에 달려 있는데 중국어 ‘不’ 부정법과 ‘沒(有)’ 부정법의 기능분담은 상(相)에 달려 있다. 다른 기준에 의한 기능분담 때문에 ‘안’ 부정법과 ‘못’ 부정법, ‘不’ 부정법과 ‘沒(有)’ 부정법이 다른 부정법 양상을 가지면서 다른 선택제약을 지닌다.
셋째, 한국어의 ‘안’ 부정법은 ‘단순부정’인데 ‘못’ 부정법은 ‘능력불급부정’이다. ‘안’ 부정법과 ‘못’ 부정법에 담은 ‘의도성’문제는 부정소 자체의 의미 자질이 아니라 문맥적인 의미이다. ‘안’ 부정법은 순수한 부정의 의미 기능을 가진다고 해서 거의 모든 용언과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는데 단순부정이 불가능한 ‘인지동사’와는 결합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못’ 부정법은 선택제약이 심한데 대부분 [-의도성]용언, ‘의도’를 나타내는 ‘-려고, -고자, -고 싶-’ 구성, [-긍정]용언과 어울릴 수 없다.
넷째, 중국어의 ‘不’ 부정법은 상태나 사건에 대한 단순한 부정인데, ‘沒(有)’ 부정법은 상태의 존재와 사건의 완료에 대한 부정이다. ‘不’ 부정법은 상과 무관하기에 상태동사나 성취성 동사와 같은 어휘 자체에 진행상과 완료상이 내포되어 있는 동사와 어울리지 않고 통사적으로 상을 나타내는 시태조사 ‘了’, ‘过’, ‘着’과도 결합할 수 없다. ‘沒(有)’ 부정법은 상과 관련된 부정법이라서 대부분의 상태성 용언과 결합하기가 어렵다.
다섯째, ‘안’ 부정법이 쓰일 때, 상태나 사건에 대한 단순한 부정이라면 ‘不’를 쓰고, 상태의 존재나 사건의 완료에 대한 부정이라면 ‘沒(有)’를 쓴다. ‘못’ 부정법이 쓰일 때, 능력에 대한 부정이라면 ‘不能’을 쓰고, 완료에 대한 부정이라면 ‘沒(有)能’을 쓴다.
여섯째, 중국어는 통사적인 부정법만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어 특수어휘 부정법에 해당하는 중국어 부정법은 역시 통사적인 부정법이다. ‘아니다’ 부정법에 의한 문장은 중국어에서 ‘不’ 부정법을 쓰고, ‘없다’ 부정법에 의한 문장은 중국어에서 ‘沒(有)’ 부정법을 쓰고, ‘모르다’ 부정법에 의한 문장은 중국어에서 ‘不’ 부정법을 쓴다.
한・중 명령문・청유문의 부정법의 대조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의 명령문이나 청유문은 형식적인 기준에 의하여 규정한다. 따라서 부정 명령문과 부정 청유문은 단지 본디 명령문이나 청유문에 단일한 ‘말다’ 부정법에 의하여 형성된다. 그런데, 중국어의 부정 명령문과 부정 청유문은 한국어와 달리 특정한 문장종결법이 없고 주로 ‘명령’이나 ‘청유’의 의미적인 기준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명령’이나 ‘청유’의 뜻을 가진 문장을 모두 부정 명령문이나 부정 청유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중국어 부정 명령문이나 부정 청유문은 비교적으로 다양한 부정법으로 실현되는데 주로 ‘別’ 부정법과 ‘不’ 부정법이 있다.
둘째, 한・중 명령문・청유문에는 모두 통사적인 부정법이 쓰인다. 한국어 명령문・청유문에 쓰인 ‘말다’ 부정법은 서술어 뒤에 부정소 ‘-지 말-’을 더해서 구성한다. 중국어 명령문・청유문에 쓰인 ‘別’ 부정법은 서술어 앞에 부정소 ‘別’을 더해서 구성하는데 반하여 ‘不’ 부정법은 주로 부정소 ‘不’와 조동사 ‘要’나 ‘能’의 결합형으로 서술어 앞에 나타난다.
셋째, 한국어 명령문・청유문에 쓰인 ‘말다’ 부정법은 부정 명령문이나 부정 청유문의 형식적인 표지로 본다. 중국어 부정 명령문이나 부정 청유문은 ‘別’ 부정법과 ‘不’ 부정법에 의하여 모두 형성되는데 ‘不’ 부정법과 달리 ‘別’ 부정법은 부정의 명령문이나 청유문에만 쓰이기 때문에, 부정 명령문이나 부정 청유문임을 나타내는 형식적인 표지가 된다.
주제어 : 부정법, 부정문, 부정소, 양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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