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언어학에서 ‘주어’에 대한 정의는 주로 다음에 두 가지로 귀납할 수 있다: ① 주어가 서술어의 변화를 일으키는 대상이다. ② 평서문에 있어서 동사(서술어) 앞에 오는 것이 주어이다....
일반언어학에서 ‘주어’에 대한 정의는 주로 다음에 두 가지로 귀납할 수 있다: ① 주어가 서술어의 변화를 일으키는 대상이다. ② 평서문에 있어서 동사(서술어) 앞에 오는 것이 주어이다. 그러나 한국어에서는 평서문에 있어서 동사(서술어) 앞에 오는 것이 아니라 문장 맨 앞에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어도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문장 맨 앞에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위에 제시한 바와 같은 방법으로 한국어나 중국어의 주어를 정의하기 힘들며 이정도의 논의를 밖에 할 수가 없다. 본고에서는 한국어와 중국어의 주어를 대조할 때 주어의 정의가 아니라 주어의 특징으로부터 출발하여 한국어 주어와 중국어 주어를 통사적 측면, 화용적 측면 그리고 의미적 측면 등 여러 측면에서 대조를 하였다.
본격적인 대조는 한중 주어의 3가지 측면에서 전개한다. 각각 통사적 측면의 대조, 화용적 측면의 대조와 의미적 측면의 대조이다.
우선 통사적 측면에서 한중 주어의 위치, 한중 주어 형식의 대조, 한중 주어 각각의 재귀사와의 호응, 한중 이중주어문 등 한중 주어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통사적 특징을 살펴보며 대조를 했다. 3.1.1. 주어위치의 대조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와 중국어의 주어는 모두 문두에 오는 것이 원칙이다. 한국어는 조사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그러나 중국어 주어가 아예 이동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도장구(倒装句)를 통해서 중국어의 주어는 목적어 뒤의 “,” 뒤에 즉, 문장 맨 뒤에 이동할 수 있다. 3.1.2. 주어 형식의 대조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 주어의 형식은 “체언이나 체언의 구실을 하는 말”이며, 중국어 주어의 형식은 체언이나 체언의 구실을 하는 말 뿐만 아니라 용언도 중국어 주어 형식 중의 하나이다. 3.1.3. 재귀사와의 호응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 재귀사 ‘자기’와 중국어 재귀사 ‘自己’는 결합할 수 있는 인칭 제약부분에서 차이가 존재하지만 주어와의 호응관계가 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서 주어를 검증하려면 단문이라는 제약이 존재한다. 복합문에서는 이러한 장거리 결속현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복합문 주어의 검증 방법으로는 사용하기 어렵다. 3.1.4. 이중주어문의 대조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한중 이중주어문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NP₁, NP₂로 표시되는 두 개의 명사가 소속관계 또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를 나타낸다. 둘째, NP₁뒤에 조사를 첨가할 수 있다. 한국어 이중주어문에서는 조사 ‘-의’를, 중국어 이중주어문에서는 조사 ‘-的’를 첨가 할 수 있다. 첨가하였을 때와 첨가하지 않았을 때에 나타나는 미세한 의미변화의 차이까지도 같고, 모든 주술술어문과 이중주어문에서 조사의 첨가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도 닮았다. 동시에 한중 이중주어문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주로 한국어 이중주어문을 중국어로 작문할 때 정확하게 일대일 맞대응이 되지 않는 문장이 있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그 다음은 화용적 측면의 주어 대조이다. 주어의 생략과, 한국어와 중국어에서 주어와 주제를 구별하는 것에 관한 내용을 이 부분에서 제시하였다. 3.2.1. 주어 생략 부분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와 중국어의 주어 생략에서 중국어 주어 생략 중의 첫 번째 유형인 “承前省略(승전생략)”, 두 번째 유형인 “蒙后省略(몽후생략)”과 세 번째 유형인 “从中省略(종중생략)”은 한국어 주어 생략의 두 번째 유형인 “반복생략”과 대응할 수 있으며 중국어 주어 생략의 넷 번째 유형인 “对话省略(대화생략)”은 한국어 주어 생략의 첫 번째 유형인 “문맥생략”과 두 번째 유형인 “반복생략”과 대응할 수 있다. 중국어 주어 생략의 여섯 번째 유형인 “泛指省略(범지생략)”은 한국어 주어 생략의 다섯 번째 유형인 “복원불가생략”과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한중 주어 생략 현상이 모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어 주어 생략의 다섯 번째 유형인 “自述省略(자술생략)”은 한국어 주어 생략의 유형 분류에서는 따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에서도 편지나 일기와 같은 자서적인 것에서 주어인 ‘나’를 생략하는 현상이 흔히 일어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를 한국어 주어 생략의 또 하나의 유형으로 따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方梅, 1985)에서 중국어 주어 생략의 유형 중에 한국어 주어 생략의 셋 번째 유형인 “명령문생략”과 일대일 대응하는 유형이 없다. 중국어 주어 생략의 여섯 번째 유형 “泛指省略(범지생략)”의 일부는 “명령문생략”의 일부와 대응할 수 있더라도 완전히 대응할 수 없다. 중국어에도 명령문으로 주어가 생략되는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명령문의 주어가 이인칭 대명사(또는, 말 말을 듣고 있 상대방의 이름)라서 흔히 생략된다. 이처럼 중국어에도 명령문에서 주어 생략의 현상이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중국어에서도 한국어 “명령문생략”처럼 따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중 주어 생략의 마지막 현상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중국어 주어 생략 유형에는 없고 한국어만 가지고 있는 주어 생략 유형인 “심리형용사생략”이다. 그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한국어와 중국어 형용사의 차이로 귀결시킬 수 있다. 한국어와 다르게 중국어의 형용사는 주어 인칭에 대한 제약이 없다. 3.2.2. 주어와 주제 부분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중국어는 틀림없이 한국어와 같은 주제 중심 언어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허용 외(2013:382)에서는 “중국어는 영어와 같이 주어 중심의 언어이므로 영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하는 관점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의미부류의 대조이다. 한중 주어를 의미적 측면에서 대조할 때 두 언어 모두에 적용가능한 과학적인 기준을 세워서 대조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본다. 일반언어학의 차원에서 출발하면 이런 대조의 기준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의미부류의 대조이다. 같은 서술어를 전제하여 한국어 주어자리의 의미부류와 중국어 주어자리의 의미부류를 대조하는 방법을 통해 한국어와 중국어 주어 자리에 올 수 있는 의미부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힐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양 언어의 주어를 의미적 측면에서 대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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