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문화교차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우리사회의 매체와 창작물에 나타난 다문화가족의 담론을 동일성과 차이성, 제3의 논리로 분류, 분석하여 그것을 비판하는데 있다.
다문화가족을 주제로 한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분과학문체계를 바탕으로 각 영역 안에서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반면에 분야를 가로지르는 넓은 의미의 연구나 다문화가족의 본질을 다루는 연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기존연구와는 다른 방식으로 다문화가족과 관련된 개념들을 고찰하려는 시도를 한다.
연구 논리의 기초가 되는 문화교차학은 분과학문의 영역을 뛰어 넘어 통합학문적으로 대상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 관점은 다른 문화가 있다는 ‘사실’의 차원을 포함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문화가 서로 어떻게 교차해야 하는가 하는 ‘가치’의 차원에 더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교차학적 연구는 우리 삶의 현상이나 사실들이 어떤 의미를 주는가에 대한 학문적 접근에 있어서 과학적인 사실비판 보다는 사실과 사실이 만나는 지점=사건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그것을 탐구하려는 성격이 짙다. 이와 관련해서 본 논문에서는 주요 일간지의 신문기사와 관련 교육청의 교육자료, 뮤지컬, 소설에 나타나는 이야기들 속에 나타난 다문화가족 담론을 자료의 범위로 설정해 논의를 전개한다.
‘동일성 논리’는 함께 속해있다는 ‘공속성(共屬性)’의 뜻 보다는 완전히 같아야 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는 차이를 무시하고, 같아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으로서 모든 것을 하나로 수렴, 포섭하려는 논리다. 이와 같은 논리가 바탕이 된 다문화가족 담론에는 관습과 언어를 중심으로 해서 우리문화의 총체적인 측면에서 이들을 동화시키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관습과 언어, 문화를 관통하는 ‘동일성 논리’는 다문화가족을 배척하는 논리가 아니라 수용하기 위한 논리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관습을 통한 동일화의 시도는 같은 문화를 행한다는 사실로서 우리를 안심시킬 수는 있지만 상대방에게는 오히려 서로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인식시키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둘째, 언어를 통한 동화의 노력은 지리적, 민족적 배경이 명확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한국어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구조로 이행되고 있다. 셋째, 관습과 언어를 완벽하게 학습한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있다고 할지라도 외모의 차이가 있는 한 이러한 동일화의 노력은 한계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민족․국가의식을 공고히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써 다문화가족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상이 동일성 논리에 기초한 담론들의 문제점이다.
‘차이성’은 다름 혹은 같지 않음에 대한 이해이다. 이와 같은 이해는 ‘타자’를 인식하고 다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 ‘가르치고-배우는’ 관계를 설정할 때 비로소 사람을 살리는 개념이 된다. 반면에 ‘차이성 논리’는 차이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난 뒤에 어떠한 행동도 없이 다른 상태에만 머무는 데 있다.
조사한 자료들에서 차이성이 주로 나타나는 부분은 특히 교육과 관련된 분야였다. 여기에서의 차이성은 특히, 동화 혹은 동일성 논리에 대한 대안, 혹은 한층 진보된 논의로서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료들에 나타나는 담론의 문제점은 ‘대한민국’이라는 특수성 속에 위치한 다문화가족의 환경을 ‘다양성의 인정, 세계화, 차이화’라는 다른 차원의 개념을 통해서 해석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민족․국가의식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문화교차학적 관점은 이와 같은 두 관점이 가지고 있는 논의 선상을 넘어서 현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한다. 이는 ‘생각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이들이 모여 있는 가족, 사회, 국가를 생각하는 관점이다. ‘인권존중, 사랑, 역지사지(易地思之), 어울림, 돌봄’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관계의 설정은 동일성이나 차이성으로 관계를 이끌어나가려는 논의와는 다르게 ‘사람으로서의 다문화가족’을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이처럼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문화교차학적인 접근은 이들을 우리와는 다르게 생기고 다른 말을 하는 특이한 존재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에게도 두고 온 가족이 있고, 삶의 의지가 있으며,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람으로서의 위치를 되잡아주자는 제시이다. 그러기 위해서 본 논문은 다문화가족과 관련해서 우리가 쏟아내는 담론을 점검하고 반성하는 시도를 한다. 앞으로는 연구의 범위를 더 넓혀서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담론들과 그에 따른 소모적인 오해를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는 연구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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