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요법의 사목상담 적용에 관한 연구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실천신학전공
<지도 : 최 영 희 교수>
제출자 노경덕
상담이라는 것이 독립된 영역으로 발전하기 이전부터 사...
현실요법의 사목상담 적용에 관한 연구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실천신학전공
<지도 : 최 영 희 교수>
제출자 노경덕
상담이라는 것이 독립된 영역으로 발전하기 이전부터 사목(Pastoral)을 담당하는 성직자(priests)들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문제 해결에서 뛰어난 상담자의 역할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현대에 와서 정신 의료 기관의 높은 문턱과 사람들의 선입견이, 많은 이들의 정신 건강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사목자가 수행하는 상담자로서의 위치는 더욱 중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본 논문은 이러한 사목적 배경에서 최근에 각계각층(各界各層)에서 다양한 맥락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론이 지닌 단순 명료함과 뛰어난 효과 때문에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요법(Reality Therapy)이론을 사목상담에 적용할 수 있는 그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이를 위해 필자는 문헌 연구를 통해서 현실요법이론과 사목상담(Pastoral Counseling)의 이론적 통합을 시도하였고, 그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현실요법은 윌리암 글라써(William. Glasser, 1925~)에 의해 1965년에 만들어진 상담이론이다. 글라써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바로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고안된 순간순간 개인의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았으며, 상담자는 내담자가 남의 욕구를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된다고 생각에서 현실요법을 만든 것이다.
현실요법은 사람이 처음으로 어떤 것에 대해 인식하고, 인식된 것이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전행동(Total behavior)으로 설명한다. 즉 인간의 모든 행동은 활동하기(Doing) ․ 생각하기(Thinking) ․ 느끼기(Feeling) ․ 신체반응(Physiology) 이렇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네 요소는 4개의 자동차 바퀴가 일체가 되어 자동차를 움직이듯이 인간의 행동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이 주장하는 것은 인간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4개의 바퀴 중에 인간이 완전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활동하기를 변화시킨다면 나머지 세 바퀴에 해당되는 생각하기, 느끼기, 그리고 신체반응까지도 자동적으로 변화가 따라오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적극적인 활동에 많이 관여 할수록 좋은 감정과 유쾌한 생각, 그리고 더 좋은 생리적인 편안함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현실요법이론은 장점이 많은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이론의 핵심 개념인 ‘욕구충족’이라는 측면은 모든 것들을 버려야만 이룰 수 있다고 여겨져 왔던 전통적인 영성의 길에서 봤을 때 지극히 세속적인 이론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요법에서 핵심개념으로 사용되는 ‘욕구’는 영어단어 ‘need’ 혹은 ‘want’가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욕구’로 번역되어 사용된 것일 뿐이지 실제로 이 이론에서 말하는 욕구는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서 욕심(desire), 원함(wants), 바람(wishes), 필요(need), 간원(cravings), 욕구(appetites) 희망(hope)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신앙이 없는 사람이라면 단지 세속적인 의미로 주로 쓰이겠지만, 만일 내담자가 그리스도인(Christian)이라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따라 종교적 의미가 담긴 ‘희망’이란 뜻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현실요법이론은 정신병이나 범죄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행동을 행위자 나름대로의 최선의 선택으로 바라봄으로써 인간의 좋지 못한 행동을 미움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이 점에서 현실요법이론은 공식적으로 하느님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신학적인 관심을 매우 심오하게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신자들이 현실요법이 적용된 사목상담을 통해서 신앙을 바탕으로 한 내적 통제성과 책임감이 향상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고자 이 연구를 시작했으며, 이러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먼저 현실요법이론에 대해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이 이론이 가지는 장점과 한계점 그리고 이 이론이 지닌 신학적 의미들을 함께 고찰해 봄으로써 현실요법이론이 신학의 영역인 사목상담에 적용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적용 가능하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공의회(THE SECOND VATICAN COUNCIL) 이전의 교회가 계시(revelation)의 원천(source)을 전통에서 찾았다면, 현대의 교회는 자기가 향하고 있는 인간으로부터 신앙을 이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인권을 인정하고, 인간과 대화하지 않고서는 자기의 신앙과 신앙의 전통을 잘 표현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인격을 구제하는 것이 공의회가 지향하는 현대 교회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실요법을 이용한 사목상담은 교회가 현대 세계에서 공의회 정신에 부합하는 ‘인간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로 변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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