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으로 1908년 장지연에 의해 편찬된 개화기 교과서 『녀자독본』의 어휘와 표기법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어휘는 고유어와 한자어, 외래어로 나누어 각 어휘별 특징을 살펴보고, 표기...
이상으로 1908년 장지연에 의해 편찬된 개화기 교과서 『녀자독본』의 어휘와 표기법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어휘는 고유어와 한자어, 외래어로 나누어 각 어휘별 특징을 살펴보고, 표기법에 있어서는 어두 된소리 표기, 종성 표기, 연철ㆍ중철ㆍ분철과 띄어쓰기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녀자독본』에 쓰인 어휘를 분류하여 보면, 고유어가 상권에는 50.07%, 하권에는 49.93%를 차지하고, 한자어가 상권에서는 49.93%, 하권에서는 48.0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개화기 시기의 다른 교과서에 비해 고유어가 많이 사용된 것인데, 이것은 여성용 교재라는 특수성에서 기인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둘째, 고유어를 의미에 따라 분류한 결과 기초어휘가 두루 걸쳐 충분히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자어보다는 고유어로 쉽게 풀이해서 쓰려는 경향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더불어 친족과 관련된 동의어가 여럿 등장하는데, 이것은 한국어의 친족 관련 어휘가 발달된 것에서 연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한자어의 결합양상을 고유어와 한자어로 나누어 살펴보면, 고유어와의 결합에 있어서는 ‘하다’가 가장 생산적이다. ‘하다’는 중세국어 시기에 명사어근에 붙어 동사로 파생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이것은 개화기 국어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한자(어)와 한자(어)의 합성은 ‘學’과 ‘國’을 주목할 만하다. 이들과 합성된 한자어들은 주로 개화기에 형성된 신어들로, ‘學’은 신식 학문을 나타내는 어휘와 주로 결합이 되었고, ‘國’은 외국명을 음역해서 나타내는 경우에 많이 사용되었다.
넷째, 『녀자독본』에 나타난 외래어를 신어와 차용어로 분류하여 살펴보면, 신어의 경우에는 정치, 교육, 과학, 문화 분야의 어휘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교과서라는 교재의 성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용어의 경우에는 외국명에 국한되지 않고, 구체적인 지명까지 등장하며, 외국 사람의 이름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단, 이러한 차용어는 하권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섯째, 『녀자독본』에 나타난 어두 된소리 표기는 ‘ㅅ’계와 각자병서가 나타나고, ‘ㅂ’계 합용병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즉, ‘ㅺ, ㅼ, ㅽ, ㅾ, ㅆ, ㅉ’으로 이 중에서도 ‘ㅉ’은 ‘한쪽, 찔너’ 두 단어에서만 나타난다. 어두 된소리 표기로 각자병서보다는 ‘ㅅ’계 합용병서가 월등히 많이 사용되는데, 각자병서는 당시에 사용된 일반화된 표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섯째, 종성표기를 살펴보면, 『녀자독본』에는 7종성법의 ‘ㄱ, ㄴ, ㄹ, ㅁ, ㅂ, ㅅ, ㅇ’이 사용되었다. 겹받침의 경우에는 ‘ㄺ, ㄻ, ㄼ’이 겹받침으로 나타나고 이 외의 겹받침은 연철되어 나타난다. 위의 세 겹받침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은 ‘ㄺ’으로 ‘늙다, 맑다, 밝다, 읽다, 얽다’의 단어에 나타난다. 동사보다는 형용사에서 겹받침의 표기가 더 많이 나타나며,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늙다’이다.
일곱째, 연철ㆍ중철ㆍ분철표기에 대해 살펴보면, 『녀자독본』에는 연철과 중철보다는 분철표기가 더욱 많이 나타난다. 분철표기에서는 용언의 활용보다는 체언의 곡용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지만, 연철과 중철표기에서는 용언의 활용이 주류를 이룬다.
여덟째, 『녀자독본』은 근대적 교과서 중에서 가장 먼저 어절 띄어쓰기를 한 교과서로 현대 국어의 띄어쓰기에 아주 가깝다. 어절 단위의 띄어쓰기는 철저하게 지켜지는 편이나,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결합에 있어서는 부정의 의미를 뜻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붙여서 적고 있다. 의존명사의 경우에는 모두 앞말에 붙여 적는다는 점에서 현대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본고에서는 『녀자독본』에 나타난 어휘와 표기법의 특징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녀자독본』에 나타는 여러 특징 중에서 어휘와 표기법에 국한하여, 문체상의 특징, 음운론적 특징 등을 포괄하는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앞으로의 과제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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