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자아정체감의 회복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역할’과 ‘신체’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알아보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분석 대상으로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을 ... 본 연구는 자아정체감의 회복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역할’과 ‘신체’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알아보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분석 대상으로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을 선택하였으며, 희곡과 공연의 양 측면을 고려하여 살펴보았다. 먼저 자아정체감의 개념을 역할과 신체와 관련하여 정리한 다음, 등 장인물 간의 사회적인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역할’을 통하여 주인공 노라의 자아정체감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회복되고 변화되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신체’의 변화 과정은 2016년 4월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송현옥 연출의『인형의 집』을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는데, 주 인공 노라의 체현을 바탕으로 한 신체 언어가 무대에서 가장 선명하게 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연구자가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막에서 노라는 ‘위장한 자’로서 행복한 가정을 꾸미기 위해 ‘순종적인 아내’와 ‘착한 아내’의 역할에 몰두하는데, 아직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자아정체감의 혼미와 유실 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그녀의 조력자로서 ‘헬메르’, ‘랑크 박사’, ‘린데 부인’, ‘안네 마리’의 역할 수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라의 ‘위장한 자’의 역할은 프랭크가 말한 ‘훈육된 몸’, 그리고 존슨이 말하는 단순히 타인에게 보이기 위해 기능하는 ‘타자로서의 몸’과 ‘페르소나로서의 몸’으로서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이 차단된 정형화된 몸임을 알 수 있었다. 2막에서 노라는 헬메르와 관계 시 계속해서 ‘위장한 자’가 되어 역할 수행을 하는데, 랑크 박사와 있을 때는 ‘연인’과 ‘유혹녀’의 역할로 변화된다. 이러한 역할 변화는 통제적, 압제적인 헬메르와 다르게 랑크 박사는 수용적, 자율적, 애정적인 안내자의 역할로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조력자의 기능을 하며 노라의 정체감 회복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그들은 또, 서로 공통적으로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크로그스타드의 등장으로 그녀 는 ‘위기’를 또다시 경험하고 인식하는 정체감의 유예단계에 오지만 스스로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과정 중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노라 는 헬메르가 조력자가 아닌 방해자임을 인식하고, 더 이상 그의 손짓에 기계적으로 위장하지 않는다. 또 그녀는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죽음에 근접해 있지만 ‘타란텔라’를 추고 난 후, 결정적으로 자아정체 감을 회복하는 치유의 힘을 얻게 된다. 이때 노라의 몸은 존슨이 말한 네 가지 유형인 ‘타자로서의 몸’, ‘페르소나로서의 몸’, ‘욕망으로서 의 몸’, ‘타자로서 현존하는 몸’이 다 함께 공존한다. 노라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 자아정체 감이 회복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3막에서 노라는 더 이상 ‘위장한 자’가 아닌 ‘해방된 아내’, ‘현명한 사람’, ‘생존자’로 역할 레퍼토리가 확장되었으며, ‘고통 받는 딸’과 ‘고통 받는 아내’의 역할에서 벗어나, 헬메르가 자신의 조력자가 아닌 방해자임을 정확히 인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정체감 성취단계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당당히 책임질 수 있는 단계이다. 신체적으로도 노라는 헬메르에게 더 이상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소외된 몸이 아닌 주체성이 회복된 진정한 움직임의 ‘타자로서 현존하는 몸’으로 변화됨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는 프랭크가 말하는 ‘의사소통의 몸’으로서 충분히 체현된 몸이며, 능력을 가진 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몸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결과, 소외된 신체의 주체성 회복이 잠재된 역할을 발굴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확장시키고 자아정체감 회복에 중요한 핵심요소가 됨을 확인하였다. 또한 확고한 자아정체감 회복은 사회적 존재로서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을 넘어 인간을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한 성장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향후 이 연구를 통하여 현대인의 건강한 자아정체감회복으로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주체성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본질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텍스트로서 치료과정에 활용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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