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애정소설의 생활사적 연구 [韩语论文]

资料分类免费韩语论文 责任编辑:金一助教更新时间: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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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본고는 조선후기 애정소설 가운데, 한국을 배경으로 하여 당대성과 현실적 리얼리티를 확보한 작품들, 한문애정전기소설 <심생전>, <절화기담>, <포의교집>과 판...

국문초록


본고는 조선후기 애정소설 가운데, 한국을 배경으로 하여 당대성과 현실적 리얼리티를 확보한 작품들, 한문애정전기소설 <심생전>, <절화기담>, <포의교집>과 판소리계 소설 <춘향전>, <숙영낭자전>, <변강쇠가>, 그리고 신작구소설 <채봉감별곡>, <부용의 상사곡>, <청년회심곡> 등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 작품에 구현된 배경 지역을 중심으로, 그곳에서 펼쳐진 당대 현실과 인물들의 일상, 그리고 그 가운데 이루어지는 남녀의 만남과 사랑에 대해 생활사적 방법으로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미시사, 심성사, 일상사를 검토하여 개괄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사’라는 연구 방법론을 모색해 보았다. 아울러 미시사, 심성사, 일상사에서 언급되는 ‘일상’을 비롯하여 주요 개념으로 생활, 경험과 활동, 의식과 정서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생활사는 독일 신진역사학자들의 일상사, 이탈리아 진즈부르그로 대표되는 미시사, 프랑스 아날학파 3세대로 대표되는 심성사 등 포스트모더니즘의 역사학 내지 그 방법론이다. 1990년대 이후 역사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에서 본격화된 생활사적 연구는 삶과 일상에 대한 미시적 관심 즉, 일상문화, 생활경험, 경험세계, 생활양식 등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생활사의 관심은 일상에 있다.
이러한 일상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고전소설 작품 안에 담긴 당대인들의 삶을 대하는 자세와 이를 실행하는 태도, 의식, 나아가 여러 가지 사건을 해명해 내는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생활사는 일상과 이 일상이 이루어지는 삶의 공간으로서 ‘지역’에 관심을 갖는다. 문학적 배경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공간은 작중인물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이면서 그 인물의 역사인 동시에, 분위기의 조성에도 기여하는 등 작품구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작품 속 인물들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구체적 공간으로서의 ‘지역’은 작품의 현실적 측면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에 대한 인식과 지역적 특징을 작품에 반영한다는 차원에서도 주목된다. 즉, ‘허구적’ 공간으로서의 단순한 배경이 아닌, 실제의 공간으로서 지역적 특색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Ⅱ장에서는 한문애정전기소설 <심생전>, <절화기담>, <포의교집>의 배경이 되는 서울에 대한 예비적 고찰을 하고 개별 작품을 살펴보았다. 조선 후기 서울은 왕정의 중심지에서 시장 경제의 중심지인 도시로서의 면모가 더 강해진다. 도시 서울은 경제는 물론이고 모든 물화와 문물의 집성지이자 중심지로 기능하게 된다. 그에 따라 서울의 주도세력이 권력과 신분의 우위에 있던 양반사대부에서 경제적 주도권을 잡은 계층으로 변화하게 되고 이는 주거와 공간에 대한 인식과 구분의 변화로 이어진다. 특히 종루와 같은 시정을 중심으로 신분과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는 거주 공간에 대한 구분이 점차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계층이 집을 공유하는 공동주거의 형태가 나타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일상의 공간인 집은 남녀의 자유로운 만남과 사랑이 가능한 공간이 된다. 즉, 일상 속에서 남녀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심생전>에서는 이러한 공간 인식의 변화 가운데 이루어진 사족 남성과 중인 여성의 자유로운 만남과 사랑을 그려내었다. 그러나 여전히 신분 차이를 엄격히 따지고 공존을 인정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인식을 두 주인공이 극복하지 못함으로써 죽음과 결별이라는 비극적 결말에 이르게 된다. 한편 <절화기담>과 <포의교집>은 각각 몰락하는 양반과 남편이 있는 여종, 장사치의 아내 사이의 불륜을 다루었다. 개인의 욕망에 기반한 이러한 남녀의 만남이 이미 계층 간 구분이 허물어진 공존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절화기담>의 이생과 순매는 개인의 성적‧물질적 욕망과 그것의 성취에만 연연한 결과 결별하게 된다. 반면 <포의교집>의 이생과 초옥은 이생의 일시적인 성적 욕망이 순매의 욕망 즉, 포의지교라는 이상적 남녀의 만남에 대한 욕망과 상충하면서 결별하게 된다. 이 두 작품에서는 남녀의 만남이 비교적 쉽게 이루어지고, 남녀 주인공간의 욕망이 충돌하면서 서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멀어져지게 되는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결국 한문애정전기소설들은 당대 세태를 매우 사실적으로 반영하면서 남녀의 만남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변모된 남녀의 만남과 애정관을 보여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Ⅲ장에서는 <춘향전>의 배경인 남원과 <숙영낭자전>의 배경 안동, 그리고 <변강쇠가>의 배경이 되는 길 위의 삶에 대한 예비적 고찰을 하고 개별 작품을 살펴보았다. <춘향전>은 청춘남녀의 직감적이고 철없던 풍정이 난관을 극복하고 절개를 지킴으로써 진실한 사랑으로 성숙하는 모습을 그려내었다. 이때 남원은 절의와 풍류의 고장으로 행복한 결말을 맺는 사랑이야기가 생성된 공간이 된다. 이 과정에서 광한루는 청춘남녀의 감정이 분출하고 교차하는, 남녀의 만남이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는 풍류의 상징적 공간이 된다. 춘향의 집은 이러한 풍정과 유희의 사랑이 펼쳐지는 안락한 공간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상의 공간이 될 수 없다. 춘향은 관아로 끌려가고, 이도령은 서울로 올라가면서 이별을 통해 이를 환기하게 된다. 이후 안락한 공간을 벗어난 이들은 각기 시련과 인내의 시간을 거치면서 성장하고 성숙하여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행복한 결말은 춘향이 시련을 통해 본래 지키고자 품어온 정절에 대한 강한 신념과 더불어 이도령의 춘향에 대한 마음이 풍정에서 거듭난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믿고 지지한 향유층의 의식에 의한 것이다.
<숙영낭자전>은 기성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남녀의 사랑이 혼인이라는 제도를 통해 기존 질서에 편입되면서 개인의 욕망과 감정, 주관과 신념을 꺾게 되는 이야기를 형상화하였다. 자기중심적이고 고집이 세며 명분을 무시하고 기성세대에 순종하지 않는 선군이 신이한 능력과 강한 성적 매력을 지닌 숙영에게 끌려 애정을 성취하게 된다. 그러나 여성의 출신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표면적으로는 그 여성의 신성성과 인간 본연의 욕망을 감추려 한다. 이는 유교적 종법질서가 절대적인 지역인 안동에서 그 기성의 이념을 대표하는 곳인 백상공의 집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이처럼 백상공의 집 내에서 남녀 주인공을 유교 질서를 수호하는 몰개성적이고 이념지향적인 인물로 만든 것은, 유교의 고장 안동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로 꾸려낸 결과이다. 다시 말해, 개인의 욕망과 능력을 스스로 감추고 사회가 제시하는 명분과 폭력을 감당해야만 했던 삶이 이루어진 공간, 안동에 대한 지역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한편 <변강쇠가>에서는 성적 매력과 능력이 월등한 남녀 주인공이 갖고 있는 태생적인 반사회적 성격 장애와 비과학적인 판단에 의한 청상살이라는 장애로 인해 집단으로부터 축출되어 정착하지 못한 채 길 위에서 일상을 찾아 떠도는 삶을 보여준다. 유랑민에게 일상은 주로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생계를 위해 찾아다니는 사람과 물산이 모이여 장이 서는 곳이나 포구 등은 그들이 정착을 꿈꾸는 곳이지만 그곳의 일상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착, 삶의 공간에서의 일상을 꿈꾸는 옹녀의 목표는 원초적인 욕망에 따라 삶을 탕진하는 강쇠에 의해 파괴되고, 결국 두 남녀의 만남은 정착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결별에 이르게 되고 강쇠는 갈아지고 옹녀는 또 다른 정착의 삶을 찾아 떠돌게 되는 결말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길 위의 삶은 옹녀와 강쇠는 물론 사당패, 초라니, 중 등 조선후기 유랑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변강쇠가>는 이들이 공유하는 길 위의 삶이 각각의 지향에 따라 달라지는 일상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판소리계 소설들에서는 세밀한 일상은 일상대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러한 일상이 펼쳐지는 공간으로서의 지역에 대한 나름의 인식을 보여준다. 즉 이 배경 공간이 되는 남원, 안동 등의 지역이 사실과 실재에 준하여 형성된 것이면서도 창작과 향유의 과정에서 작자 내지 향유층의 작품에 대한 의도와 해석 등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 형성화된 문학적 공간으로서의 지역적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Ⅳ장에서는 신작구소설 세편의 배경이 되는 평양과 개성의 특징을 개괄적으로 살피고 개별 작품에 대해 논의하였다. <채봉감별곡>에서는 부패한 권력의 도시 서울과 대비되는 평양의 순수하고 낭만적인 속성을 강조하며 사랑을 이룰 수 있는 해방구라는 인식을 뚜렷이 보여준다. 채봉의 부모는 부패한 권력을 상징하는 서울을 향해 탐욕을 부리며 끝없이 향한다. 채봉은 이러한 부모를 거부하고 자신의 소신과 사랑의 언약을 지키기 위해 기생으로 신분이 전락되는 것도 감수하며 주도적으로 사랑을 고수한다. 진성은 채봉에 비해 소극적이기는 하나 역시 채봉과의 약속을 굳게 지키고 그녀와의 사랑을 고수한다. 이들의 사랑은 결국 물질과 권력의 만행, 횡포로부터 인간의 본성과 자유로움, 정도와 의리를 지킬 수 있는 피안의 공간 평양에서 이루어진다. 즉, 이들의 사랑은 젊은 남녀의 주체적인 만남을 인정하고 그것이 사랑으로 꽃필 수 있는 연애의 공간 평양에서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되는 것이다.
<부용의 상사곡>은 경승과 기생으로 대표되는 풍류의 고장으로서의 평양의 면모를 전면에 내세운다. 한양 안국동 출신의 유생 김유성이 스스로 자신의 배우자를 찾고자 평양으로 가서 평양의 명승지를 둘러보고 기생 부용을 만나게 되는, 그야말로 ‘평양 기생과 유생의 만남’을 그려내었다. 그 과정에서 평양의 명승지로서의 면모나 예술적이고 향락적인 면모를 그대로 드러낸다. 한편 부용과 유성은 한때의 풍정이나 유흥으로서의 기생과의 만남이 아닌, ‘지기지음’이라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남녀 모두가 진정으로 원하는 진실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는 평양이야말로, 진정한 이성지합을 이룰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이 아울러 드러난다. 한편 <청년회심곡>은 어리석은 풍정으로 시작한 농월과의 만남에서 김진성이 인생유전을 겪으며 거듭나는 과정에서 적덕과 보은이라는 성스러운 윤리를 깨닫고 나아가, 진정으로 이성이 상합하는, 지기의 숭고한 사랑으로 거듭나게 되는 성숙의 과정을 ‘회심’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인 개성은 고려 시대 이래로 상업도시로서의 면모를 간직해 오면서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토양의 기질이 좋아 충신의사와 효자열녀가 많은 곳이다. 농월의 베풀 줄 알고 넉넉하며 인후한 성격은 바로 개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고 작품 곳곳에서 이러한 개성의 면모를 거듭 드러낸다. 이를 통해 결국 이성간의 끌림에 의한 사랑을 넘어서서 숭고한 인정상의 도리를 깨닫게 되는 남녀의 만남이 개성이라는 지역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게 된다. 이처럼 신작구소설 <채봉감별곡>, <부용의 상사곡>, <청년회심곡>은 각기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지기에 합당한 이상적인 공간으로서 평양과 개성이라는 지역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보여주었다.
본고에서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은 조선후기 서울과 지방 여러 곳을 배경으로 하면서 고전소설의 이야기를 당대 현실의 문제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소설의 시공간 배경에 대한 당대의 인식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배경이 된 지역의 다양한 인물군상의 일상에 주목하고 그 일상 가운데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돌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남녀 주인공들의 만남을 그려내었다. 이를 통해 당대인들의 소소한 일상의 모습과 인식은 물론, 그들이 지향하는 이상과 꿈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근대로 넘어오면서 소설이 점차 현실 공간에 뿌리는 내리는 일련의 변화 과정을 이 작품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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